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신은 고양이' 같은 큰 눈망울… 발견된 적 많지 않은 희귀종이래요
납작머리삵
납작머리삵은 고양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눈이 왕방울만 하고 가운데로 몰려 있는 게 특징이에요. /위키피디아
얼마 전 미국의 한 동물 보호 단체에서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됐어요. 영상에선 집고양이와 비슷하게 생긴 한 동물이 숲속을 조심스럽게 걷고 있었는데요. 왕방울만 한 눈이 마치 영화 ‘슈렉’에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깜찍했죠.
이 동물은 고양이가 아니라 납작머리삵(flat-headed cat)이었답니다. 말 그대로 다소 납작한 머리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고양잇과에서 가장 덩치가 작은 야생동물 중 하나예요. 몸길이는 50~80㎝, 어깨높이는 30~50㎝ 정도로 우리나라 ‘삵’과 비슷하지만 몸무게가 2.5㎏에 불과해요. 몸통은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갈색이고 머리는 불그스름한 털로 덮여있는데 두 눈 사이에 마치 흰색 페인트로 색칠한 것처럼 두 줄로 하얀 털이 나있어요. 배쪽도 흰색이랍니다.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우거진 열대우림에 살고 있는데, 그 어떤 고양잇과 동물보다도 야생에서 발견하기 어렵대요.
고양잇과 중에서 사자·호랑이·표범처럼 큰 덩치를 가진 맹수들은 저마다 생김새가 뚜렷해 구별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삵’을 비롯한 덩치가 작은 무리들은 상대적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아요.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삵과 길고양이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들도 서식지에 맞게 저마다 적응했어요.
납작머리삵의 생태를 보면 덩치 큰 고양잇과 맹수들과 비슷한 점도 있어요. 우선 늪·계곡 등 물가 근처에서 살면서 물고기·개구리 등을 주로 사냥하는데요. 이건 남미 아마존강에서 커다란 물고기와 악어를 사냥하는 재규어를 연상케 해요. 많은 고양잇과 동물들은 발톱을 숨겼다가 뺐다가 할 수 있는데요. 납작머리삵은 이렇게 할 수 없고 언제나 발톱이 바깥으로 노출돼있어요. 이런 점은 아프리카 사바나의 치타와 아주 흡사하죠.
납작머리삵의 이빨은 입 안쪽을 향해 나있어요. 이런 식으로 이빨이 나있으면 물고기나 개구리 같은 미끌거리는 먹잇감을 떨어뜨리지 않고 꽉 무는 데 도움이 돼요. 납작머리삵은 눈 크기도 상대적으로 크고 앞쪽을 향해 몰려있어요. 그 덕분에 사물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대요.
납작머리삵은 지금까지 발견된 경우가 많지 않아서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어요. 그런데 최근 서식지 파괴로 멸종 위기에 내몰려서 보호 대책이 시급하대요. 귀여운 생김새 때문에 이색 반려동물로 판매하려는 사람들이 포획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