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 스님은 영주암 겁외당 앞에서 왕대숲을 가리키며 "대나무처럼 늘 푸르고 올곧게 살려면 마음공부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하기자 kimdh@kookje.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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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처님 오신 날이 어린이날과 겹친 것은 참으로 상서로운 일입니다. 두 천진불(天眞佛)이 만나셨으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이를 국운상승의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대한 불교 조계종 영주암 회주 정관(正觀) 스님은 초파일과 어린이날이 함께 든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초파일을 맞아 '대중 속의 대선사(大禪師)'로 추앙받고 있는 스님을 만나 법문을 청했다.
스님을 만난 건 지난 2일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영주암(부산 수영구 망미동) 겁외당. 영주암은 대한 불교 조계종 제14교구본사인 범어사의 말사로, 정관 스님은 이곳에 시민선원을 열고 30여 년째 대중들과 함께 하고 있다.
"국제신문 독자를 비롯해 많은 대중들이 큰 스님의 법문 듣기를 원해 초파일(5일)을 맞아 찾아뵙게 됐습니다. 법전 종정스님께서는 '번뇌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오, 사랑 속에 구원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이라는 법어를 내리셨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인지요."
"부처님과 예수님을 둘로 보지 말라는 가르침이지요. 부처님의 자비와 예수님의 사랑의 뿌리는 결국 같은 것이니 분별치 말라는 당부 아니겠습니까."
"종교간의 갈등까지도 극복하고 화합하자는 말씀 같은데요,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는지요."
"지혜롭게 보고, 생각하면 반목과 갈등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천주교든 기독교든, 그 어떤 종교든 개인의 관념이 다른 거지, 본질은 같은 겁니다. 종교가 다르고,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무시하고 핍박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 만물에는 다 불성이 있다'(頭頭物物皆佛性)는 부처님 말씀대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를 한다면 평화는 절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도 부처님 같이-어린이 마음 부처님 마음'이라는 주제로 올해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오늘날 부처님께서 오신 의미 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요."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이 어린이날과 겹친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고 봅니다. 어린이들이야말로 천진불이지요. 아기 부처님인 천진불과의 만남이니 이 얼마나 경사스러운 일입니까.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불성을 키워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어른들도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지닐 때 바로 부처가 될 것입니다."
스님은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을 그동안 미진했던 부분들에 대해 더욱 분발하고 노력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행자들은 더욱 더 용맹정진할 것이며, 신도들은 '이웃과의 나눔'을 확대하고, 공직자들은 국민을 위한 봉사를 더욱 키우라는 것. 위정자와 정치인들은 나라가 부강하고 국민을 편안케 하는데, 기업은 국민이 골고루 잘 살 수 있게 한층 노력하는 것이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가 될 것이란다. "부처님이 오신 축제를 북한의 동포와 함께 나누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가슴아프다"는 스님은 "우리의 기쁨이 우리만으로 그치지 않고 이북으로 넘어갈 수 있게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5일은 마침 어린이날이고, 이어 어버이날(8일)입니다.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해 가정과 가족의 의미를 새기게 하고 있습니다만, 부모 자식 간, 부부 간 효와 화목을 다질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시지요."
"신문과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부모를 모시지 않는 자식들이 51%라고 그래요. 부모의 몸을 빌려 이 세상에 나온 마당에 어디 그게 사람입니까?" 스님은 이 대목에서 언성을 높였다.
"부모는 바로 하늘의 태양과도 같아요. 비록 가난해도 부모와 함께 사는 달동네 아이들은 얼굴이 그래도 밝아요. 그러나 복지시설에 있는 아이들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바로 부모가 태양이라는 증거지요. 이를 생각하면 부모를 어떻게 나몰라라 하겠습니까. 지금의 부모가 바로 자신의 미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부모에게 효도한 사람은 훗날 자식에게 효도를 받을 것이고, 부모에게 불효한 사람은 똑같이 자식으로부터 불효를 받는다 그 말입니다."
스님은 그래서 어릴 때부터 부모은중경과 목련경을 읽혀 효가 마음 속에 박히게 해야한다고 했다. 5월 한 달만이라도 온 식구가 이들 경을 읽고 마음에 깊이 ? 貂揚만? 한다고.
"갈수록 이혼하는 부부들이 늘어 결손가정이 많아지고 있습니다만."
"다 어리석음에서 오는 현상입니다. 부부의 연은 500겁의 인연이라고 해요. 참으로 소중하고 고귀한 것이지요. 그처럼 지중한 인연을 소홀히 해서는 인격체라 할 수 없습니다. 그 인연을 끝까지 지켜가는 것은 인류를 위하고 나라와 후손에게 복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스님께서는 복지사업에 적극 나서고 계신 줄 압니다. 이처럼 스님들이 산중에만 계실 게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찾아나서 위로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야말로 참수행이고 참다운 보살행이겠지요?"
"수행하는 사람도 있고, 보시행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각 사암 주지를 비롯해 포교를 하고, 복지불사를 하는 스님들은 일선을 맡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강원에서 공부를 하는 학인스님들은 2선, 선방에서 참선을 하는 스님들은 3선이고요. 공부하고 참선하는 것을 수행이라고 할 때 그 수행은 저축 또는 저장인 셈입니다. 1선이 무너지면 2, 3선이 받쳐주고 무너진 그 1선은 다시 2, 3선으로 돌아가는 이 원리는 바로 불교가 영원히 살아있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국제신문 독자와 대중들이 늘 가슴에 새기고 살았으면 하는 법어나 경구를 청했더니 스님은 단박에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다. 믿음이 없으면 바로 서지 못한다는 것. 수행하는 사람은 불퇴전의 신념으로 용맹정진하면 깨달음을 얻을 것이고, 생활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신념을 굳게 갖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단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현재 (무엇이든)하고 있는 그 자체, 즉 '함'에 대한 기쁨이라고.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금생에 못하면 내생에라도 기어이 이루고야 말겠다는 신념을 가질 뿐, 욕심을 내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독거락(獨居樂)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독거락은 청정한 마음에서만이 이루어지지요."
독거락의 경지란 심산유곡에 있어도 고독하지 않고, 자갈치 시장통에 있어도 시끄러움을 모르는 것. 그런 경지에 다다르려면 무엇보다 지혜로워야 하고, 그 지혜를 거름으로 마음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뿐이란다. 특히 그 마음공부는 불교 수행이 아니고서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한 불교 조계종 영주암 회주 정관(正觀) 스님은 초파일과 어린이날이 함께 든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초파일을 맞아 '대중 속의 대선사(大禪師)'로 추앙받고 있는 스님을 만나 법문을 청했다.
스님을 만난 건 지난 2일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영주암(부산 수영구 망미동) 겁외당. 영주암은 대한 불교 조계종 제14교구본사인 범어사의 말사로, 정관 스님은 이곳에 시민선원을 열고 30여 년째 대중들과 함께 하고 있다.
"국제신문 독자를 비롯해 많은 대중들이 큰 스님의 법문 듣기를 원해 초파일(5일)을 맞아 찾아뵙게 됐습니다. 법전 종정스님께서는 '번뇌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오, 사랑 속에 구원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이라는 법어를 내리셨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인지요."
"부처님과 예수님을 둘로 보지 말라는 가르침이지요. 부처님의 자비와 예수님의 사랑의 뿌리는 결국 같은 것이니 분별치 말라는 당부 아니겠습니까."
"종교간의 갈등까지도 극복하고 화합하자는 말씀 같은데요,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는지요."
"지혜롭게 보고, 생각하면 반목과 갈등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천주교든 기독교든, 그 어떤 종교든 개인의 관념이 다른 거지, 본질은 같은 겁니다. 종교가 다르고,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무시하고 핍박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 만물에는 다 불성이 있다'(頭頭物物皆佛性)는 부처님 말씀대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를 한다면 평화는 절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도 부처님 같이-어린이 마음 부처님 마음'이라는 주제로 올해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오늘날 부처님께서 오신 의미 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요."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이 어린이날과 겹친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고 봅니다. 어린이들이야말로 천진불이지요. 아기 부처님인 천진불과의 만남이니 이 얼마나 경사스러운 일입니까.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불성을 키워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어른들도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지닐 때 바로 부처가 될 것입니다."
스님은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을 그동안 미진했던 부분들에 대해 더욱 분발하고 노력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행자들은 더욱 더 용맹정진할 것이며, 신도들은 '이웃과의 나눔'을 확대하고, 공직자들은 국민을 위한 봉사를 더욱 키우라는 것. 위정자와 정치인들은 나라가 부강하고 국민을 편안케 하는데, 기업은 국민이 골고루 잘 살 수 있게 한층 노력하는 것이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가 될 것이란다. "부처님이 오신 축제를 북한의 동포와 함께 나누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가슴아프다"는 스님은 "우리의 기쁨이 우리만으로 그치지 않고 이북으로 넘어갈 수 있게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5일은 마침 어린이날이고, 이어 어버이날(8일)입니다.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해 가정과 가족의 의미를 새기게 하고 있습니다만, 부모 자식 간, 부부 간 효와 화목을 다질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시지요."
"신문과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부모를 모시지 않는 자식들이 51%라고 그래요. 부모의 몸을 빌려 이 세상에 나온 마당에 어디 그게 사람입니까?" 스님은 이 대목에서 언성을 높였다.
"부모는 바로 하늘의 태양과도 같아요. 비록 가난해도 부모와 함께 사는 달동네 아이들은 얼굴이 그래도 밝아요. 그러나 복지시설에 있는 아이들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바로 부모가 태양이라는 증거지요. 이를 생각하면 부모를 어떻게 나몰라라 하겠습니까. 지금의 부모가 바로 자신의 미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부모에게 효도한 사람은 훗날 자식에게 효도를 받을 것이고, 부모에게 불효한 사람은 똑같이 자식으로부터 불효를 받는다 그 말입니다."
스님은 그래서 어릴 때부터 부모은중경과 목련경을 읽혀 효가 마음 속에 박히게 해야한다고 했다. 5월 한 달만이라도 온 식구가 이들 경을 읽고 마음에 깊이 ? 貂揚만? 한다고.
"갈수록 이혼하는 부부들이 늘어 결손가정이 많아지고 있습니다만."
"다 어리석음에서 오는 현상입니다. 부부의 연은 500겁의 인연이라고 해요. 참으로 소중하고 고귀한 것이지요. 그처럼 지중한 인연을 소홀히 해서는 인격체라 할 수 없습니다. 그 인연을 끝까지 지켜가는 것은 인류를 위하고 나라와 후손에게 복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스님께서는 복지사업에 적극 나서고 계신 줄 압니다. 이처럼 스님들이 산중에만 계실 게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찾아나서 위로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야말로 참수행이고 참다운 보살행이겠지요?"
"수행하는 사람도 있고, 보시행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각 사암 주지를 비롯해 포교를 하고, 복지불사를 하는 스님들은 일선을 맡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강원에서 공부를 하는 학인스님들은 2선, 선방에서 참선을 하는 스님들은 3선이고요. 공부하고 참선하는 것을 수행이라고 할 때 그 수행은 저축 또는 저장인 셈입니다. 1선이 무너지면 2, 3선이 받쳐주고 무너진 그 1선은 다시 2, 3선으로 돌아가는 이 원리는 바로 불교가 영원히 살아있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국제신문 독자와 대중들이 늘 가슴에 새기고 살았으면 하는 법어나 경구를 청했더니 스님은 단박에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다. 믿음이 없으면 바로 서지 못한다는 것. 수행하는 사람은 불퇴전의 신념으로 용맹정진하면 깨달음을 얻을 것이고, 생활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신념을 굳게 갖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단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현재 (무엇이든)하고 있는 그 자체, 즉 '함'에 대한 기쁨이라고.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금생에 못하면 내생에라도 기어이 이루고야 말겠다는 신념을 가질 뿐, 욕심을 내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독거락(獨居樂)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독거락은 청정한 마음에서만이 이루어지지요."
독거락의 경지란 심산유곡에 있어도 고독하지 않고, 자갈치 시장통에 있어도 시끄러움을 모르는 것. 그런 경지에 다다르려면 무엇보다 지혜로워야 하고, 그 지혜를 거름으로 마음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뿐이란다. 특히 그 마음공부는 불교 수행이 아니고서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자기성찰(自己省察) 자기제도(自己濟度)가/ 독거락이지/ 자기성찰 자기제도밖에는/ 독거락이 없음이니…/ 대지가 넓고 하늘이 높다해도/ 자기 자신만이/ 자기가 설 땅이지/ 신심(信心)밖에는/ 자기 설 땅이 없음이니…."
국제신문 독자와 대중들을 위해 게송(偈頌)을 설하시는 스님의 사자후(獅子吼)는 겁외당 밖 산자락(배산)을 채운 왕대밭 속의 바람처럼 청량했다.
국제신문 독자와 대중들을 위해 게송(偈頌)을 설하시는 스님의 사자후(獅子吼)는 겁외당 밖 산자락(배산)을 채운 왕대밭 속의 바람처럼 청량했다.
편집위원 song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