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제일고등학교에 온 지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실업계고등학교라는
낯선환경에 적응하지못하고
힘들어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몸에 익숙하고 학생들과 지낼만하니
학교를 옮겨야할 시간이되었습니다.
이 학교에 오던 첫해
담임 배정을 받고 우는 여선생님과
반을 바꾸어 맡은 학생들과의 일이
생각나 입가에 빙긋이 미소가 번집니다.
아폴로 눈병이 돌 때
친구들끼리 눈병을 옮겨주고
네 명만 두고 수업했던 기억
벼세우기 봉사활동을 나갔는데
다들 일찍 집으로 가버리고 다섯명만 끝까지 남은 일
머리가 길어 이발관에 데리고갔는데
끝까지 거부하는 바람에
할 수없이 포기하고 돌아온 일
백암산 등산을 갔는데
곁길로 다 달아나고
정상에는 7명만 오른 일
PC방을 돌며 학교 오지않은
학생들을 찾아 다니던 일
학생들을 PC방에서
너무 늦게까지받아준다고
주인과 다투어 파출소까지 간 일
기분좋게 무능한 교사처럼 느껴져
이대로 선생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그런 중에도 담임이 힘들어 할 때
밤 늦은 시간 찾아와서
잘못했다고 무릎꿇고 비는 학생을
가슴으로 안아주며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너무 문제잇는 반만 맡아
희생만하고 의미가 없는 것같아
자원해서 맡은 반 학생들이
전국대회에서 5명이나 입상하고
경북대학을 비롯한 국립대학에 8명이나 합격하고
한 반에서 4년제 대학에 25명 중 15명이 합격해
인문계 고등학교보다 진학성적이 좋다며
입시전문교사처럼 칭찬 받던 일도 있어
이 학교에서의 근무가 힘들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디나 다 사람사는 곳이라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주는 사람이 있음을 봅니다.
학생들과 이임인사를 하면서
콧날이 시큰해지는 것은
그동안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어 그런가봅니다.
바지가랭이 붙들고 "안가시면 안돼요?" 하며
장난을 치는 학생들의 장난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보입니다.
학생들 한 명 한명과 악수를 했습니다.
꽉 쥔 손에 그 동안의 정이 묻어납니다.
함께 했던 시간들 행복했다고 이야기하며
학생들을 돌려보내고 교무실에 들어왔습니다.
창가에 비취는 햇살이 참 따사롭습니다.
처음부터 햇살 따싸로운 마음으로
이 학교에서 시작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두고 가는 사람을 아쉬원하는 마음들이 있어 좋습니다.
첫댓글 이선생 전근 축하합니다. 진흙탕속에서 연꽃을 피워 올린듯한 느낌이 드네요. 고생 많았고 만른 보람을 느끼며 사는 이선생이 부럽네요. 앞으로도 많은 덕망을 쌓기를. 그리고 가족들과 더불어 새해 복 만힝 받으시길
이선생님을 만나는 학생들은 다 행운아일것 같네요... 지식과 재능과 인품을 겸비한 스승.... 이라고 평가가 되네요 축하합니다. 승승장구하여 교감, 교장해야죠...
모교에서 고생많았구나.. 시간되면 서로 통화하자꾸나...
참스승입니다. 고생많이 한만큼 보람있는 성과도 있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어디서나 항상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시길 바랍니다.
선생이란 직업이 어렵고도 힘든 사회입니다. 역경이 있어도 힘내시고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을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