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을 옮기는 입술이 되지 마라]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며 표현방법도 다르다.
가끔은 마음과 다른 말도 하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평가하거나,
비판하고 비난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더구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흉보기 쉬운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친하고 가깝다는 이유로
당사자에게 말을 옮기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더구나 그 비난이 다른 사람이 한 이야기라도
그의 귀에 들리는 것은 너의 목소리다.
주의하고 또 주의하라.
바위에 새겨진 글씨는 부서지면 사라지지만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은 영원히 맺힌다는 것을...
세상 일을 다 알 필요도 없고
때로는 모르고 지나치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
나쁜 소식을 옮기는 입술이 되지 말고,
환하게 웃어주는 미소를 품은 입술이기를...
이 세상에 나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여
위축될 필요는 없다.
좋은 경험은 좋은 경험대로,
나쁜 경험은 나쁜 경험대로...
나를 성장시키는 주춧돌이 되기에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담백한 삶의 기술이다.
요즘은 물건을 봐도 포장 기술이 너무 발달해서 어느 것 하나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포장지는 곧바로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모아두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다.
음식도 마찬가지이다. 식당에 가보면 음식에 화려한 장식을 하는 곳이 참 많은데, 처음에는 감탄하다가도 먹고 난 후에는 오히려 그 화려함이 부담스러운 뒷맛을 남기기도 한다.
그처럼 화려한 음식을 먹고 집에 돌아온 날에는 오히려 물에 찬밥을 말아 김치 하나, 짠지 하나를 얹어 먹고 나서야 '아, 시원해! 이 맛이야!'라고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인간관계도 이와 비슷하다.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화려하게 포장된, 부자연스러운 관계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일단 강한 인상을 주려고 하면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모된다.
우리는 상대방이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받아들여주기를 바라면서도,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주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고 떠날까 봐 두려워서이다.
그런 모순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이는 임상에서 내가 늘 경험하고 있는 일이다. (P 41~2)
마지막으로 너무 애쓰며 살아가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누구나 심리적으로 슈퍼맨 혹은 슈퍼우먼이 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조금만 살아보면 그것이 이룰 수 없는 꿈임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그런 환상을 버리지 못한 채 매사에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P 45)
얼핏 생각하기에 사회적으로 지위도 높고 돈도 많으면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살 것 같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생각보다 불필요한 것들에 발목을 잡힌 채, 생각보다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나를 포함한 그들을 보면서 '인간은 밖에서 자신을 괴롭히지 않으면 스스로를 괴롭히는 데 천재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P 68)
실제로 인간관계가 힘들다는 사람일수록 관계 속에서 바라는 것이 많다. 즉 기대치가 높다는 뜻이다.
언제나 모든 사람과 잘 지내야 하고, 내가 모임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다 나를 최고로 좋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인간관계에 대해 느끼는 환상에 가까운 기대치를 들으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런 마음이 일으키는 병폐도 크다. 모든 사람과 다 잘 지내려면 거기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돈도 커지기 때문이다. (P 77)
우리가 기대치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방법밖엔 없다. 흔히 마음을 비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막상 무엇이 마음을 비우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지나친 기대치를 내려놓는 것이 곧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고... (P 80)
과거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 미래에 대한 걱정 모두 '현실이라는 시간'을 갉아먹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그에 필요한 일련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의 부정적 정서를 덜어내는 데에도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P 88)
실수에 대해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 동안의 나는 스스로 느끼기에 실수를 했다고 생각되는 날이면 밤에 잠자리에 들어 그 장면을 마치 필름처럼 계속해서 되감으며 돌려 보는 버릇이 있었다.
나 역시 유연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스스로에게 유독 완벽함을 요구했던 것이다. 완벽주의가 나쁜 이유 중 하나는 단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심리 상태에 빠지기 때문이다. (P 93)
그의 말처럼 우리도 한 사람의 단면만을 보고, 마치 그 사람의 모든 면을 다 안다는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다. 특히 남에 대해 험담을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누군가에 대해 험담을 하고 싶을 때 '내가 그 사람의 단면만 보고 오해하여 판단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떠올린다면, 충동을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P 101)
자만심은 신체로 비유한다면 '마음의 비만'이다. 반대로 열등감은 '마음의 영양실조'상태다. 따라서 내 마음에 필요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살펴, 부족한 것은 채우고 지나친 것은 덜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P 109)
우리는 흔히 '나는 내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안다. 내가 나를 들볶고 못 살게 굴 때가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너무 자주 자기 자신을 남과 비교하고, 과거에 한 일로 스스로를 비난하며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미래를 살아갈 자신이 없어 세상과 단절하고, 끊임없이 '난 자신이 없어... 나 같은 건 살 필요가 없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힌다. 반대로 지나친 욕망과 욕심으로 자신을 파괴시키는 것도 나 자신이다.
'나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말은 정말 맞는 말이다. (P 115~6)
인간의 마음도 아주 작은 일로 동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원인이 '나르시시즘의 심리'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나르시시즘이란 스스로 자신을 가장 소중한 존재로 인식함과 동시에 남도 나를 그렇게 여겨주기를 바라는 심리를 뜻한다. 그동안 나는 책을 쓰고 강의를 할 때마다 인간의 심리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르시시즘을 손꼽았다. (P 123)
그리고 살아보니 정말로 죽고 사는 일이 아닌 다음에야 그렇게 불안해할 일도, 분노할 일도, 긴장할 일도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러니 약간의 무시를 당했다고 해서, 때로는 조금 손해를 본 것 같다고 해서 너무 마음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P 182)
물론 누구에게나 인간관계는 쉽지 않다. 상처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그런 상처를 치유하는 길 역시 '인간관계' 속에 답이 있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스트레스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받고 인정받고 존중받을 때, 그로 인해 기쁜과 희망을 느낄 때가 아니던가, 아마도 살면서 한 번도 그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누릴 때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될 뿐더러 마음의 평화에 관여하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건 학설로도 밝혀졌다.
(P 233)
- 양창순, '담백하게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