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손」은 “비는 손”, 즉 예로부터 우리의 조상들이 하늘에 공(功)을 드릴 때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정성껏 비비는 제행(祭行)동작이다. 한 해와 한 달과 하루의 무사와 안일을 이 비손으로 기원(祈願)했고, 어쩌다 실족한 삶에 대하여도 이 비손으로 용서를 빌었다. 뿐만 아니라 나라의 평화와 안녕, 화합과 결속, 그리고 반성과 다짐도 이 비손으로 축수(祝手)했으며, 삶과 죽음에도 이 비손으로 풀었으니 실로 비손 이야말로 오랜 예로부터 한민족에게 있어서 길흉화복(吉凶禍福)과 생로병사(生老病死) 뿐만 아니라 인생사(人生事)의 모든 문제를 맺고 푸는 열쇠요, 믿음이며, 신앙이었다.
◉ 비손의 모양은 원(圓-球)이다
비손은 손바닥에 원(圓)을 그리는 모양이다. 그냥 보기에는 단순한 원(圓)이지만 그 의미는 지혜의 깊이에 따라 이해되고 또 부려 씀이 다르게 된다. 비손은 정원(正圓)과 타원(橢圓), 그리고 태극원(太極圓)을 빚되, 크기와 방향에 따라 빚으며, 속도와 힘의 크기에 따라 여러 가지로 빚어 실로 천태만상(千態萬象)의 변화를 부린다. 참으로 비손은 오묘하다.
이와 같이 한민족은 이런 원의 정신(精神)을 비손에 담아 오랜 세월을 전하여 왔다. 원화도는 비손을 기본으로 한 삼무(巫-武-舞)의 도(道)를 생활 속에서 상생(相生)으로 부려 쓰고자 하는 보편의 삶인 것이다.
◉ 비손은 기원(祈願)으로 부려 쓰며, 공동체의 평안을 비는 제행(祭行)이다
이 비손이 몸을 타고 풀어져 나온 여러 원의 모양들은 춤사위가 되어 하늘을 칭송하는 노래와 더불어 천제(天祭)를 드리는 가무(歌舞)로 쓰였다. 이러한 가무(歌舞), 또는 군무(群舞)는 단순히 즐긴다는 뜻 보다 모두가 한 덩어리요, 한 몸임을 자각케 하므로 공동체의 삶을 제대로 누리기 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