燕居卽事 한가로운 일상
韋應物(당나라의 시인)
蕭條竹林院 적막한 대나무 숲의 절간에
風雨叢蘭折 비.바람에 꺾인 난초 떨기여
幽鳥林上啼 숲에 숨은 새는 울어 대누나
靑苔人迹絶 푸른 이끼에 끊긴 사람 자취
燕居日已永 적적한 날도 이미 오래로다
夏木紛成結 여름 나무는 분분히 엉켰다
几閣積群書 궤각엔 책들이 쌓여 있으니
時來北窗閱 때 되면 북창에서 책을 본다
十五越溪女 열다섯 살 월계의 소녀
林悌(조선의 시인)
十五越溪女 이팔가인 아리따운 월계의 소녀가
羞人無語別 별리에도 부끄러워 말을 못합니다
歸來掩重門 집으로 돌아와 문을 겹겹이 닫고서
泣向梨花月 달빛 어린 배꽃을 향해 눈물지어요
莫怪隆冬贈扇枝 엄동에 부채 준다 기이하다 마라
爾今年少豈能知 너는 어리니 어찌 알 수 있으리오
相思半夜胸生火 한밤에 그리워 가슴이 불이 나면
獨勝炎蒸六月時 유월의 타는 정념 홀로 식히리라
賤妾自棲托 천첩은 님께 의탁해 홀로 살아가니
願郞無我忘 님께서 저를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芳心石不轉 꽃다운 마음 돌처럼 구르지 않으나
離恨水俱長 별리 한은 모두 물처럼 장구하리라
霜後菊猶艶 서리 후에 국화는 더욱 요염하고
雪邊梅亦香 눈 가장자리 매화 또한 향기나죠
須知豫讓子 예양자의 고사를 모름지기 알지니
不死范中行 범중항을 위해 죽지는 않을거에요
*豫讓子: 전국시대 晉 사람으로 범중항을 섬겼으나 대우를 못 받다가 다시 智伯을 섬겨 총애를 받았다 그러던 중
조양자가 智伯을 멸하자 趙陽子를 척살하려다 뜻을 못 이루고 자결했다 豫讓子는 아래의 말을 남겼다
士爲知己者死 女爲說己者容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 목숨을 바치고 여인은 사랑하는 정인을 위해
화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