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역사의 경고 "4대강 사업, 더 큰 홍수·식수원 오염" 헨리히프라이제 박사 "댐 건설 아니라 홍수터 복원해야""4대강 사업은 대한민국의 강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홍수를 막기 위한 사업이라지만 더 큰 홍수를 낳을 것이고, 국민의 식수원 또한 악화될 것이다. 강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당장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의 4대강 사업에 대해 던진 따끔한 '경고'다. 헨리히프라이제 박사는 독일연방자연보호청에서 33년간 재직하며 하천 관련 국책 사업에 참가해온 전문가로, 특히 댐 건설로 인한 하천 환경의 변화에 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교육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독일의 하천 정비 사례를 들며 "4대강 사업은 독일보다 더 큰 후유증을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4대강 사업을 이대로 강행한다면 한국엔 더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바닥을 깊게 파면 유속이 빨라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댐 건설, 기후변화와 맞물리면서 강 하류에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공간을 주지 않는 바람에 가뜩이나 유속이 빨라진 물이 지류와 만나게 되면 하류에서 수해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발생하고 있다"며 "댐 건설로 인한 홍수 피해가 급증하자, 라인강, 엘베강, 도나우강 등지에서 댐 건설 계획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역사적인 대홍수가 일어났을 때에도, 홍수터를 복원한 구간에서는 10% 피해가 줄었다는 수치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홍수터로 복원했을 뿐인데 소형 홍수는 5%, 중형 홍수는 8.6%, 대형 홍수는 36% 감소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독일에 유례없는 대홍수가 발생하자 독일 니더작센주 환경부는 "2002년과 2006년의 홍수는 홍수터 지정을 통해 강에게 더 많은 공간을 되돌려주는 것만이 유일하게 효과적인 홍수 대책임을 깨닫게 해주었다"며 2009년 홍수터 지정 계획을 발표했다. 강에게 더 많은 공간을 돌려주는 것, 이른바 '룸 포더 리버(Room for the River)' 정책의 일환이었다.
"독일은 40~50년 전부터 하천의 준설을 법으로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바닥을 깊게 파면 지하수위가 내려가 하천 주변의 식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강의 유속이 빨라지면서 강 하류에서 더 큰 홍수 피해를 낳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논리라면 더더욱 준설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준설을 하면 오히려 강물이 더 빠르게 바다로 빠질 가능성이 높고, 지하수위 역시 하강해 지하수도 고갈된다는 지적이다. 자유롭게 흐르다가 땅 밑으로 스며들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전 조사를 끝내고, 공사 역시 2년 안에 마무리한다는 점"이라며 "독일의 경우 하천 정비에 앞서 조사와 준비에만 10년 남짓 걸린다"고 꼬집었다. 잘 알려진 이자르강 역시 단 8㎞ 구간을 복원하는데 10년의 철저한 조사와 준비 기간을 거쳤다. 634㎞ 이르는 4대강 사업 구간의 환경영향평가를 단 4개월 만에 마무리하고 2년 안에 모든 공사를 끝내겠다는 한국 정부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더 큰 재앙을 낳기 전에 지금이라도 당장 사업을 중단하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보고서는 향후 4대강 사업 관련 소송에 증거 자료로 제출될 예정이다. - 선명수 기자-
122년 전 독일 실패 답습하는 MB 정부의 4대강 사업 [현지 리포트] 이자르강의 수난과 회복의 역사…"강 지배의 대가는"?원래 독일 뮌헨은 운하의 도시였다. 12세기 건립 이래 19세기까지만 해도 베니스처럼 운하가 뮌헨 시내에 실핏줄처럼 촘촘히 얽혀 있었다. 지금은 시내의 거의 모든 운하가 자동차 도로와 지하철에 밀려 복개되거나 폐쇄됐지만, 인구 몇 만의 작은 도시였을 때에도 총 운하 길이가 70㎞였다니 그 장관을 상상할 수 있겠다.
수위가 불안정하고, 수많은 잔가지를 만들며 이리저리 구불구불 흐르다가 홍수라도 한 번 나면 엉뚱한 곳에 새 물길을 내기 일쑤였다. 그래서 주민들은 물을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 이자르강보다 높이 위치한 도심 쪽으로 운하를 파서 강물을 시내로 끌어들였다. 하수구로 이용되기도 했고, 이자르강을 통해 먼 곳에서 온 와인이나 건축자재를 도심으로 운송하는 뱃길 역할도 했다.
옛날부터 이자르강의 홍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어서, 계절에 따라 강물이 넘쳤지만 강 주변을 넓게 비워두어 인간에게 미치는 범람 피해는 거의 없었다. 인간은 수만 년 동안 강을 이용하면서도 강의 본성에 적응하며 살았다. 많은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오자 도시 인구가 갑자기 늘어났다. 인구가 급증하니 집값이 올랐고, 가난한 이들은 범람의 위험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땅값이 싼 강변에 집을 마련했다. 이때부터 홍수가 날 때마다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나기 시작했고, 인간은 산업 혁명으로 발달한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 강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강물이 이리저리 넘치며 흐르지 않도록 강바닥을 깊이 팠고 강변에 둑을 쌓아 강물을 가두었다. 흐르느라 힘을 소진하던 물살이 강둑으로 막히자 남아나는 힘으로 강바닥을 강타하여 깎아냈다. 강바닥이 낮아지자 강변 지하수도 내려갔다. 질척질척하던 강변 토지에서 물이 빠져버리니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고, 집을 짓고 살기에도 좋아졌다. 가용할 땅도 생겨나 홍수도 막아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었다. 물방앗간이나 증기기관차 공장처럼 물을 이용하는 시설을 이제는 강가에 세울 수 있게 되었으니, 도심에 있는 운하의 필요성도 점차 줄어들었다. 수력발전소를 건설했다.(주1) 강변에는 전기와 증기를 이용한 공장들이 세워졌다. 수력발전은 일정하게 흐르는 물을 필요로 했기에 강 옆에 수로를 만들고 강물을 빼돌려 가둬두었다가 이용했다. 물이 인간의 유일한 동력자원이던 시절, 유럽에서는 이렇게 강을 중심으로 공업이 발달하고 강변 도시가 새로 생기거나 발전했으므로, 그곳에 흐르는 강에도 그런 역사적 흔적이 남았다.
아니, 공사의 후유증은 진작부터 있었지만 이때부터 인간에게 피해를 입힐 만큼 커졌다는 말이 맞겠다. 강바닥과 지하수가 내려가고 강변 토지에서 물이 빠져버리자 그 땅을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문제는 강바닥과 지하수가 계속 하강했다는 점이다. 1910년경에는 강바닥이 공사 이전에 비해 10m나 더 내려갔다. 그러자 나무가 뿌리를 내려도 지하수에 도달하지 못해 인근 숲이 죽어갔고 농사를 지을 수도 없었으며, 우물을 깊게 파도 지하수에 도달할 수 없어 주민의 안녕이 위협받게 되었다. 지하수의 하강을 막기 위한 조치가 취해졌다. 강바닥에 200m 간격으로 일정하게 50~60cm 높이의 콘크리트 단을 만들어 강바닥을 강타하던 물살의 힘을 그곳으로 유도했다. 바닥 경사가 특히 급한 곳에는 콘크리트로 강화한 인공폭포나 폭포수 계단을 만들기도 했다. 이를 통해 강바닥이 더 깊이 패는 현상과 그에 따르는 지하수의 하강을 일단 막을 수 있었다. 잃어갔다. 수목과 모래톱이 어우러졌던 물가는 검푸른 이끼로 미끌거리는 콘크리트와 돌 벽에 갇혀 흐르는 수로로 바뀌었지만, 사람들은 그런 모습에 점차 길들여져서 "문명 세계의 강은 다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문명 세계의 강은 외형만 변한 것이 아니었다. 옛날에는 자연의 법칙에 의해 들고 나던 강이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예기치 않게 넘쳐 올라 인명과 재산을 위협했다. 사람들은 보다 나은 과학기술의 힘으로 보다 강력한 둑을 지어가며 이에 맞섰다. 유럽인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홍수의 재앙이 날로 심각해지는 이유가 바로 선조들의 하천공사에 있다는 것을(주2)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주3) 어떤 기술로 어떤 둑을 쌓아도 인공적으로는 홍수의 위력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 수학적으로 계산되고 증명되었다.(주4)
인식이 정부와 학자들 사이 팽배했지만, 하천 건설업계의 로비 또한 치열했다. 일단 보나 댐을 건설해 강을 막으면 그 후유증을 막기 위해 하류 쪽에 보나 댐을 계속 건설해야 하므로(주5) 건설업체의 입장에서 보나 댐 공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그런 이유로 도나우(다뉴브) 강에 보나 댐을 설치하려는 RMD AG(라인-마인-도나우 운하를 건설한 업체)에 대항하기 위해, 독일에서는 여전히 강변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매년 대대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주6) 이 지침은 2015년까지 가능한 한 모든 강을 자연으로 되돌리고, 불가능할 경우라도 되도록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복원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엄중한 벌칙금 제도를 통해 회원국들을 단속하고 있다.(주7) 유럽에서는 큰 강이 인접하는 여러 국가를 거치면서 흐르기 때문에 상류에 위치한 회원국이 잘못해서 환경이 파괴되면 그 피해가 하류에 위치한 다른 회원국에 전가되기 때문이다. 시행하고 있다. 특히 독일 이자르강의 뮌헨 구간 복원공사는 성공사례로 손꼽혀 미국과 러시아까지 벤치마킹하기 위해 답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했다는 데 있다. 독일의 3대 대도시이자 독일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뮌헨 시내를 관통하는 이자르강이니, 건물이며 도로들이 강변에 얼마나 바짝 붙어 들어섰겠는가? 그럼에도 홍수 피해를 막고 시민에게 도심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강변에 남은 자투리 땅을 이용해 복원 공사를 벌인 수고가 얼마나 컸겠는가?
고색창연한 수력발전소 뿐 아니라, 하천공사의 실수를 만회하고 강을 다시 구하기 위해 강바닥에 박아놓은 인공 폭포수 계단 같은 인공구조물들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손댈 수 없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강을 한 뼘이라도 자연으로 되돌리려는 독일인들의 노력이 얼마나 눈물겨운지, 독일을 오늘의 기술 강국으로 키워준 조상의 업적은 그대로 존중하고 보존하되, 미래를 살아갈 후손이 입게 될 환경피해는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안간힘 쓰는 마음씨가 갸륵하다. 우리나라 정부 측 전문가들은 이자르강의 바닥이 더 내려가지 않도록 100년 전에 설치한 구조물을 새로 만든 보와 댐이라 우기고(주8), 수많은 보들이 물을 막고 있어 이자르 강물이 깨끗한 것이라고 법정에서 위증하고 있다.(주9) 이자르강 뮌헨 전체 구간에 위치한 수력발전소 8개를 합쳐도 오늘날 북해에 줄줄이 설치되는 현대식 풍차 세 대가 생산하는 전력량에도 못 미치는데,(주10) 이를 두고 "독일은 강을 활용하는 선진국"이라서 잘 산다고 말한다.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건지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상습으로 하는 건지, 참 예의도 없고 자존심도 없다.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세대에 대한 존중도 없고 현재를 사는 국민에 대한 예의도 없으며,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 역시 눈곱만큼도 없다. 우리 조상들은 독일과 같은 기술 강국의 초석을 놓지는 못했지만, 그 대신 독일처럼 강을 손상시키지 않고 잘 보존해주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전화위복의 행운아들이다. 그들을 빚더미에 앉혀놓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방관하고만 있으니 정말이지 조상과 후손에게 면목이 없다. 우리는 조상이 지켜준 강을 훼손함으로써 그 분들의 공덕을 날려버리고 후손에게 무관심과 거짓의 빚만 떠넘기고 있다. 우리 세대는 무능하고 부패했던 세대로 역사에 길이 남아 두고두고 후손의 원망을 살 것이다. 돈을 더 들이면 원상복구 되는 성격이 절대 아니다. 지금 망쳐지는 만큼 허물어져 사라져 버리고 그 피해는 세밀하게 가지를 치며 폭발적으로 퍼져나간다. '하면 된다'라는 뚝심도, '어떻게 되겠지'라는 신앙도 통하지 않는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다. 이것이 역사상 처음으로 자연에 도전해 강을 굴복시켰다고 믿었던 산업혁명의 기수들이 150년 만에 깨달은 과학적 진실이다. 아무리 살기 바쁘더라도 조상이 물려준 집도 날리고 어린 자식들에게 빚만 잔뜩 남기는 계약서에 찍히는 도장 단속부터 해야 하지 않겠는가? 4대강 사업은 아직 반도 끝나지 않았다. 한 삽이라도 덜 떴을 때 막아야 한다. 부디 저와 함께하셔서 4대강 사업을 기필코 막겠다는 국민의 의지를 표현해주세요. 지방에 계시는 분들도 그날 가까운 곳에 행사가 있는지 살펴서 꼭 참여해주세요.
/임혜지 박사(=뮌헨) |
출처: 백수가 시간을 만났을 때 원문보기 글쓴이: 불혹의아기캥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