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운하백지화 종교환경회의 원문보기 글쓴이: 장작가_Run
우리의 아이들이 영산강을 맑고 푸른 물길로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영산강이 생명의 물길로 되살아나
우리의 삶과 역사, 문화, 생태를 그대로 기억하며 굽이쳐 흐르면서
우리의 아이들이 이 길에서 생명과 평화의 발걸음을 걷기를 기원합니다.
<영산강에서 새만금으로>
영산강의 발원지인 용소를 종점으로 영산강 호남 운하 구간에 대한 순례를 마쳤습니다.
지난 4월 5일 영산강 하구언을 출발한 지 12일만에 영산강 운하 구간이 종료되었고,
2월 12일 김포 애기봉을 출발한 지 65일만에
한강 - 팔당 - 남한강 - 달천 - 영강 - 낙동강 - 영산강 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순례단은 새만금을 거쳐 금강으로 순례길을 재촉할 예정입니다.
영산강의 흐르는 강물을 따라 길을 걸으면서
영산강이 들려준 수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천지간이 봄 날의 따스한 기운을 받으며
수많은 생명들이 고개를 들고 생기를 전하면서 봄 날을 알리려고 아우성을 치는데,
유독 영산강만 검붉은 빛으로 흐르며 탁한 물길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 길을 따라 영산강 하구언에서 담양의 용소에 이르기까지
순례단도 어느 순간에는 생기가 돌기도 하였지만,
영산강 물길을 보며 마음에 아픔이 가득하였던 날들이기도 하였습니다.
<잊혀진 영산강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며>
오늘 순례단은 남도의 젖줄이자 생명수였던
영산강 물길을 따라 올라가 발원지인 담양 추월산 가마골에 위치한
발원지 용소에 이르러 새로운 세상을 보았습니다.
가는 걸음 걸음 눈길 가는 곳마다 산벗나무 가득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세상을 만났고,
맑은 물이 쉼없이 굽이쳐 흐르는 별천지 같은 모습에서
순례단이 그동안 보아왔던 영산강이 맞는가 싶기도 하였습니다.
추월산이 계곡 계곡에서 내려주는 맑은 물이 모여 폭포수를 이루고,
그 폭포 밑에 깊은 웅덩이가 만들어져있더군요.
이러한 폭포수를 가르켜 흔히 용소(龍沼)라 하는데,
영산강 발원지를 보통 이 가마골의 용소라고 합니다.
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이 모습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산벚꽃나무에서 떨어진 꽃잎이 계곡의 물길을 따라 아래로 흘러가는 모습은
그동안 보아왔던 영산강의 물길과 달랐습니다.
자연이 만들어 준 이 맑고 푸르던 용소의 물길이
인간이 만든 도시와 들판을 거쳐 흐르고 흘러 바다로 가는데,
가는 굽이 굽이마다 인간이 만든 도시와 들판에서는
흐리다 못해 검붉은 폐수가 영산강물에 더해지고 있었습니다.
자연이 만들어 준 생명의 강에서
우리의 생명과 삶, 문화가 시작되었고
일일이 가누지 못할 수많은 세월이 더해져 역사가 만들어졌다지만,
우리 사회는 과학 기술이라는 이름의 토목 신화로 이제 그 강을 다스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뱉어내는 수많은 폐수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정화시켜 강에 보내면
강이 흘러가며 처리해줄 것이라고 말하며,
물결이 일고 모래사장이 가득하였던 그 곳에 강물을 다스리겠다고 높은 제방을 쌓고
넓기만 하던 물길을 좁혀 직강화 시키고 있습니다.
그 결과 도시 하나 들판 하나를 지날 때마다
강은 새롭게 유입되는 폐수로 더 검붉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금의 영산강은 우리 사회가 말하는
이수(利水) 치수(治水) 정책이 얼마나 오만한 정책인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자연하천으로 복원하여도 부족한 판국에 댐을 쌓아
산천의 맑은 물이 강물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고,
강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던 모래와 자갈, 갈대밭과 버드나무 군락지 등
생명의 근원은 모두 파헤치고,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는 하구둑까지 쌓아 흐르는 물길을 차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영산강에 이제 급기야 운하까지 만들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순례단은 솔직히 운하를 추진하는 사람들이
영산강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 역시 이들이 말하는 것과 다를바 없이 영산강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있었지 않았나 되돌아봅니다.
그동안 남도의 들녘에 생명수를 공급하였던 영산강이 이렇게 변해가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는 생수가 넘치는 세상의 편리함에 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잊고 있었습니다.
순례단 역시 이 영산강을 지나면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지금의 영산강을 만든 우리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되돌아 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작은 발걸음에 생명과 평화의 마음이 모여서
영산강을 맑고 푸르게 흘러가게 만들어,
우리 선조들에게 제공해 주었던 그 생명수를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제공해 줄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아이들과 영산강 물길을 따라 걸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마골에서 발원한 영산강은 유역면적이 3,467.83㎢에 달하며,
전체 유로연장은 136.66km이며,
국가하천 5개에 지방1급하천 1개, 지방2급하천 163개 등
총 170개 하천이 있으며,
전라남도의 큰 도시들인 광주, 나주, 목포 3개시와
7개군(장성, 담영, 화순, 영암, 함평, 영광, 무안)에 걸쳐 있어
광주 전남 총 면적의 38%에 달하는 면적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담양댐에서 출발한 영산강이 만나는 강과 하천들의 이름을 적어 봅니다.
금성천, 중월천, 용천, 수북천, 오례천, 광주댐에서 흘러온 증암천, 장등천, 운정천, 석곡천, 창평천, 삼천천, 증암천, 대전천, 용전천, 용산천, 학림천, 진원천, 산정천과 평산천, 장수천, 풍영정천, 증심사천, 광주천, 미륵천, 서창천, 세하천, 송정천, 도호천, 황룡강, 평동천, 지석천, 감정천, 감성천, 나주천, 조강천, 영산천, 봉황천, 만봉천, 신광천, 문평천, 덕산천, 고막원천, 금석천, 산내천, 식지천, 함평천, 신광천, 대동천, 무안천, 덕암천, 석진천, 대치천, 학곡천, 담호천, 삼포천, 학산천, 영암천.
이 외에도 더 많은 하천과 지천, 실개천이 모여 영산강의 물길을 만들어 바다로 갑니다.
(맨 위 두번째 그림을 선택하면 영산강 모식도를 볼 수 있습니다.)
남도의 역사와 문화, 환경, 생태가 영산강과 관련이 되어 있으며,
영산강 물길을 따라 지역마다 마을마다 모두 소중한 문화가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영산강을 따라 남도의 문화와 역사가 형성되었듯이
앞으로도 영산강을 포기하고는 남도의 미래는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아흔아홉 굽이 휘돌아가며 호남의 넓은 평야에 생명수를 공급하였던 영산강.
그 영산강이 이제는 실체도 없는 구상뿐인 운하 계획에 의해 위태롭기만 합니다.
나라의 지도자까지 나서서
‘운하를 하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이해하기 힘든 발언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영산강을 생명이 넘치는 강으로 만들자는 계획은 찾아보기 힘들고,
상류의 댐 그리고 하류의 하구언에 막힌 영산강에
더 많은 갑문과 보를 만들고,
화물선을 뛰우겠다는 희한한 주장만 넘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잘못된 계획인지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 강을 보여주며 말하고 싶습니다.
비단 운하 계획만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부모세대가 이 강에서 살아온 이야기가,
강과 함께 형성된 마을 이야기,
선조들의 이야기를 함께 전해주고 싶습니다.
우리 부모세대가 걸어온 영산강 길을 우리 세대가 걷고,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과 그들의 아이들이 계속 걸어가야 할 영산강을 보고 싶습니다.
<영산강 운하에 대하여>
영산강 순례 마지막 날이기에 영산강 호남 운하 계획의 문제점을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영산강 운하는 사실 구체적인 계획이나 설계가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영산강 호남 운하 계획은
‘목포 영산강 하구언에서 광주 광신대교’까지 84km의 길이에
수심 6m 이상을 확보하여,
유량조절댐 및 갑문 3개를 만들고
직강 인공수로 5-6km를 만들고,
대부분의 구간에 토사유입 방지 시멘트 콘크리트 시설을 만들어
2,500톤급 바지선으로 경운기보다 느리게 약 10-12시간에 걸쳐 화물을 나르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영산강 운하 완공 이후 금강운하와 연결하고 경부운하까지 연결하겠다는 발상입니다.
사업비는 약 1조 3,900억 정도 들어간다 합니다.
그러나 영산강 호남 운하를 실제로 추진하려면 엄청난 문제들이 야기됩니다.
우선 2,500톤급 바지선이 다니기 위해서는
영산강 전 구간에 걸쳐 대규모 준설과 굴착,
갑문 설치,
굽이쳐 흐르는 강의 직선화,
토사유입방지시설 등
콘크리트 공사로 자연하천을 인공화시킵니다.
또한 영산강 운하 계획에 대해 사업비를 누가 지출할 것인지 말이 많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는 전액 100% 국비로 사용한다고 하였는데,
당선 이후에는 민자 사업으로 하겠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2000년 당시 전라남도가 시행한 ‘뱃길 복원 타당성 조사’ 연구에서 조차
운하 관광과 레저가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온 사업을
민자 방식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를 시행하는 민간 기업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식의 혜택을 주면서 세금이 낭비될 가능성이 큽니다.
운하 건설로 수질이 좋아지게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영산강 상류에 장성댐, 담양댐, 나주댐, 광주댐 등 4개의 댐 건설과
1981년 영산강 하구둑 건설로 영산강에는 하천의 흐름이 차단되고,
하구에는 퇴적물이 쌓여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려운 수질 5-6급수로 4대강 중 최악의 상태입니다.
여기에 유량확보를 위한 댐의 추가 건설과 최소 3개의 갑문을 설치할 경우
물을 가두고 또 가두는 상황이 되며,
대규모 준설로 하천 생태계의 자정작용 기능이 상실되며,
수많은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인해 수질오염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특히 영산강 운하는
광주와 목포, 나주와 목포, 나주와 광주를 연결하는 물류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영산강 운하를 통한 수송 물류가 부재한 상황이며, 이미 육로 및 철도 수송 조건도 충분합니다.
자동차와 철도로 1시간 30분 소요되는 거리를
12시간 걸려 경운기보다 느리게 가겠다는 계획이 영산강 운하 계획입니다.
(영산강운하백지화광주 전남시민행동 자료 인용)
이러한 영산강 호남 운하 계획 논의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애초부터 불가능하고 해서도 안되는 사업으로 인해
지역간 논쟁과 사회적 혼란만 지속되고 있으며
공동체 내부에서도 갈등만 양산하고 있습니다.
한 정치지도자의 욕심에 의해 나라 전체를 공사판으로 만들고,
국토의 골간을 뒤흔드는 토목사업으로 나라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일 뿐입니다.
여기 영산강에서 확인하듯이 환경과 생태를 보전하지 않고서는
마을도, 지역도 나라도 발전하기 힘든 시대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아이들처럼 맑은 눈으로
우리 국토를 바르게 보고 바르게 다스리고 관리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오늘 순례단은 삼지교에서 시작하여 담양 관방제림을 지나 용소에 이르는 일정으로 영산강 순례를 종료하였습니다. 오늘 순례단의 영산강 마지막 걸음에는 순례단에서는 단장이신 이필완 목사 / 김민해 목사 / 이현주 목사 / 양재성 목사/ 김규봉 신부 / 문규현 신부 / 김현길 교무 / 수경스님 도법 스님 / 연관 스님 / 지관 스님 / 박남준 시인 / 이원규 시인이 참여하였습니다.
하루 순례길 동참자 변찬석 신부(월곡동 성당) / 정경일(광주생명의 숲) / 박계순(광주숲해설가협회) / 서마리아(광주) / 전명수, 김동섭 등(영산강 환경청 환경지킴이) / 박은선(광주) / 예수살기 관계자 여러분 / 환경을 생각하는 종교인 모임(광주) 관계자 여러분 / 지장 스님(증심사) / 광주 기독교연합회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 원불교광주전남교구 / 청소년 문화공동체 아우름에서 많은 관계자 여러분이 함께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영산강 순례를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후원을 받았으며,
그 마음의 생명의 빌어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함께 참여하신 분들이 전해주는 영산강 이야기로 매일 매일이 새로움의 연속이었고 기쁨이었습니다.
순례단의 맨 앞에서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에서부터
함께 참여하고 걸었으며, 지나는 지역마다 순례단을 맞이하는 행사를 준비하신 고마운 분들이 있었기에
영산상 일정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습니다.
생명의 마음과 평화의 발걸음이 영산강을 새롭게 하기를 기원합니다.
<일정 안내>● 제67일 / 4월 18일(금)
삼보일배 구간 : 부안 해창갯벌(오전9시30분) - 부안 하서 (점심) - 부안 행안 (오후3시30분) - - 부안 수협앞 기도회(오후4시) - 부안 천주교 성당 / <부안 천주교 성당, 저녘 7시30분 : ‘대운하 반대와 생명의 강 살리기 천주교 시국 미사’>
● 제68일 / 4월 19일(토)
부안성당 - 동진대교 (점심) - 김제 망해사
● 제69일 / 4월 20일(일)
김제 망해사 - 김제 거전갯벌 (사막처럼 변한 갯벌 둘러보기) - 김제 심포항 주변 (점심) - 군산 어은리항 도착 - 군산 평화센터로 이동
● 제70일 / 4월 21일(월)
군산 평화센터에서 승용차로 출발 후 군산 하제항 도착 - 남수라(점심) - 군산 내초도앞 갯벌(오후3시 도착) - 군산 내초도 / 새만금 기원제 및 대화마당* 정확한 출발 장소 및 시간은 도보순례단에게 전화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민주노총의 문길주 선생님이 길안내를 후원해주셨습니다.
* 영산강 지킴이 담양지역의 선생님들께서 길안내를 후원해주셨습니다.
* 광주 선덕사에서 점심식사를 후원해주셨습니다.
* 광주지역 개신교 모임에서 저녁식사를 후원해주셨습니다.
* 코카콜라 광주공장 노동조합에서 식수를 후원해주셨습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일정과 수칙은 www.saveriver.org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4. 16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첫댓글 “자동차와 철도로 1시간 30분 소요되는 거리를 12시간 걸려 경운기보다 느리게 가겠다는 계획이 영산강 운하 계획입니다.” 새삼 그들의 우매함에 놀라게 되는 구절입니다. 이와 득은 없고 해와 실만 있는 사업을 사업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같은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과 소통하고픈 마음에 오늘도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