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 파노라마
열왕기하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1-17장까지는 분열왕국이 계속되다가 북쪽 이스라엘이 앗수르에 패망하게 되는 내용이고, 18-25장까지는 잔존 왕국인 남쪽 유다 왕국의 역사인데, 북 왕국이 패망한 이후로 130년 동안 계속되다가 그들도 결국 바벨론에 패망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① 열왕기상하를 주목해 보면 북쪽 이스라엘과 남쪽 유다를 교차적으로, 또는 대조적(對照的)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얼른 보기에는 중심점(中心點)이 북쪽 이스라엘에 있지 아니한가 싶을 정도로, 이스라엘의 역사를 먼저 언급한 후에 유다의 역사를 말씀하곤 합니다.
㉠ 이렇게 하는 것은 북 왕국을 중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북쪽 이스라엘의 타락과 패망을 거울삼아 남쪽 유다가 회개하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② 17장에 이르러 기어코 북 이스라엘이 앗수르에 의하여 패망하고 맙니다. 패망하게 된 원인(原因)을, “여호와께서 열조로 더불어 세우신 언약과 경계하신 말씀을 버리고, 자기를 위하여 두 송아지 형상을 부어 만들고 또 아세라 목상을 만들고 하늘의 일월성신을 숭배하며 또 바알을 섬겼기”(17:15-16)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 멸망한 후에도, “이와 같이 저희가 여호와도 경외하고 또한 어디서부터 옮겨왔든지 그 민족의 풍속대로 자기의 신들도 섬겼더라”(17:33) 하고 혼합(混合)종교가 되었다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도 현대교회에 경종이 됩니다.
㉡ 문제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심히 노하사 그 앞에서 제하시니 유다 지파 외에는 남은 자가 없으니라” 하고 끝이는 것이 아니라, “유다도 그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사람의 세운 율례를 행하였다”(17:18-19) 하고 말씀한다는 점입니다.
㉢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로 말씀하시기를, “내게 패역한 이스라엘이 간음을 행하였으므로 내가 그를 내어 쫓고 이혼 서까지 주었으되 그 패역한 자매 유다가 두려워 아니하고 자기도 가서 행음함을 내가 보았노라”(렘 3:8) 하십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유다에게 북쪽 이스라엘이 망한 후에도 약 130년이나 참고 기다리시면서 회개할 기회를 주셨건만 돌아오지 않다가 끝내 바벨론에게 패망하고 맙니다.
③ 열왕기하에서는 역사서의 중심적인 두 주제(主題)인 “언약과, 왕위”가 어떤 도전을 받았으며, 하나님은 이를 어떻게 보존하셨는가?
㉠ 11장에 의하면 다윗의 왕위(王位)에 심각한 위기가 있었음을 보게 됩니다. 7대에 아달랴라고 하는 여왕(女王)이 6년을 왕위에 있었는데, 그녀는 다윗의 혈통이 아니라 북 이스라엘의 아합과 이세벨 사이에 태어난 딸로서 여호람(요람)의 왕비가 되었던 자입니다.
㉡ 이는 열왕기상에서 언급한 여호사밧 왕이 아합 집과 정략적으로 통혼을 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세상에 죄가 들어오듯”이 다윗 왕가에 “뱀의 후손”이 침입을 한 셈입니다. 그리하여 남편인 여호람 왕과 아들 아하시야 왕까지 바알을 숭배하게 함으로, “저가 이스라엘 왕들의 길로 행하여 아합의 집과 같이 하였으니 이는 아합의 딸이 그 아내가 되었음이라 저가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으나”(8:18) 합니다.
④ 아달랴의 간계는 여기서 끝인 것이 아니라 아들 아하시야 왕이 죽자 “일어나 왕의 씨를 진멸”(11:1)하고 왕위(王位)에 오름으로 다윗의 왕위를 찬탈하려 했습니다. “왕의 씨”란 다름 아닌 친 손자들로서 다윗의 왕위를 이을 자들입니다.
㉠ 그러나 하나님은 이를 묵과하시지 않으시고 아하시야의 누이 여호세바를 들어서 어린 왕자 요아스를 왕자들의 죽임을 당하는 중에서 도적하여 내어 여호와의 전에 6년을 숨겨 양육하게 하셨습니다. 어린 왕자를 구출해 낸 여호세바는 대제사장의 아내(대하 22:11)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들을 들어서 “언약과, 왕위”를 보존(保存)해주셨던 것입니다.
㉡ 아달랴의 행위는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에 중대한 도발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 종 다윗에게 한 등불이 항상 내 앞에 있게 하리라”(왕상 11:36) 하시고, “한 등불”을 남겨주셨는데 그녀는 “한 등불”을 말살하려고 대적했으니, 이는 다윗의 혈통을 통하여 메시아를 보내시려는 구원계획을 파괴하려는 사탄의 음모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이점에서 “요아스가, 여호와의 전에 육년을 숨어 있는 동안에 아달랴가 나라를 다스렸더라”(11:3) 한 표현은 의미심장합니다. 다윗의 왕위는 끊어지고, 왕의 보좌에 멸망의 가증한 것이 앉아 있는 듯이 보이는 이 시기에도, 그러나 왕위가 끊어진 것이 아니라 다만 진정한 왕은 “여호와의 전에 숨어 있는 기간”이었을 뿐이라는 말씀입니다.
㉣ 여호야다가 6년 동안 숨겨 두었던 “왕자(王子)를 인도하여 내어 면류관을 씌우며 율법 책을 주고 기름을 부어 왕을 삼으매 무리가 박수하며 왕의 만세를 부르니라”(11:12) 하고 말씀합니다. 우리도 하나님 우편에 계시는 왕이 나타나시는 날 “박수하며 왕의 만세”를 부르게 될 것입니다.
⑤ 16장에는 또 다른 변개(變改)가 있는데 아하스 왕이 수리아의 다메섹에 갔다가 거기 있는 단(壇)을 보고 그 구조와 식양을 그려 대제사장 우리야에게 보내는 기사가 있습니다. 대제사장 우리야는 이를 거부했어야 마땅합니다. 왜냐하면 성전 식양은 그리스도에게서 성취될 모형으로 하나님이 정해주신 식양이었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우리야가 아하스 왕이 다메섹에서 보낸 모든 것대로 단을 만든지라”(16:11) 합니다. 그 위에 제사를 드리고 “여호와의 앞에 있는 놋단(번제단)을 옮기고, 물두멍 받침의 옆판을 떼어내고”, 옮기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는 성막식양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계시하신 것을 변개(變改)한 구약에 나타난 “다른 복음”이었던 것입니다. 대제사장 우리야는 복음을 보수하지 못했다는 것이 됩니다.
⑥ 히스기야 왕 때에 앗수르의 대군이 침략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나와 나의 종 다윗을 위하여 이 성을 보호하여 구원하리라” 하시고, “이 밤에 여호와의 사자가 나와서 앗수르 진에서 군사 십팔 만 오천을 친지라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보니 다 송장이 되었더라”(19:35) 하고, “언약과, 왕위”를 보존하여 주셨습니다.
㉠ 히스기야 왕이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에 그를 돌아보사 15년의 수한을 더하여 주셨는데 그 기간에 출생한 것이 “므낫세”입니다. 그러니까 히스기야에게 15년의 수한을 연장시켜주신 것은 왕위가 끊어지지 않게 하시려는 섭리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태어난 므낫세는 왕위에 오르자, “여호와의 전에 (우상의) 단들을 쌓고 또 여호와의 전 두 마당에 하늘의 일월성신을 위하여 단들을 쌓고, 자기가 만든 아로새긴 아세라 목상을 전에 세웠더라”(21:4-7) 하고, 유다 열왕 중에 가장 사악한 왕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할지어다”(롬 3:4) 하고 말할 것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 그런가 하면 므낫세의 손자 요시야는, “그 조상 다윗의 모든 길로 행하고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 하였더라”(22:2) 하고, 가장 선한 왕이 되었습니다. 북 왕국 이스라엘에는 선한 왕이 단 한 사람도 없었으나, 남 왕국 유다에는 간간히 선한 왕을 일으키시어 퇴락한 성전을 보수하고 언약을 갱신시키게 하심으로 메시아 언약을 보존(保存)시켜 나가셨던 것입니다.
⑦ 열왕기상하에서 주목해야할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산당”(山堂)이라는 말입니다. 성전이 세워지기 전 솔로몬은 기브온에 있는 산당에 가서 일천 번제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과도기적인 일이었던 것입니다.
㉠ 그런데 성전이 세워진 후에도 백성들은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는 구습을 버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는 “다른 터, 다른 복음”과 같은 것으로 용납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직 산당은 없이 하지 아니 하니라”(왕상 15:14, 22:43, 왕하 12:3, 14:4, 15:4, 35) 하고 이점을 계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 그런데 히스기야 왕 때에 이르러서야 “여러 산당을 제하며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모세가 만들었던 놋뱀을 이스라엘 자손이 이때까지 향하여 분향하므로 그것을 부수고”(18:4)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 그런데 므낫세 왕이 산당을 다시 세웁니다. 이를 손자 요시야가 왕위에 오르자, “각 성읍에 지어서 여호와의 노를 격발한 산당을 요시야가 다 제하고, 산당의 제사장들을 죽였다”(21:3, 23:19-20) 하고 말씀합니다. 이점에서 심각하게 물어야 할 점은 오늘의 산당이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열심만 있으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리에 입각한 열심(롬 10:2)이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⑧ 열왕기하는 두 왕국이 다 패망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나 남북 왕조 사이에는 뚜렷한 대조점이 있습니다.
㉠ 남 유다가 20대에 이르도록 왕조가 바뀜이 없이 다윗의 왕위(王位)가 계승되어 내려온 반면,
㉡ 북 이스라엘은 19대의 왕위가 아홉 번이나 왕조가 바뀌면서 반역(叛逆)과 피 흘림으로 얼룩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다윗의 왕위가 이어져 내려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하신 약속을 지키시며 그 혈통에서 메시아를 탄생시키시려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라 할 수가 있습니다.
⑨ 25장에는 유다 왕국이 바벨론에 의하여 멸망하는 것이 나옵니다. “시드기야의 아들들을 저의 목전에서 죽이고 시드기야의 두 눈을 빼고 사슬로 결박하여 바벨론으로 끌어갔더라”(7) 하는 말씀을 통해서, “또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어 종노릇하는 모든 자들”(히 2:15), 즉 타락한 아담의 후예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 열왕기서는 영화롭게 세워진 통일 왕국이 분열 왕국이 되었다가 패망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이를 통해서 보여주시려는 바는 “인간의 행위로는 그의 앞에 의롭다함을 얻을 자가 없다”는 것과, 자력 구원의 불가능성입니다.
⑩ 그러나 형제여! 여호와의 신실하심을 믿으십시오. 엘리야 선지자가 “오직 나만 남았거늘 저희가 내 생명을 찾아 취하려 하나이다” 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한 자 칠천 인을 남겨 놓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은 “이제도 은혜로 택하심을 따라 남은 자가 있느니라”(롬 11:5) 하고 말씀하십니다.
㉠ 또한 유다가 패망하고 왕과 백성들이 사로잡혀간 70년 포로기간도, 그리고 신구약 중간(中間)시대의 침묵(沈黙)기에도 왕위가 끊어진 기간이 아니라 다만 「여호와의 전에 숨어 있는」 기간에 불과하였던 것입니다.
㉡ 호세아 3장에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많은 날 동안 왕도 없고 군도 없고 제사도 없고 주상도 없고 에봇도 없고 드라빔도 없이 지내다가 그 후에 저희가 돌아와서 그 하나님 여호와와 그 왕 다윗을 구하고 말일에는 경외하므로 여호와께로 와 그 은총으로 나아가리라”(호 3:4-5) 하고 예언되어 있습니다. 죽은 지 250년이나 되는 “다윗 왕을 구하리라”는 말씀은 다윗의 위에 오르실 메시아에 대한 명백한 예언인 것입니다.
㉢ 형제여 성경은 우리를 향해서도, “복스러운 소망과 우리의 크신 하나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심을 기다리게 하셨으니”(딛 2:13) 하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우편”에 계시는 우리 왕께서 두 번째 나타나실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때 우리들은 「박수하며 왕의 만세」(11:12)를 부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