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삶을 공유했던 자를 잃어버린 사람의 심정을 이청준의 소설 <축제>(1996)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해당 내용을 공유해 봅니다.
"형수님은 노인이 가신 일에 대한 슬픔도 컸겠지만, 노인이 가심으로 해서 이후로는 당신과 함께 해온 지난 날의 일들을 누구와도 다시 이를 수가 없게 된 것이 더 허망스러웠던 건지도 몰라요. 형수님이 꼭 그런 걸 따지고 나눠서 슬퍼한 건 아니었겠지만, 누구와 지내 온 일을 함께 돌이킬 사람을 잃은 것은 그 사람뿐만 아니라, 그 일이나 세월에 대한 증인을 잃는 한가지지요. 그 증인을 못 가진 세월은 그에게 그 세월만큼한 자기 삶의 역사를 잃는 것이 되겠구요. 그런 뜻에서 고인과 함께 한 세월은 고왔거나 궂었거나 뒤에 남은 사람에겐 항상 귀하고 아쉬운 것일 수밖에요. 그걸 잃게 된 허망스러움이나 아픔도 노인처럼 함께 해 주고 간 세월이 길면 길수록 뒤에 남은 사람에겐 더 깊어질 수 밖에 없겠구요...... 노인과 함께 한 세월이 형수님도 길었지만, 나는 물론 그 형수보다도 더 길었던 셈이지요. 그러니 나는 이제 첫 출생서부터 나를 가장 오래고 깊이 알고 있던 내 생의 증인을 통째로 잃고 만 셈이지요. 내 지난날과 함께 앞날에 대한 가장 소중스런 삶의 근거까지 말이오. 고아가 된 것 같은 느낌은 아마 그런 상실감이나 외로움 때문일 게요. 말이 좀 비약했는지 모르지만, 고아라는 말은 애초부터 부모를 잃은 사실 위에 자기 삶의 근거를 잃은 것을 가리키는 말 아니겠어요...... 죽어 떠나간 사람과 함께 해온 세월, 거기서 잃어버린 자기 근거...... "
첫댓글 무간도 재밌게 봤는데.
몰락했던 홍콩영화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기억이~~
시나리오도 꽉찬거 같고.
첨부터 1 2 3편을 염두해 두고 쓴건지.
내가 홍콩배우중에 원표 장학우 주윤발 주성치 이런 사람들을 좋아했는데
이 영화보고 양조위도 연기 잘하는구나~~생각했음.
무간도 그시대 대박이었지~~~
양조위 이때부터 좋아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