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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농민인문학 [닦음과 행함] 원문보기 글쓴이: 목암 전희식
날짜 | 주제 | 강사 | 인터뷰어 | 생활나눔 |
상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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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일) 16시-18시 구태완회원집(장수) | 촛불혁명-시민권력의 향방 | 이세우 (전북도민행동 대표) | 김광화 구태완 | 회원중에서 |
4. 21.(금) 19:00-21:00 | 소통을 위한 다큐상영 | 서용우 (부천영화제사무국장) | 다빈치소사이어티 ‘우리동네’에서 | |
5. 27.(토) | 통일과 통합의 방법:합작과 연정 | 이남곡 (인문운동가) | 거창인문학‘파랗게날’ 거창의 고택 | |
6. 11.(일) 08:30-19:00 | 함께사는 농촌공동체 방문 | 고흥 선애빌 | 강경우 김완중 | 회원중에서 |
7. 2.(일) 임지수회원집(장계) | 인공지능 시대의 민주주의 | 김대식 (카이스트교수) | 엄정규 이재진 | 회원중에서 |
하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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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06.(일) 16:00-18:00 | 장수의 환경분쟁과 해법 (더클 사례 중심으로) | 임지수 (더클 반대 공동대표) | 노익선 권건주 | 회원중에서 |
09. 03.(일) 16:00-18:00 | 부탄 행복의 비밀 | 박진도 (지역재단이사장) | 임병언 온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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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16.(토) | 자기관리와 일상의 만족 | 이균형 (출판번역가) | 다빈치소사이어티 | |
*10. 28.(토) | <뉴스타파>와 언론 | 최승호(방송인) | 거창인문학‘파랗게날’ 거창의 고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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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9.(일) 16:00-18:00 | 우리 마을 보통명사 이야기 1 |
| 신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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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05.(일) 16:00-18:00 | 우리 마을 보통명사 이야기 2 |
| 최정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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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일정은 분홍색바탕의 자체 프로그램과 흰 바탕의 연대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었습니다. 일부는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 모든 강좌는 회원주도의 인터뷰 대담방식으로 진행되며 회원들의 생활나눔이 함께합니다. * 생활나눔은 회원의 일상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기쁨과 애로와 꿈을 함께. * 강좌 때마다 자세한 안내를 다시 해 드립니다. * 아래 책 또는 회원 자신이 원하는 주제 범위 내의 책을 회원께는 정가의 30%, 비회원은 강좌 참석을 전제로 50%에 보급합니다. * 강좌 날에는 먹을거리와 마실거리를 조금씩 가져와서 나눠먹습니다. (추후 도서 안내) |
2017 농민생활인문학 현장탐방 – 고흥선애빌
주요 탐방 일정
시간 | 내용 | 장소 및 강사 |
01:00 – 01:10 | 크리스탈 에그 도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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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 02;30 | 환영의 춤(공동체춤) 선애빌 소개 크리스탈 에그 & 차향힐링협동조합 소개 | 크리스탈 에그 |
02;30 – 03:00 | 나비원 탐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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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0 – 03:30 | 맑고밝고따뜻한협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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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 04:20 | 외산선애빌 탐방 소감 나누기 | 외산선애빌 |
04:30 - |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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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가. 관련 도서
- 장미리, 『숨쉬는 마을로 라라라~ 』, 숨쉬는책, 2017
- 김예진, 『마을이 돌아왔다』, 수선재, 2014
- 시골한의사, 『생태공동체 뚝딱 만들기 』, 수선재, 2012
나. 선애빌 카페
고흥선애빌 http://cafe.naver.com/seonaeville
기대리선애빌 http://cafe.naver.com/seonville
영암선애빌 http://cafe.naver.com/youngseonville
3. 기타 참고글
가. 선애빌
<선애빌이 걸어온 길>
2006년 환경, 에너지 문제, 인간성 회복 문제 대안 연구모임 발족
2008년 명상마을 보은, 고흥 수련원 개원
2010년 공동출자 및 법인 설립
2010년 부지 매입 및 건설
2011년 선애빌 입주
2017년 현재 선애빌 5곳, 명상센터마을 2곳
<선애빌의 정체성>
1. 선애빌은 “생태명상공동체”를 지향합니다.
2. 선문화 실천과 나눔의 장
수련과 공동체 생활을 통해 하늘과 자연과 사람을 알고 사랑하는 선문화를 실천하고 나누는 장
3. 수련의 장
선서로 이룬 의식 개혁(상단)을 몸소 실천(중단, 하단)함으로써 상중하단을 고루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수행에 집중하는 수련의 장
4. 대안적 삶의 제시
혈연을 넘어선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어 자연 만물과 하늘과 한 가족이 되어 서로 소통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아, 물질 위주의 사회에서 대안적 삶의 모델을 제시
<선애빌의 비전>
1. 생태공동체를 이룬다.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보호자로서의 인간의 삶을 실천한다.
-의식주를 생태적으로 직접 해결하여 자급자족한다.
-빗물을 활용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생태주택을 짓고, 친환경적 농사를 짓는다.
2. 사랑의 공동체를 이룬다.
-혈연과 이웃과 동식물과 대자연과 하늘이 하나의 가족이 되어 서로 공존하고 소통하며 하루하루의 일상과 취미로 하하 호호 웃으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즐거운 우리 집]을 만든다.
-그러한 기쁨의 파장이 흐르는 인간다운 생활로 자신을 진화시키고 남들도 진화시킨다.
3. 선애빌 별로 특화된 공동체를 만든다.
-생태화장실, 생태주택, 에너지 절약, 먹을거리 생산과 판매, 친환경 농사 등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특화된 공동체를 만든다.
4. 지구 인류의 삶의 모델이 된다.
-그동안 물질문명에 가려 잃어버렸던 인간 본성을 찾아 ‘저 사람들처럼 공동체에서 오순도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지구 인류에게 들도록 한다.
-공동체의 삶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교육을 하고 나눈다.
5. 기운을 지원하는 곳이 된다.
-기도, 수행으로 기운을 지원하는 곳이 되도록 한다.
-출가하여 자족, 자활하며 마을을 가꾸고 수행에 집중하는 곳이 되도록 한다.
6. 상중하단이 하나 되어 조화를 이루는 진화된 인간을 양성한다
-실천을 통해 중단과 하단을 발달하게 하고, 이를 선서로 깨운 상단과 조화를 이루게 하여 상중하단이 고루 갖춰진 조화로운 인간을 양성한다.
나. 맑고밝고따뜻한 협동조합
맑고밝고따뜻한협동조합(이하 맑밝따쿱)은 2013년 한반도 남단에 위치한 청정지역 고흥에 정착한 귀농귀촌인들을 중심으로 설립한 협동조합이자, 농촌형 사회적기업입니다.
도시에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한 명상동호회의 회원들이 함께 지역에서 생태공동체를 꿈꾸며 2010년부터 선애빌이라는 공동체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낯선 고장에 정착하면서 공동체 초기에는 대규모 농사를 시도하기도 하였으나 농사 경험이 없어 대부분 실패를 하였습니다. 물론 공동체에서 공동으로 경작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공동체의 특성에 대해 미지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농촌에서의 지속가능한 자립시스템이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통해 선애빌 공동체의 일부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협동조합에서는 소규모의 농장(백하수오)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원료는 고흥지역 농가의 생산물을 매입하여 가공․유통하고 있습니다. 식품 가공․유통과 함께 공무원, 기업, 학교와 보건소 등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태․힐링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맑밝따쿱은 고흥 지역 특산물을 활용함으로서 지역 농민에게는 안정된 판로를 제공하고, 1차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농촌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도시민에게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맑밝따쿱은 사회적기업으로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합니다.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환원을 위해 항상 전력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맑밝따쿱의 주요 생산품은 기능성 고급소금 자염(해초, 양파, 마늘, 함초)과 무설탕 발효음료(황칠, 백하수오), 액상차(황칠, 유자) 등을 생산·가공·유통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원재료는 100% 국내산으로 고흥지역 내에서 대부분 수급하고 있으며, 제품의 공급은 로컬매장과 온라인쇼핑몰, 조합의 온라인가게를 통한직거래 판매와 식품회사에 제품공급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기능성 자염(소금)은 1,400년 우리 조상들의 지계가 담긴 전통식의 소금 제조방식으로 ‘기능성 자염 제조’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네랄이 풍부한 갯벌흙과 국내산 천일염을 항아리에 숙성한 함수를 끓여 100% 국내산 원료인 함초, 양파, 마늘, 해초(다시마, 톳) 등의 추출액을 넣어 자염(소금)맛을 차별화하였습니다.
무설탕 발효음료는 고흥에서 자란 15년 이상된 인삼나무 황칠과 3년 이상 백하수오를 엄선하여 저온추출하여 황칠과 백하수오의 유효성분을 충분히 우려낸 원액을 40일간의 무설탕 발효하여 해썹(HACCP)인증 시설에서 안전하세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기능성소금 자염과 황칠, 백하수오의 발효음료 외에 농산물 제품군을 다양화할 예정입니다. 자염을 가정에서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자염과 천연조미료를 혼합하여 스틱형 제품 개발하고, 인삼나무 황칠을 섭취와 휴대를 용이하게 하는 스틱형 농축액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국내 판매유통채널을 확대하고, 해외 수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 농산물 가공을 통해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고, 로컬푸드 조직과 판매장을 통하여 농촌경제의 생태계를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맑고밝고따뜻한협동조합
전남 고흥군 포두면 외산길 13
홈페이지 www.mbdcoop.kr
061-834-3665
============== 자료 2. ==============
다음시대를 살아가는 공동체마을
기대리선애빌 / 한국
이종민
본 글을 작성한 이종민님은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교육 받았으며 도시의 환경운동가로서 활동하였습니다. 이른바 386세대 환경운동가이자 명상수련가입니다. 한때 사회를 바꾸고자 했던 열정을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조화로운 삶을 위한 좀 더 근본적인 해법을 찾던 중 명상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뒤 귀농촌하여 선애빌을 설립하게 되었으며 마을에서는 보은 기대리 선애빌 생태마을 대표이자, 사회적기업인 (유)선애마을 보은 대표, 명상가, 그리고 생태공동체연구소 ‘뮨’의 소장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편리함의 추구는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지향점이면서 과학기술의 속성입니다. 그 중에서도 화장실을 집 안까지 끌어들일 수 있게 한 수세식 변기와 음식물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하는 냉장고는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발명품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댓가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환경과 자원순환 관점에서 보면 수세식 변기는 결코 좋은 발명품은 아닙니다. 한 번 물을 내릴 때마다 소중한 자원인 물을 10리터 안팎이나 소비하는데 성인 기준으로 하루 108리터, 1년이면 40여톤에 달하는 물을 소비하게 됩니다. 게다가 삭혀서 땅에 뿌리면 먹거리가 돼 돌아올 양분을 하천을 더럽히는 오염물질로 바꿔버립니다. 이런 문제점을 잘 아는 사람들도 수세식 변기의 편리함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현대인들이 얻게 되는 많은 질병은 냉장고가 발명되면서부터 생겼다는 과격한 주장도 있습니다. 제철음식을 통해 자연에 순응하는 조화로운 삶이 냉장보관을 통해 깨지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배경의 마을 구성원
충북 보은군 마로면 기대리에 있는 공동체마을 선애빌에는 자연을 위해 이런 편리함들을 기꺼이 포기(?)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갑니다. 약사, 은행원, 회사원, 정보기술전문가, 농민, 자영업자, 교사, 환경단체 활동가, 만화가, 목수 등 다채로운 전직에 종교적 배경까지 다양한 20여가구 40여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이용하는 마을 한가운데 공동화장실은 전통적인 방식의 재래식 화장실을 개선한 생태화장실입니다. 똥과 오줌을 분리해서 수거하며, 모아진 똥, 오줌은 근처 퇴비장에서 왕겨와 화목을 태운 재와 섞여 발효돼 주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먹을거리를 키우게 됩니다.
마을 주민들은 수세식 변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 외에도 방 안에서 스위치만 켜면 태울 수 있는 화석연료 대신, 버려지는 나무와 종이 등 재생가능 바이오 에너지를 태우는 화목 보일러로 방을 덥힙니다. 텔레비전, 전자레인지같이 많은 가정에서 필수품이 된 가전제품을 포기하고, 세탁기는 세 집이 한 대꼴로 공동 사용하는 불편을 감수합니다. 그렇다고 세상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집집마다 텔레비전은 없어도 컴퓨터는 갖춰 놓고 인터넷을 통해 세상의 흐름을 살피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선(仙’)을 사랑하는 선애 마을
금강의 지류인 보청천이 휘어 돌아가는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오천리와 원정리를 가로지르는 일봉산을 바라보며 기대리선애빌이 들어선 것은 2011년입니다. ‘선을 사랑한다’는 선애(仙愛)라는 마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명상인 모임에서 맺은 인연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선(仙)’은 자연(山)과 인간(人)이 어우러져 살아왔던 선조들의 전통적 생태사상을 표현하는 개념이며, 이를 현대에 되살려 명상을 통한 자기수양과 생태적 삶을 조화시키는 것이 기대리선애빌 주민의 삶의 근간입니다.
처음 시작은 2006년 명상인 모임에서 ‘생태명상마을 동호회’라는 작은 소모임을 만들면서부터였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생태계의 위기와 인류의 정신적 혼란을 극복하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대안적 삶을 작은 공동체에서 이루어보고자 했던 생각이 실천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국내외의 공동체 마을을 탐방하고 생태건축, 생태농업 시설들을 돌아보면서 연구와 준비를 진행해 나갔습니다.
기대리선애빌 크기의 작은 공동체 수십 개가 모여서 각각 다른 방식의 소유구조와 운영방식을 실험하고 있던 인도 오로빌공동체는 부러운 연구 대상이었고, 넓은 공간에서 각자의 삶을 영위하면서도 문화와 생활을 함께 나누며 친환경적 삶을 추구해나가는 호주의 크리스탈워터스에서는 넉넉한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실험적 공동체들뿐만 아니라 국내의 변산공동체, 산청민들레공동체 등 어려운 여건에서 공동체를 유지해나가는 선배 공동체 운동가들의 노력은 힘든 상황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망망대해의 작은 배로 시작
하지만 실제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은 지나가는 탐방객의 시선으로는 알 수 없는 어려운 공부거리를 던져주었다. 희망자를 모으고 땅을 구하고 기금을 모으는 것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거센 파도가 끝없이 몰아쳐오는 망망대해에서 오직 새로운 땅이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작은 배를 노 저어 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희망자를 모아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씩 기금을 모집하였고 땅을 구하기 위해 전국을 수소문해나갔습니다. 마침 속리산면 폐교에 먼저 내려와 있던 명상공동체의 본부가 보은군을 적극 추천해주었습니다. 속리산과 구병산 자락에 접해있고 보청천이 군을 가로지르는 수려한 풍광이 제2의 삶을 살아가기에는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아울러 도시민들을 유치하고 지원하기 위한 군의 적극적 노력과 지원도 결정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땅이었습니다. 마침 야트막한 야산을 뒤로 하고 보청천이 휘감아 도는 지금의 땅을 만날 수 있었고 그것이 지금의 기대리에 뿌리를 내리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기금으로 마을 이름을 딴 한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법인 명의로 임야와 농지 등 2만평의 땅을 구입했습니다. 그 땅 한가운데 주택용 건물 20여채와 창고, 식당, 명상센터, 대안학교 등의 부대 건물을 지었습니다. 실평수 20여평에 방 4개와 욕실, 주방 겸 거실 등을 갖춘 주택은 가족에게는 독채, 미혼이거나 가족과 떨어져 혼자 온 사람에게는 공동주거의 형태로 배정됐습니다.
주민들의 합의를 통한 동등한 관계
공동체를 만들고 살아감에 있어 주민들이 합의하는 공동의 정신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각각 다른 액수의 기부금과 가족 여건에서 기부금에 대한 지분, 의결권 등의 문제는 공동체가 지속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문제에서만큼은 출발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애초 공동체를 만들 때부터 공동체의 자산은 공동소유로 하며, 주민으로서의 권한은 기부액수에 비례하지 않고 동등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자산의 안정성을 위해 유한회사라는 법적형태를 취했지만, 실제 운영은 지분만큼의 권한을 가지는 주식회사가 아니라 구성원이 수평적 권한을 가지는 협동조합적 성격이었습니다.
그것은 이 사회가 가진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하는 비전에서 출발했습니다. 물질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욕심이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적 병폐와 현대인들의 정신적 위기를 새로운 삶으로 극복해보고자 했던 것이 기대리선애빌의 공동체 정신이었던 것입니다.
동등한 소유권이나 의결권은 줄곧 지켜온 원칙이지만 초기에는 경제활동도 같이 수행하였습니다. 농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매일 공동으로 작업회의를 하고 공동으로 노동에 참여했습니다. 이스라엘의 키부츠, 혹은 과거 마을 단위의 집단 농업형태였습니다. 하지만 마을이 가진 땅과 장비의 규모, 주민들의 농업숙련도로는 집단 농업으로 주민전체의 수익을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2-3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을 경제활동은 각자 자율적인 형태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마을주민의 장점을 살려 녹색농촌체험마을과 체험휴양마을로 지정받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왔습니다. 이를 위해 마을법인을 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하여 주민다수가 참여하고 있으며, 천연비누 제작, 캠핑장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 등으로 수익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라고는 하지만 주민에게 요구되는 의무사항은 3-4가지 정도에 불과합니다. 먼저 1인당 월 20여만원 내외의 생활비 납부입니다. 이는 성인에게만 해당됩니다. 이 돈으로 세끼 식사와 개인 통신료를 제외한 공과금까지 모두 해결됩니다. 약간의 마을부채를 갚아나가는 것 외에 장기수선충당금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을을 방문하는 분들이나 도시생활에 익숙한 이들이 놀라는 것은 이런 재무구조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마을 영농팀이 주민들과 함께 짓는 농사로 주식은 100%, 부식은 최소 30% 이상 자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 기부금으로 집문제는 이미 해결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식사는 ‘낙생(樂生)’이라는 불리는 식당에서 공동으로 해결합니다. 주민 중의 한명이 운영책임을 맡고 부족한 노동력은 주민들이 번갈아가며 한 달에 한두 번의 도우미 활동을 통해 해결합니다. 처음에는 공동생활의 편의를 위해 시작한 것이지만 지금은 ‘식구(食口)’로서 같이 밥을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는 것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같이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생활과 생각을 나누고, 마을 일조차 함께 식탁위에 올려서 해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마을의 중요한 일들은 회의보다는 식사 중에 ‘뚝딱’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한집에 살면서도 평소 얼굴조차 보기 힘든 ‘가족’보다는 함께 밥을 먹고 나누는 ‘식구’가 현대사회에서는 더 중요한 개념이 아닐까요?
여기에 더하여 주민들에게 부과되는 의무는 매주 한 번씩 하는 공동 노동인 ‘울력’과 마을회의 참여 등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행하지 않는다고 제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비 납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협의와 배려를 통한 자율적인 방식으로 결정합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함께하는 것이 공동체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개인의 형편에 따라 공동울력이나 마을회의에 불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참여를 강요하지는 않고 있으며 간혹 불참하는 주민조차도 다른 방법으로 본인의 역할을 보충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마을에는 공동체 운영의 필수조건처럼 여겨지는 엄격한 규율이나 명문화된 규칙이 없습니다. 이는 마을이 ‘실험공동체’라는 점에 대한 주민들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계속 이것저것 실험을 해나가는 상황이어서 너무 틀을 고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결과입니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가치지향적인 공동체를 떠올리면 으레 떠올릴 수 있는 비타협적인 완고함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면서 개인의식을 성장시킨다는 마을의 정신과 입주시의 기부금 액수와 무관하게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원칙을 제외하고는 어떤 변화도 논의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에서 이루어낸 문화생활과 의료, 교육서비스
시골로 내려오면서 걱정하는 대표적인 주제들은 도시에 누릴 수 있는 혜택에 관한 것입니다. 문화생활의 향유, 의료와 교육서비스 같은 것들입니다.
마을 주민들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우려는 문화와 교육활동을 위한 더 적극적인 노력으로 연결되어 지금은 오히려 도시에서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외부의 문화예술인을 초청해서 지구힐링콘서트나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해서 진행하고, 주민들의 평생교육 차원에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강의, 워크샵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오히려 너무 흔해서 지나쳐버릴 수 있는 기회도 주민들의 뜻을 모아 기획하고 진행하다보니 더 많은 향유의 기회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전기없는날’ 행사는 마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행사이자 체험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애초 석유문명의 위기에 대한 성찰에서 경험삼아 시작한 프로그램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지금은 많은 학교에서 체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프로그램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체험 이전에 ‘전기없는 날’은 마을의 고유한 전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매월 보름을 전후해서 TV, 인터넷, 전등을 모두 끄고 주민들이 함께 모여 공동으로 놀이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밝은 달 아래서 바베큐 파티도 하고, 때로는 촛불 아래서 주제를 정해 치열하게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잘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공동의 성찰의 시간인 것입니다.
전문적인 의료시설이 마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명상을 통해 배워온 침, 뜸, 마사지 등의 자가치유 요법을 일상적으로 활용하여 주민들의 건강을 스스로 챙길 뿐만 아니라 지금은 인근마을 어르신을 대상으로 마사지 등의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마을내 약사를 통해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있지만 아직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인근마을까지 연계한 의료생협 결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마을에는 선애학교라는 대안학교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주민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시작했지만 학교의 뜻을 알고 도와주신 분들의 도움으로 점차 외부인의 자녀들, 즉 유학생이 더 많은 학교로 발전해왔습니다. 주민들과 학생들이 함께 살면서 생활과 인성교육을 같이 해나가는 ‘마을학교’, 여행을 통해 스스로의 삶의 계획하고 풀어나가는 법을 배우는 ‘여행학교’, 다양한 고전과 인문학 공부를 통해 세상의 가치관을 배우는 ‘인문학학교’, 매학기 주제를 정해 영화, 연극, 집짓기, 옷만들기 등을 배우는 ‘집중수업’ 등이 선애학교를 설명하는 키워드들입니다. 현재는 중등과정만을 운영합니다.
의미있는 실험, 공동체라는 학교
공동체를 꾸려나가는 것은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복지 등의 많은 문제를 주민들 스스로 기획하고 만들어나가는 과정입니다. 국가나 지자체, 혹은 사회 전체적으로 고민해야할 문제들을 한 마을단위에서도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합니다. 자칫 어렵고 복잡한 문제로 보일 수 있으나 뒤집어 이야기하면 자신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마을의 크고 작은 현안을 결정하는 의사결정방법은 새로운 ‘정치’의 실험입니다. 그 실험의 핵심에는 인디언식 원탁회의, 화백회의 같은 의사결정 방법이 있습니다. 경청을 원리로 하는 원탁회의는 토킹스틱(talking stick)이라는 발언권을 가진 사람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발언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방법입니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돌아가면서 자신의 의사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들이 스스로 해결됩니다!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은 화백회의라는 전통적 만장일치의 기법에 의해 해결합니다. 1년에 한두번 정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화백회의를 통해 결정하게 되는데, 마을에 입주했다가 공동체를 탈퇴한 이들에게 기부금을 돌려줄 것인가 하는 등의 예민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이 회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회의과정에서 자신의 생각, 감정, 욕심을 내려놓고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부부나 가족조차도 서로의 차이에 따른 갈등을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수십명이 모여 소소한 문제들까지 합의하는 것이 결코 쉬울 리가 없습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고집과 생각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어쩌면 공동체는 그것을 훈련하는 학교임이 분명합니다. 공동체의 초창기에는 쉽지 않았던 의사결정이 해를 거듭할수록 좀 더 빠르고 쉽게 결정하게 되는 것은 그런 훈련이 가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점점 서로의 생각과 스타일을 잘 알게 되기에 서로 배려하고 맞춰주는 것에도 점점 익숙해져가는 것, 그것이 공동체라는 학교가 의미있는 실험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요?
‘선(仙)'의 확장
2km 정도 떨어져있는 주변마을과의 소통은 중요한 과제이면서 선애빌이 지향하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시작은 했지만 기대리선애빌이라는 작은 세계에 고립되어 있는 것은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자원봉사도 하고 마을에서 생산한 물품을 나누는 등 다양한 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마로면 소재지인 관기나 보은읍에까지 활동반경을 넓혀 친환경적인 농산물 유통을 위해 기여하는 생협을 결성하고, 맛있는 유기농 빵집과 찻집을 만들며, 사람들이 즐겁게 교류하고 배울 수 있는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것은 조만간 이뤄질 기대리선애빌의 목표입니다.
좀 더 긴 호흡으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상과 힐링 공동체로서 많은 세계인들과 교류하고, 그들에게 한국의 고유한 문화로서 명상과 선(仙)한 삶을 알림으로써 지역의 자랑이자 한국의 자랑이 될 꿈을 꾸고 있습니다. 소박한 삶을 지향하지만 그 소박함으로 널리 알려지고 싶은 꿈, 그것이 이 험한 세상에서 그리 탓할 만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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