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했던 가을이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로 이 좋은 가을에 비도 바람도 없는 잔잔한 날씨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연무에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며칠전부터 흐릿해져 있다.
강원도 홍천의 공작산 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가을 단풍철이라 이른 아침인데도 춘천고속도 설악 인근까지 정체가 이어지고
오랜시간 지리한 이동에 잠시 들른 가평휴계소에는 관광버스가 고속도로변에 주차 하는 등
차량과 인파로 너른 주차장은 혼잡을 이루고 있었고 남자화장실까지 긴 줄을 서고 있는
복잡한 풍경을 처음으로 접했다.
우리는 서둘러 춘천고속도로를 벗어나 도로공사 관리소 화장실을 이용하고,
한반도 동녘인 강원도에 들어서니 날씨가 맑아졌고 얼마나 첩첩산중인지 가계 하나 없는 산길을 달려
산행입구 공작현 고개에 도착하니 11시로 평시보다 두배 이상인 3시간이 걸렸다.
생각해보니, 지난 8월 곰배령, 9월 검봉산 산행시에도 산골 청정지역에 들어서야 맑아지는
올 가을은 잠깐 쾌청한 날을 내어 주다가 미세먼지에 연무가 있는 지리한 안개속의 세상을 살고 있다.
차가운 아침 공기와 달리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으며 산길에 들어선다.
무르익어 아름다운 계절에 오랜세월 함께한 벗들과 멋진 가을날의 기분좋은 동행이다.
초입부터 가을햇살을 받은 알록달록 오색찬란한 계절이 우리를 반긴다. 일상의 삶을 멈추고
나무 그늘속으로 몸과 마음이 맑게 씻기우는 길을 걸으니 계절의 청취에 가슴이 가득차 오른다.
그렇게 상큼한 마음으로 인적드문 고즈넉한 산길을 오르며 아름다운 가을풍경에 인연을 더해가고
도란 도란 세상사 곁들여 걷다 보니 하늘 빛에 따라 풍경의 색이 더 빛나고 선명해 지며
울긋 불긋 휘황한 단풍들이 찬란하고 따뜻하다.
하늘을 가린 단풍잎들 사이로 파고 드는 햇살도 샛 노랗다.
어쩌면 이렇게 고운 빛을 낼수 있는지... 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아름답고 찬란한 색상을 빚어내는
"빛은 곧 색채"라는 빛의 마술사 프랑스 화가 모네를 셍각나게 하였고,
하늘의 태양을 받은 세상 모든 만물들이 찬란하게 아름다워짐을 나이들어 자연을 접하며 알게 되었다.
노오란 터널을 지나 빨간 불속같은 산길을 걸으며 하늘의 빚이 더해진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탄하며
안전장치도 없는 험한 산등성이의 만만치 않은 봉우리를 두개나 넘어 험한 암벽을 밧줄에 의지하여
정상에 올랐다. 공작이 날개를 피운 형상이라고 한 공작산 정상 부근은 참으로 험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8부능선 부터 정상까지의 산길은 암벽에 절벽에 위험하고 힘이 들었다.
수고하여 높이 오른만큼 내어주는 풍경은 일품이었다.
강원의 첩첩한 고산들의 능선들은 너른 바다위의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었고
산들은 서서히 초록에서 오색찬란한 고운 색으로 옷을 갈아 입고 있었다.
이 좋은 풍경을 가슴으로 안으니 잔잔해진 마음에 평화가 찾아든다. 감사하다.
오늘도 좋은 날을 열어주고 안전한 인도로 이 정상에 서게 해 주신 하늘에 감사하며
가을 햇살에 오색의 휘황찬란한 아름다운 풍경을 내어 준 자연에 감사하며
이 좋은 날 동행해 준 벗들에게 감사하며
우리들의 살아갈 날들에 대한 작은 소망을 올렸다.
이른아침에 출발하여 김밥 한줄로 때우고 더딘 교통시간에 산행시간에 2시가 되어서야
허기진 상태로 상을 폈다. 오늘은 현우형이 우리 먹거리를 혼자 준비했다. 늘 감사하다.
오곡영양밥에 계란말이에 고기에 전에 김치에 야채까지 한상 차려 놓고
가계가 없어 음식점에서 비싸게 구입한 막걸리에 기성, 진모형이 준비한 매실주에 상현형의 월매까지
정상등극 기념으로 잔을 나누며 정을 보태고 월성표 라면까지 싹쓸이 하며 맛나게 먹었다.
안동에서 단체로 온 산객이 막걸리를 찾아 그 귀한 막걸리를 배원형이 넉넉한 마음으로 나누었다.
청정지역의 높은 산에서 휘황찬란한 가을풍경을 안으며 커피까지 우아하게 한잔씩 나누고,
수타사에서 만나는 것으로 하여 차량이동조 월성, 배원, 기성, 재원 4명은 출발지인 공작고개를 향했고 10명은 수타사까지 6km의 산행길을 향했다. 평탄한 하산길이 아닌 만만치않은 산길이 이어진다.
급격한 내리막과 오르막의 산악훈련같은 위험한 코스를 반복하며 밧줄과 철구조물에 의지하여
해발 500m에서 800m 사이 크고 작은 봉을 세차례나 넘어서 진홍, 수영, 금식3명은 귕소길로 하산했고,
남은 7명은 봉우리 하나를 더 올라 가파른 길을 내려와 잠깐 휴식을 하고 임도 하산의 유혹을 제치고
소진되어 가는 체력으로 힘겹게 약수봉에 올랐다,
오랜 고된 산행으로 물들이 바닥나 갈증이 심했다.
상현형이 꽁꽁 얼린 물한병을 꺼내어 조금씩 나누는데 얼마나 시원하고 맛나는지...대장님! 감사해요.
또 한차례의 봉우리를 좌회하여 어둠이 내리는 가파른 산길을 한참 내려와 수타사에 도착했다.
깊은 산에 어둠이 스며들고 멀리 하늘에선 노을이 내렸다.
11시30분에 출발하여 하산길 3시간 반, 휴식, 중식시간 포함 장장 7시간 가까이 산행을 하였다.
우리 산우회가 이렇게 긴 산행은 처음으로 기억된다. 앞으로도 이런 산행은 어려울 것이다.
종주를 했다는 기쁨도 있지만 넘 힘들었다. 사전 미숙지로 참으로 위험하고 무리한 산행을 하였다.
고도 500m이상 800m 사이의 8개의 봉우리를 넘으며 급경사에 암벽까지 이어진 공작산 -수타사의
10km의 종주산행은 우리 체력으로 무리였다. 참으로 위험한 선택이었다.
낭떠러지와 밧줄이 있는 암벽이 얼마나 위험했는지...오늘 안전산행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하산하니 어둠이 내려 수타사와 주변 가을 풍경은 볼 수 없었다.
이제 작가 수준의 현우형이 아름다운 일몰의 풍경을 담았다. 한편의 작품이다.
늘 명랑하고 맑고 고운 그 마음으로 추억을 담으니 더욱 아름다운 작품으로 남는 것 같다.
어둠이 짙어지는 산길에 어떻게 이런 여유가 있는지...그 고운 마음대로 보이고 보는대로 작품이...
진모, 순양형이 끝까지 안전하게 보좌한 덕도 있으려니...
우리는 이 아름다운 자연안에서 세월을 더해가며 더불어 함께 새날들을 함께 열어가고 있다.
자연안에서 함께하는 날들이 넘 감사하고 행복하다.
홍천이라 월성형의 아이디어로 인근 화로구이로 이동하여 긴 산행에 갈증과 허기가 겹쳐
기성형이 따님 결혼 기념으로 푸짐한 식사를 제공하여 기분좋게 맛나게 먹고 안전하게 귀경했다.
동행해 준 벗님들!
감사합니다.
덕분에 황홀한 가을풍경과 선두 따라가다 얼떨결에 험하고 힘든 종주산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모두가 안전하고 기분좋게 동행할 수 있는 산행코스를 준비토록 하겠습니다.
♣ 오늘도 이동하느라 수고해 주신 월성, 배원형 감사합니다.
♣ 오랜만에 동행해 주신 재원, 금식형 반갑고 감사합니다.
♣ 배원형은 기사로 수고하시고 좋아하시는 산행과 술까지 제대로 성취 못하시게 하여 더욱 죄송^^
♣ 험하고 힘든 종주산행에도 순간 순간 고운 추억을 담아주고, 환상적인 일몰의 풍경까지 실어주고,
오늘도 새벽부터 영양식으로 맛난 음식을 준비해 주신 현우형 감사합니다. 복 가득 * 부자되세요.
♣ 홍천 화로구이 성찬의 저녁을 푸짐하게 제공해 주신 기성형 감사합니다.
넘 잘 먹었구요. 새 가족과 함께 더욱 행복한 가정되시기 바랍니다.
♣ 동 행(14명)
김성여, 김진홍, 남기성, 노수영, 마상현, 오진모, 이배원, 이영한, 이재원, 이종삼,
이현우, 정순양, 조금식, 황월성.
첫댓글 수고들 하셨습니다. 아름다운 가을의 어느 날 좋은 추억 또하나 만들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