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삶의 이야기] "아무나 와서 해도 돼요?" ― 황토 화단 '맨발걷기'에서 만나는 사람들
윤승원수필문학인 휴일 아침, 골목을 지나던 어느 60대 두 아주머니가 우뚝 섰다.
A : 황토가 참 고와 보여요. B : 선생님이 직접 만드신 거예요? ◇ 필자 : 네. A : 발상이 참 좋으셔요. B : 화단이 황토방이 됐네요. A : 아무나 와서 해도 될까요? B : 안 되겠지요? ◇ 필자 : 안 될 것은 없지요. 어쩌다 동네 사랑방이 됐어요.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이 아프시다는 어느 아주머니도 저녁때 오셔서 맨발 걷기 하시더군요. 여기저기 몸이 안 좋아 자신을 종합병원이라고 하시는 어느 아주머니는 어제도 맨발 걷기를 하고 가셨어요. A : 선생님이 돈을 들여 만들어 놓으신 황토 화단인데 남들이 미안해서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B : 우리도 텃밭 한 자리에 황토를 사다가 깔아야겠어요. 황토 화단 만드는 요령과 비용 등 기초 정보 좀 알려 주세요.
나는 오늘도 뜻하지 않게 황토 화단 조성 강사가 되어 황토 구매 방법이며 접지 효과를 높이는 방법, 평상시 수분 유지와 우천 시 황토 관리 요령까지 소상히 설명해 주었다.
나는 황토 화단 맨발 걷기를 하면서 무료하게 보내지 않는다. '건강관리'도 어찌 보면 삶에 있어서 득이 되는 생산적인 일이지만 스마트폰 노트로 시와 수필과 칼럼을 쓰면서 창작 활동하는 것도 경제적인 생산 활동 못지않은 유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의자에 앉아 쉬면서 이웃들과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정겹게 나누니 어느 팔순의 어르신은 나더러 '신선'이라고 덕담하신다. 정말 내가 '신선놀음'을 하는 걸까? 등굣길 익살스러운 학생들의 표현대로 '어르신 맨발 놀이터'에서 동심을 즐기는 걸까? 그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랴!
황토 맨발 걷기로 혈액순환이 잘 되고 체온 1도 상승으로 생활에 활력을 찾아 즐겁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면 족하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