등억온천관광단지 내 스파랜드를 준공한 (주)야후스파랜드가 지하 1,000m까지 파내려가도 온천수를 찾지 못해 영업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정훈기자 idacoya@
천혜의 자연풍광을 갖춘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관광단지에 들어선 복합 테마파크 스파랜드가 온천수가 없어 영업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등억온천단지 내 상인들과 개발업자들은 울주군이 중앙공급식 공동집수정을 개발하던지, 아니면 온천단지 지정을 해제해 각종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2일 (주)야호스파랜드(대표 박영숙)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부도난 등억온천랜드(상북면 등억리 527-1,2번지)를 인수, 총 200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4,000여㎡, 지하1층, 지상3층의 온천동과 호텔숙박동을 건립해 지난달 16일 준공했다.
그러나 야호스파랜드는 지난해부터 건물 인근에 2곳의 온천공을 시공, 지하 1,000m까지 파내려갔지만 온천수가 나오지 않아 관할 행정관청인 울주군에 영업허가 신청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1996년부터 등억리가 온천관광단지로 지정됐기 때문에 공원법에 의거해 등억온천단지 내에서 영업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하루 150톤의 온천수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등억온천관광단지 내 기존 업체들도 온천수 고갈로 온천수와 지하수를 섞어 쓰다 지난 2002년 검찰의 대대적인 단속을 당했으며, 울주군이 시공한 1호공~6호공의 온천공 중 2,3,4,6호공이 온천수가 없어 폐공되는 등 온천수 부족이 심각한 실정이다.
(주)야호스파랜드 심갑진 회장(50)은 "등억온천랜드 인수 당시 번영회에서 물을 파서 공급해주기로 약속한데다 온천지구니까 당연히 온천물이 풍부하다고 판단해 스파랜드 조성사업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지하 1,000m까지 파내려가도 온천수가 없는데다 지반이 사질토로 연약해 더 이상 팔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야호스파랜드측은 건물 준공 이후 울주군에 영업허가를 받지 못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조만간 행정안전부에 '온천수가 없는 온천관광단지 지정 해제 및 지하수 사용 가능 여부' 등을 질의할 예정이다.
또 울주군이 시공한 1호공의 온천수를 야호스파랜드 쪽으로 끌고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매입비와 관로시설비 등 10억여원 이상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마저도 쉽지 않는 형편이다.
심 회장은 "온천지구에 온천이 없어 개발이 안되는 어이없는 곳이 등억온천지구"라며 "울주군이 공동집수정을 파서 만들어 전체에 온천수를 공급하던지, 아니면 아예 온천지구를 해제해 집단취락지구로 되돌려야 등억리가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등억온천지구내 주민들도 공원법에 따른 각종 규제 때문에 전체의 80% 이상이 개발되지 못하고 나대지 상태로 방치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규제완화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 김모(61)씨는 "행정 당국이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는 기존 온천단지를 방치하면서 매년 거창한 사업 계획만 발표하고 있다"며 "이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