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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섬진강에서 가장 이쁜 매화년을 그 소문이 매화골 일대에
도심의 공원에 산책을 나갔더니 와르르 웃어젖히는데
거기다 본처 같은 목년(목련!)이 기세 등등하게 넓다란 꽃잎을
옆에 있는 산수유년은 말리지도 않고 시누이년 같아서
개나리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아, 대책없는 봄을
대책없는봄.. 임영조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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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봄인디요. 화사해지는 봄 볕은 물먹은 산하에 설레임이 가득한 봄바람을 풀어 놓구요 방방곡곡 동네방네 꽃 소식에 지지배나 머스매나 몸살을 앓듯 꽃들의 진한 향기의 유혹에 빠져 칭얼대는 봄인디요, 어화둥둥 우리도 볼륨을 좀 많이 높이고 베이스도 한참이나 위로 올려서 도대체가 대책없는 봄이나 노래해 볼까요. 그런데말이지요. 쏘련 말로다 <쓰파노무스키>라고 욕해주고 싶은 저 썩을 놈이 매화년이니 목년이니 산수유년이니 하며 딥따딥따 이년 저년하는데 암만해도 년, 하고 함께 이 봄을 노래하긴 진즉 물건너 갔지라? 왜냐하믄요, 욕쟁이인 저 머스매하고 누가 함께 할려고 하겠나요? 좌우당간에 저 詩人의 속내를 도시 알 수가 없네요. 폭풍한설을 인내하면서 순결하고 고귀하게 키워온 매화년의 마그마 같은 그 피빛 연정을 꼬드겨서 야반도주를 했으니 귀싸대기를 맞아도 싸긴 싼데 이 머스매녀석이 또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으니 이를 어쩌지요? 대책이 없다니요? 도망친 매화년하고 황홀하게 봄을 향유하면 될 터인데 어찌해야 하냐고 묻다니요. 매화꽃이 시들고나니 이젠 고결하고 청순한 복사꽃과 앙징스러운 능금꽃 년과 앵두년을 꼬드겨보고 싶은가보지요? 그러게요, 아마도 수많은 년하고 봄을 즐길 생각인가보지요? 흐미... 욕심도 억수로 많네예~ 그나저나.. 이 년 저 년 함시롱 실컷 여인을 욕질해댔으니 저 머시매는 제 명대로 살지는 못하겠다요. 여인들에게 공공의 적이 됐으니 어디 맘 편히 지낼 수 있겠남요?
설마하니 나한테까지 그 불똥이 튀진 않겠지요? 뭐라구요? 욕질하는 詩人보다 그 詩를 인용해서 더 많이 "년" 을 찾는 하수가 훨씬 밉다구요? 하하하~ 하긴 그렇네요. 죽을 죄를 졌습니다요. 도대체가 대책없는 봄이라고 봄을 탓하며 엎드려 코를 땅에다 쳐박고 용서를 빌면 되겠습니까? ㅎㅎㅎ
우짜등가, 우리 기냥 웃고 시원스러운 경음악이나 들음서 봄의 정취에 몸과 마음을 맏기기로 해요. 오케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수가....
My Blue Heaven(나의 푸른 창공) - Ventures |
첫댓글 이년 저년 해대니 듣는 여편네 심사가 고르지 못하고...
이꽃 저꽃 넘나드는 그넘이나 샤방샤방 불어대는 바람이나...
다 거기서 거기.
몸살을앓는듯 합니다.
봄이 다가기전...?
역시나 방에서 뒹구는게 조신한 여편네 숙명인듯하여...
눈감고 귀닫고 죽은듯 흘려보내는 봄입니다.
별..
님의 닉을 대하니 "알퐁스도데의 별" 이란 단편이 생각납니다.
깊은 산에서 양을 치는 목동...
아름다운 주인집 아가씨 "스테파네트"를 연모하는...
댓글 솜씨가 대단합니다.
절제시키고 함축시켜놓은 저 짧은 글에는
해학과 풍자와 날카로운 위트까지 곁들여 있어
무거운 중압감을 느끼게 하는군요.
조신한 여인네의 숙명?
내가볼 때 님은 숙명 같은 거 노우.. 라고 강하게 거부할 것 같은데...
눈감고 귀닫고 죽은 듯이 살 분은 아닌듯 하여이다
그냥... 봄에 취해 흔들리거나 휘청거려보이소...
좀은 흐드려져도 좋을 봄이잖습니까? 후후...
하따 --- 감칠맛나게도 썼네요
저는 이제 할미가 되어서 그런지
본처년도 이뿌고 시누이년도 이뿌고 매화년은 더욱 이뿌고요
저도 년이면서 딴년이 일케 이뿌니 어쩌면 좋아요?
근디...
저 안압지에 노랗게 피어있는 유채년은 누구당가요?
어느 담장 낮은 집의 과부년인강?
나 오늘 그 년 만내로 가는뎅???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