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길어 지루할 때 밤중에 엄마 몰래 훔쳐먹던 차가운 팥죽맛이
생각 나는 군요.
부처님의 염화시중의 미소가 사람의 마음에 음덕을 쌓듯이 님의 맛나는
글이 나의 입술에 팥죽의 고소한 감칠맛을 주시는 군요.
--------------------- [원본 메세지] ---------------------
숨이 헉헉 턱밑까지 차오르면
살포시 처마끝이 보이고 숨고르기를 하고
마지막 숨을 몰아 오르면 내어머니의 어머니가 나와 함께
다니셨던 절이랍니다.
애동지라 집에서 먹지말고 절집에서 얻어 먹고자파 열심히 절을 오름니다.
물론 작은 그릇도 두어개 넣어서요.
절 집에 도착한 후
아뿔사! 이노릇을 어찌할까?
부처님 뵈옵고
반야심경을 막 시작할 때
어제 황망히 써놓은 글이 생각납니다.
오마이갓!
어째 백팔배가 힘겹고 더디더니만 - - -
붉은 팥죽 한그릇 받아들고
이리 휘적 저리휘적 새알찾기에 마음 빼앗고
올해는 팥죽 모자란다는 이야기 들으며
내 작은 그릇을 또다시 걱정하게 되니
염불엔 마음 없고 제사밥에 마음둔 아낙네
그래도 나 오늘
팥죽 두 그릇 당당하게 얻어왔지요
모든 잡기 물러가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어 먹었지!
죄-에-송-합니다.
성불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