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가르침을 알아 들어라
'시간은 만물 중 가장 현명하다.
모든 것을 밝혀내기 때문이다’
(Time is the wisest of all things that are; for it brings everything to light).
지금의 튀르키예 서부지역 밀레투스에서 기원전 6세기에 활약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의 말이다
인심은 조석변(朝夕變)이다
하늘이 늘 경고한다
‘정치란 바로 잡는 것(政者正也)’
권력에는 책임이 따른다
개인의 이익과 욕심을 극복하고 스스로를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
정치 지도자가 되어 국민을 이끄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책임이 따른다. 권력은 사실 무서운 것이다.
말꼬리 털 한 오라기에 매달린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권력의 칼은 항상 나를 겨냥하고 있고 언제든지 나를 벨 수도 있다
나라와 국민의 안정과 번영이 중요하니까?
역사는 분명히 이야기한다
견훤은 경애왕을 살해하고 서라벌을 쑥밭으로 만든 뒤에
김효종의 아들 김부를 왕에 앉혔다.
그가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다.
이때 신라는 영토를 대부분 상실해서 이미 국가라 하기 민망할 정도였다.
주변에서 식량을 보급받지 못하면 서라벌의 백성들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경순왕은 백성들의 삶을 위해 고려에 항복하기로 결심했다.
태자는 멸망하더라도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순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고립되어 위태로우니 세력을 보전할 수가 없다.
강해질 방법도 없고 더 약해질 것도 없으니,
죄 없는 백성들의 간과 뇌가 땅에 널리게 하는 것은 내가 차마 할 수 없다.”
싸울 군사와 병기는커녕 먹을 식량도 없는데 백성들을 전쟁으로 끌고 가면 벌어질
비극은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지켜야 할 무엇이 경순왕에게 있었을까?
이미 신라는 혜공왕(재위 765∼780년) 시절부터 권력 다툼으로 100여 년을 보냈고
진성여왕 때 백성들을 보살피지 못해 각처의 반란으로 무너졌다.
신라는 국가의 존재 이유인 백성을 보호하는 일을 하지 못했다.
음력 935년 12월 12일 고려는 신라의 항복을 받아들인다.
당시의 상황은 일제가 조선을 잡아먹은 것과 같이 식민지가 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오로지 왕이 자신의 지위를 내려놓음으로써 백성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신라는 경제를 잘 운영하여 백성들이 편안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하지 못했고
그것이 그들이 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였다.
경순왕은 남에 의해서 갑자기 오른 왕위를 아낌없이 포기함으로써
자신도 지키고 백성들도 살릴 수 있었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다. 소비심리는 냉각되었고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이 모두 어렵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군인들을 동원한 비상계엄 때문에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백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왕좌를 버린 경순왕을 본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거리의 문화축제는
그런데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진짜 춤이 가 아닌 거리와 광장에 다시 나타났다.
공동체에 위기와 고난이 닥쳤을 때 사람들은 광장에 모였고,
우리가 되어 함께 고난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했다.
어울려 구호를 외치고 노래하고 들썩이면서 거대한 군무를 만들어냈다.
이전의 진짜 춤이 개별적이라면 다시 나타난 진짜 춤은 집단적이다.
집회에 참석한 MZ세대가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K-POP을 따라 불렀고,
광장은 반짝이는 응원봉을 흔들며 열광하는 콘서트장이 되었다.
경쾌하고 활기찬 가운데 강력한 의지가 번뜩이는 광장의 군무는
그 어떤 에서 펼친 군무보다 짙은 감동을 주었다.
춤의 시뮬라크르를 즐기던 세대가 이 시대의 춤을 탄생시킨 위대한 역설의 현장이다.
광장에 일렁이는 거대한 군무의 파도를 보면서 부활한 진짜 춤을 목격하고 있다는
생각에 전율이 일었다.
공동체의 위기와 혼란을 기어이 잠재울 그 춤 앞에서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과 믿음이 솟아났다.
위기의 공동체를 다시 일으키는 이 춤이야말로 이 시대에 부활한 진짜 춤이다.
삶은 단순히 개인의 성공을 넘어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우는 이야기로 남아 있다.
시대를 앞서 살아간 그들의 도전과 열정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조국(祖國)
정완영(1919∼2016)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맺힌 열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냐.
-채춘보(採春譜)
우리는 시련을 극복해낸다
일제하에 태어나 민족의 수난기를 살다간 대표적 시조 시인의 애국 시다.
그는 조국을 우리의 전통 악기 가야금에 비기어 노래했다.
지난 9월 작고한 정치학자 유세희 교수는 유고집에서
“남남갈등은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불행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 문학 행사에서는 잘 하지 않는 국민의례를 하며 조국의 안녕을 기원했다.
우리는 애국심으로 이 시련을 극복해낼 것이다.
미래를 바라보며 심기일전하기를….
꽃이 세차게 내리는 비에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꽃잎에 빗방울이 맺혀 무거워 보이지만 꼿꼿이 고개를 든다.
비가 지나가면 맑은 하늘 아래 더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역경은 잠깐이고, 눈부신 미래가 기다릴 테니 힘들어도
참고, 기다리고, 견디는 시간의 숙성이 필요하다.
국가와 국민은 역사의 가르침에 늘 겸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