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카드의 추억 글/蘭草 권정아
복도 벽에는 [조용히 ] [정숙하게]이렇게 써 붙어 있었다
그런데도 난 그날 다른반에 볼일이 있어 복도를 쿵쿵쿵 막 뛰었다
야! 너 이리 와 봐라~ 너 이름이 뭐지? 몇반에 있지?
6학년 1반 선생님이다,다시는 안 뛸께요 한번만 봐 주세요,선생님~
허허허~` 그래~~ 그런데 너 5학년 2반이지 이름이 뭐야?
겁이나서 대답을 끝내하지 않았다~ 우리 선생님께 일러주실까 봐
겁을 먹고 엉거주춤 서있는 나를 가까이 오라고 하시더니
너 교회라는데 다녀 봤니? 하셨다 고개를 저었다 안다녔어니까~
그럼 너 크리스마스 카드 누구한테 받아 보았니? 아니요~
그래 그럼 너 누구랑 제일 친해? 그친구가 누구야? 정숙이요 박정숙이요
그래 그럼 이것 하나는 너가 갖고 하나는 정숙이 친구 주어라~~네에~
그리고 교회 다니면서 하느님한테 착한 학생 되겠다고 기도하고 알았지?
새하얀 봉투 두장~ 복도를 뛰었다고 야단을 치실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벌 대신 주신 봉투~~ 얼떨결에 주신거라 받기는 받았지만
뭐가 뭔지 어린 마음에 어리둥절~~교실로 되돌아 와서 살자기 펼쳐보니
너무나 예쁜 카드~~ 그렇게 예쁜카드를 받아 보지고 못했고 처음 보았다
정숙이에게 주고 싶지 않고 두개 다 내가 그냥 갖고 싶었다,너무 예뻐서~
그런데 선생님이 나눠 가지라고 하시면서 하느님께 기도하라 하셨으니~~
정숙이에게 하나를 주고 나는 하나 가진 그 카드가 너무나 예뻐서
집에 와서 엄마 아빠 오빠들에게 자랑하고 잠을 잘 때도 꼬옥 쥐고 잤다
책갈피에 꽂아 놓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꺼내보고 뽀뽀하고 기뻐했다
그런뒤 몇달이 지나서 선생님은 군입대를 하고 정숙이는 당시 질병으로
6학년 2학기에 세상을 떠나 버렸다.그뒤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그 선생님이 주신 크리스마스 카드와 내 친구 정숙이가 떠 오른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선생님은 군입대를 하셨어도 꼭꼭 편지나 카드를
주셨고 나 또한 꼬박꼬박 답장을 보내 드렸다.상급학교 진로도 담임 선생님
보다 더 성의있게 파악 하시어 문과 쪽으로 밀어 주셨고 관심을 주셨기에
크리스마스가 다가 오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 분이 그 선생님이시다
철없던 어린시절~~ 나에게 심어 준 그 선생님의 사랑이 훗날 내가 신앙을
갖게 된 동기가 된 것을 부정하지 못한다~무언으로 주신 참사랑이
철 없었던 가슴에 따뜻한 사랑으로 자랄 수 있도록 인성을 가르쳐 주셨다
많은 세월지나 지금은 중년의 고갯마루에서도 난 해마다 크리스마스 카드와
년하장을 챙긴다.받으실 분이 반가워 하시는 표정을 그리면서 말이다
스물 두분의 스승님 중 대구에 계시는 그 선생님도 물론 포함되신 분이다.
첫 크리스마스카드는 그렇게 나를 정서적으로 아름답게 성장시켜 주었고
소녀적 고운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그래서 난 인터넷 생활 12년차지만
첫 컴퓨터 구입한 해는 신기해서 인터넷으로 카드나 연하장을 보내 드렸는데
성의가 없는것 같아 백화점에 가서 내 손으로 카드를 직접 고르고 그리고
가을에 주어서 책갈피에 끼워 놓은 단풍잎새로 문양을 곱게 내어 붙혀 주소를
꼼꼼히 직접쓰고 축하 메세지를 정성껏 쓰서 보내 드리면 내마음이 너무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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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크리스마스카드에 얽힌 시인님의 추억 한 페이지를 풀어 주셨네요..따스한 휴일 보내시구요...방긋 감사합니다.....
옛날에는 카드도 많이 보내고 받고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있어서 그런 추억억은 만들지 못하지요 잘읽고 갑니다 즐거운날 되세요
직접 만들어 본 크리스마스 카드에 관한 추억이 있기에, 아즉도 크리스마스 하면 맴이 들뜨는 건가요?ㅎ 잘 보았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다녀 가신 우리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거운 성탄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