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슈퍼 스타 DJ 토와 테이의 디제잉 모습. 2.6 클럽으로 탈바꿈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 3.8.9 개성 가득한 멋쟁이 클러버. 4 블랙으로 멋지게 차려입은 파티 마니아. 5 독특한 스타일의 게스트 마키 노미야. 7 편안한 차림의 고영욱. 10 VJ 이기상.
groovy countdown 2003 12월 31일 TOWA TEI & Pizzicato Five New Years Party @ Hyatt Hotel
드디어 왔다, 토와 테이. 지난 8월 우리에게 무수히 많은 소문만을 남긴 채 또다시 일본으로 '웅~' 하고 날아가 버렸던 토와 테이 아저씨. 유행을 타지 않는 커다란 할아버지 선글라스와 '생각하는 옷(Thinking Suit ; 제3의 손(?)이 턱을 괴고 있는)'의 주인공, 한국인 '정, 동, 화'. 토와 테이 열풍의 정점에서, 2천8백 명만이 초청된 특별한 파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하얏트 호텔 입구는 전국의 파티 고어들로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계단을 내려가자, DJ들로 가득한 그랜드 볼륨이 펼쳐졌다. 도회적 사운드의 프랙털(Fractal), 담배를 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DJ 클라지콰이(Clazziquai), 우타다 히카루(Utada Hikaru)의 'Automatic'이 흥겨웠던 어퍼컷(Upper Cut) 등이 차례로 플레이하는 동안 파티의 또 다른 얼굴이라 할 수 있는 'VJ 우주(Uoojoo)'는 언제나 그렇고 그런 영상을 화면에 인쇄하고 있었다.
'뉴 비틀'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연신 함박웃음을 짓던 짧은 미니스커트의 미소 천사, 토와 테이의 바가지 머리 가발로 분위기를 업시켜주었던 클러버 등이 오히려 파티를 더 즐겁게 해준 멋진 조연들이었다. 저녁 11시 30분, 붉은 양복과 2대8 가르마의 주인공, 코니시 야스히루(Konish Yashiru)가 등장했고, 곧이어 오늘의 특별 게스트인 마키 노미야가 반짝이는 금색 드레스에 녹색과 보라색이 가득한 눈 화장과 벌겋게 홍조를 띤 볼 화장으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사를 건넸다. 그녀의 등장과 함께 스크린은 만개하는 꽃들로 가득 찼고 그녀는 'Playboy Playgirl'을 불러제꼈다. 거구의 남학생은 한 소절도 놓치지 않고 그녀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Twiggy Twiggy' 노래에 맞춰 인형이 된 듯 눈도 깜짝이지 않은 채 귀여운 정지 포즈를 취하는 그녀의 모습은 왜색풍 가득한 최근의 시부야 음악과 가벼운 라틴 보사노바를 결합한 여성 로봇 같았다. 그녀의 열정적인 무대가 끝나자, 곧이어 오늘의 주인공 토와 테이의 등장과 함께 '그루비 카운트 다운'의 순간이 다가왔다. 차분하면서도 그루비하게 반복되는 엑조틱한 보사노바 리듬 위로 'Te, Tech, Techno, Technova'를 읊는 보컬이 짜릿한 긴장감을 일으켰으나, 갑자기 카운트다운이 이루어지며 어색하게 2003년을 맞이해버렸다.
이 파티의 이름은 '그루비 카운트다운 2003' 아니었나? 정월 초하루의 시작과 함께 투 스텝 대신 새롭게 하우스로 리믹스된 'Free'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계속해서 일본의 VJ그룹 그래피커스(Graphickers)는 '안녕하세요'라는 문자를 재해석한 타이포그라피를 음악과 함께 재구성해냈다. 한글의 초·중·종성을 각색한 타이포그라피야말로 이 파티의 별미. 또 하나, 개화기 복장학원 의상과 구시대적인 포즈를 취한 '신여성' 모델들의 '대한민국 만세'라는 복고적인 비주얼은 상상 외의 소득이었다. 대담하며 스피디한 전개로 '브이제잉이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던 반면, 음악은 평이하고 성의 없는 튠이 계속됐다. 이정현과 작업한 투 스텝 곡 'Brighter than Sunshine', 'I Believe in Miracle'등으로 파티 분위기를 그나마 유지해 나갔지만 이비자 최고의 히트곡이었던 'Shiny Disco Ball'은 그저 그런 곡으로 전락시켰다. 게다가 발목을 잡아 당기는 듯한 고무 바닥은 여러 사람을 다시 홀 바깥으로 내밀곤 했다. 최고의 마케팅 상품 토와 테이의 얼굴을 보았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룰라의 멤버인 고영욱과 이상민, 엑스라지(X-Large)의 제롬, 이상은, 홍진경, 트랜스픽션, 우희진 등 유명인들이 많이 왔었다는 것을 마음의 위안으로 삼는 클러버들도 꽤 되었다. 어느덧 새벽 2시, 도회적인 느낌의 'Luv Connection'이 흘러나오면서 그날의 깜짝 이벤트, 마키 노미야가 다시 무대에 나와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마키의 보컬은 흩어져가던 클러버들을 하나로 연결했고,<Future Listening> 앨범의 수록곡 'La Douce Vie'의 이국적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훌륭히 소화해냈다. 코스모폴리탄적이며, 디라이트(Dee-lite)한 그녀의 음성만이 2002/2003 최고w의 마케팅 쇼를 그나마 화려하게 마무리해 주었다고나 할까. 한치의 오차도 없는 엔지니어링과 첨단의 비주얼로 완벽한 무대를 보여줬지만, 졸음이 쏟아질 듯 평이한 사운드 구성(실제로 잠들어버린 클러버도 있었다)은 무엇이 세계적이고 무엇이 시부야적인 토와 테이의 음악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독선과 자만심 가득한 파티는 올해도 계속될 것인지, 해답은 멀더와 스컬리만이 안다. | |
첫댓글 오래전에 스크랩 했었는데 잊어버렸어요 ㅠㅅ ㅠ''
기억이 새록새록. 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