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搾取)
꼭 누르거나 비틀어서 즙을 짜 냄 또는 자본가나 지주(地主)가 노동자나 농민을 임금에 상당한 시간 이상으로 부려서 생기는 잉여 가치를 자기의 소유로 함을 이르는 말이다.
搾 : 짤 착(扌/10)
取 : 가질 취(又/6)
착취는 짜내서 뭘 얻는 행위다. 기름이나 과일즙을 짜낸다는 말이다. 힘없는 자의 재화를 가혹하게 짜낸다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탐관오리(貪官汚吏)의 가렴주구(苛斂誅求)는 수탈(收奪)이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이 밖에도 압착(壓搾), 박삭(剝削), 반박(盤剝), 수괄(搜括) 같은 단어가 두루 사용된다. 중국이 착취 분야에 관한 한 우리보다 앞선 모양이다.
착취가 권력관계, 혹은 갑을 관계를 의미하다 보니 향락과 자주 연계된다. 백성을 착취해 향락을 즐기는 권력자에 대한 비판 말이다.
만당(晩唐) 시인 두목(杜牧)은 배를 타고 가다 가녀(歌女)가 부르는 ‘옥수후정화(玉樹後庭花)’를 듣고 탄식을 금치 못한다. 남조(南朝) 진(陳)나라의 망국을 재촉한 음탕한 노래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가녀는 망국의 한을 모르겠지. 강 건너에서 ‘후정화’ 소리 들려오네”라고 담담히 읊었다. 그러나 내면에는 국가 위기를 모른 체하고 향락에만 탐닉하는 고위층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다. 이처럼 작가가 숨겨 놓은 뜻을 ‘현 밖의 소리(弦外之音)’라고 한다.
저명한 근대 시인 빙심(氷心)은 ‘다시 어린 독자에게 부침(再寄小讀者)’이라는 제목의 연작집 제8권에서 “지난 300년간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를 교묘하게 뜯어내고 화끈하게 수탈했으며, 이를 고스란히 가져다가 본국 치장에 썼다”고 중국 인민들에게 고발했다.
요즘 ‘버닝썬 사건’으로 소란스럽다. 연예인 한 명은 구속됐다. 관련자 모두 한류의 중심 인물들이다. 한류 콘텐트의 생산 시스템이 거대한 착취공정이라는 비판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노예 계약서, 그리고 사생활 간섭까지 포함된 착취 구조도 널리 알려진 얘기다. 보조 출연자(엑스트라)와, 저임 스태프들에 대한 착취도 일상이 됐다.
착취 구조로 몸집을 불려온 제작사와, 그 울타리 안에서 부와 명성을 쌓아 올린 일부 스타들이 벌인 일탈 혹은 범죄 행위는 만당 시대 귀족들이 벌였던 망국 파티와 어쩐지 닮았다. 착취는 늘 향락과 동행한다.
⏹ 착취(搾取)
搾(착)은 '짜다'라는 뜻으로 누르거나 비틀어서 물기나 기름 따위를 빼내는 것을 말한다.
가축(家畜)의 젖을 짜는 것을 착유(搾乳)라고 하고 흡인력(吸引力)을 이용하여 가축의 젖을 짜는 기계를 착유기(搾乳機)라고 한다. 그리고 가축의 젖이나 식물의 즙을 꼭 누르거나 비틀어서 짜내는 것을 착취(搾取)라고 한다.
사람이 가축의 젖이나 식물의 즙을 짤 때 많은 양(量)을 얻기 위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째낸다는 데서, 착취(搾取)는 온갖 수단을 써서 남의 재물을 빼앗는 것을 의미한다.
즉 착취는 계급사회에서 생산 수단을 소유한 사람이 생산 수단을 갖지 않은 생산자로부터 그 노동의 성과를 무상(無償)으로 취득(取得)하는 것을 말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노동자들의 임금(賃金)을 착취(搾取)하는 몰지각(沒知覺)한 사람들이 있다.
⏹ 착취(搾取)
계급사회에서, 노동을 하는 인간과 노동을 시키는 인간 사이에 창출되는 경제적 관계의 본질적 특징이다.
계급사회가 출현하자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자가 그것을 소유하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을 직접 생산자로서 자기가 소유하는 생산수단 하에서 노동시키고 그 노동의 성과, 즉 생산물의 일정 부분을 무상으로 자기 것으로 한다.
이 일정 부분이란 전 생산물 중에서 직접 생산자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뺀 나머지(잉여생산물)이며 직접생산자에게 지불되지 않은 노동부분(필요 노동시간에 대한 잉여 노동시간)이다.
착취의 방법과 그 형태는 각 계급사회, 즉 노예제, 봉건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각각 다르다.
노예제에서는 토지 및 노동력인 노예 그 자체가 노예 소유자의 소유로 되어 착취가 이루어지고, 봉건제에서는 토지 및 토지에 부속된 농노가 봉건 영주에 정치적으로 종속되어 부역, 공납의 형태로 착취가 이루어졌다.
자본주의 하에서는 한편에 생산수단을 사유하고 있는 자본가 계급과 다른 한편에 생산수단이 없이 자신의 노동력을 상품으로 파는 이외에는 생활수단이 없는 자유롭고 해방된 노동자 계급 사이에 착취가 발생한다.
자본가가 사들인 노동자의 노동력은 그것이 사용됨으로써 생산물을 만들어 내고 가치를 창출하는데, 이것에 대해 자본가는 노동자의 생활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불(생산한 가치의 일부)만을 하고 그 외의 가치를 자기 수중에 집어넣는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인간이 인간을 착취할 수 있는 계급사회 최후의 단계로 노동자 계급이 그 동맹자인 사회 세력과 함께 실현하는 사회주의에 이르면 착취는 근절된다고 한다.
⏹ 착취(搾取)
사회학에서, 일반적으로 경제적 의미로 사용된다. 직접 생산자들에게 적절한 보수를 주지 않고 그들로부터 경제적 가치를 빼앗는 것이다.
마르크스(Marx)의 정의에 의하면, 노동만이 가치를 산출한다.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곳에서 그들은 항상 그들이 생산한 것보다 낮은 가치를 부여받는 경향이 있고, 따라서 착취당한다.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보수의 수준은 때로는 노동자가 생존할 수 있고 생산과 재생산을 유지할 수 있는 데 필수적인 것을 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착취율은 원칙적으로 측정 가능하다. 보수의 수준과 노동자의 노동에 의해 산출된 부가가치간의 차이가 그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노동자가 창출한 부가가치란 계산이 거의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사회학자들은 이 용어를 보다 덜 광범위하게 사용하지만, 노동자의 종속의 보통 이상의 정도를 언급하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 착취(搾取)
생산수단의 사유자(私有者)가 직접생산자(노동자)를 생활유지에 필요한 노동시간 이상으로 일을 시켜서 노동생산물 또는 성과를 취득하는 일로,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가 행해지고 있는 사회에서는 이러한 의미의 착취가 항상 존재하였다.
노예제사회나 봉건사회에서는, 노예나 농민이 지배자에 착취되어온 것만은 사실이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반드시 이 관계가 명확히 나타나지는 않는다.
마르크스는 이 점을 생산수단과 노동자의 분리에서 찾았고, “생산수단의 사유자인 자본가는 노동력까지 상품으로서 구입하려고 함으로써 잉여가치의 생산을 달성하려 한다”며 자본주의적 착취의 형태를 밝히려고 하였다.
⏹ 착취(搾取)
자본가나 지주가 노동자에 대해 그 노동에 비해 싼 보수를 주고 그 이익의 대부분을 독점하는 것이다.
영어의 exploit, 프랑스어의 exploiter, 독일어의 ausbeuten의 어군(語群)에는 (1)도덕적으로 중립적인 ‘사용한다’는 의미, (2)도덕적으로 부정적인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활용한다’는 의미, (3)‘누군가를 부당하게 이용한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그리고 특히 세 번째의 의미를 자본제 사회분석, 비판의 개념으로서 완성한 것이 칼 마르크스(Karl Marx)이다.
이 착취 개념에 의한 노동가치설의 타당성을 둘러싸고 또는 그 개념이 생산점에서의 임금노동자, 특히 산업 노동자의 착취를 염두에 두면서 노동력의 외부에 위치하는 여성의 억압을 고려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서는 논쟁이 일고 있다.
그렇다면 생산 수단의 소유에 관한(일견으로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적, 계급적 위치 관계의 비대칭성에 착안한 시점은 그러한 난점을 넘어 비판의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搾(짤 착, 술주자 자)은 榨(착)의 본자(本字)로 ①짜다 ②짜내다 ③거르다(액체만 받아 내다) ④술주자(술을 거르거나 짜내는 틀) ⑤기름틀, 그리고 ⓐ술주자(술을 거르거나 짜내는 틀)(자) ⓑ기름틀(자) ⓒ짜다(자) ⓓ짜내다(자) ⓔ거르다(액체만 받아 내다)(자)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꼭 누르거나 비틀어서 즙을 짜 냄을 착취(搾取), 젖소나 염소 따위의 젖을 짬을 착유(搾乳), 기름을 짬을 착유(搾油), 눌러서 짜냄 또는 압력을 가하여 물질의 밀도를 높임을 압착(壓搾), 치고 짜낸다는 뜻으로 혹독하게 남의 재물을 착취함을 이르는 말을 추착(椎搾), 착취를 당함을 이르는 말을 피착취(被搾取), 짜낸 젖의 양을 이르는 말을 착유량(搾乳量), 짜낸 기름의 양을 이르는 말을 착유량(搾油量), 착취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착취자(搾取者), 흡입력을 이용하여 가축의 젖을 짜는 데 쓰이는 기구를 착유기(搾乳機), 콩이나 씨앗 등으로 부터 기름을 짜내는 기계를 착유기(搾油機), 압착하여 즙액을 내는 데 쓰이는 기계를 압착기(壓搾機) 등에 쓰인다.
▶️ 取(가질 취)는 ❶회의문자로 又(우; 손)와 耳(이; 귀)를 뜻하는 글에서, 손으로 귀를 떼다, 떼다를 말한다. 옛날 전쟁에서 적을 잡으면 증거물로 그 왼쪽 귀를 잘라내어 가져 왔다는 데서 취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取자는 ‘얻다’나 ‘가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取자는 耳(귀 이)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取자를 보면 손으로 귀를 잡은 모습이 그려져 있다. 取자는 먼 옛날 전쟁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옛날에는 전투를 치른 후에 내가 죽인 사람의 수만큼 포상을 받았다. 초기에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적의 머리를 잘라 바쳤지만, 후에 부피를 줄이기 위해 적의 왼쪽 귀를 잘랐다. 여기서 ‘가지다’라는 뜻의 取자가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取자는 손으로 귀를 잘라 ‘얻었다’라는 데서 유래한 글자인 것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인 12만 명의 코와 귀를 잘라 가져 가 만든 귀 무덤이 아직도 일본 교토시에 남아있다. 그 무덤의 이름을 耳塚(이총)이라 한다. 그래서 取(취)는 (1)십이인연(十二因緣)의 한 가지. 애(愛)에 따라 일어나는 집착(執着) (2)번뇌(煩惱), 집착(執着) 등의 뜻으로 ①가지다, 손에 들다 ②취(取)하다 ③의지(依支)하다, 돕다 ④채용(採用)하다, 골라 뽑다 ⑤받다, 받아들이다 ⑥이기다 ⑦다스리다 ⑧멸망(滅亡)시키다 ⑨장가들다 ⑩어조사(語助辭) ⑪인연(因緣)의 하나 ⑫춘추(春秋)의 필법(筆法)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버릴 배(偝), 버릴 기(弃), 버릴 반(拌), 던질 포(拋), 버릴 연(捐), 버릴 사(捨), 버릴 수(擻), 버릴 랄/날(攋), 버릴 기(棄)이다. 용례로는 있는 사실을 없애 버림을 취소(取消), 영양분을 빨아들임을 섭취(攝取), 꼭 누르거나 비틀어서 즙을 짜 냄을 착취(搾取), 사물을 다룸을 취급(取扱), 어떤 사물에서 작품이나 기사의 재료를 얻음을 취재(取材), 자기 소유로 함을 취득(取得), 연구나 조사를 위해 필요한 것을 그곳에서 취함을 채취(採取), 방송이나 진술 따위를 자세히 들음을 청취(聽取), 어름장을 놓아 억지로 빼앗음을 갈취(喝取), 싸워서 빼앗아 가짐을 쟁취(爭取), 어떤 내용의 소리를 녹음하여 채취하는 것을 녹취(錄取),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아 가짐을 탈취(奪取), 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좇음의 뜻으로 비록 목숨을 버릴지언정 옳은 일을 함을 일컫는 말을 사생취의(捨生取義), 주머니 속에 지닌 물건을 꺼낸다는 뜻으로 아주 쉬운 일 또는 손쉽게 얻을 수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낭중취물(囊中取物), 장단을 가려서 격식에 맞춘다는 뜻으로 나쁜 것은 버리고 좋은 점은 취한다는 말을 사단취장(捨短取長),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서 골라잡음을 이르는 말을 취사선택(取捨選擇),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차지함을 일컫는 말을 사소취대(捨小取大), 돈이 없이 남의 파는 음식을 먹음을 일컫는 말을 무전취식(無錢取食), 가까스로 밥이나 얻어 먹고 살아가는 꾀를 일컫는 말을 취식지계(取食之計), 사람을 속여 돈이나 물건을 빼앗음을 일컫는 말을 기인취물(欺人取物), 교묘한 수단으로 빼앗아 취한다는 뜻으로 남의 귀중한 물건을 가로채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교취호탈(巧取豪奪)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