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월
아니
시월 오일 오후 오지게 오프뜀
도안동 가다가 다리건너 바로 휙
좌회전을 하고 농로를 따라
320미터를 가면 개천으로
160도 정도로 꺽여서 내려갑니다
단번에 내려가야 하지만 덩치가 있어서
트위스트 투 스텝으로 가뿐하게 지났습니다
친구가 한말,
'너 그 순정으로 는 어림없다 만년교가
만년 나이롱인줄 아냐?'
라는 말을 가심에 새겨놓고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려 놓았습니다
첫번째 코스,
-언덕 비비기-
경사는 35도 정도 아래는 약간 진흙이고
오르막 길이는 4미터 정도
"흠! 노 프라블람" 혼자 중얼중얼 거리다
사륜 허브를 잠그고, 마후라에서는 후까시 잡을때마다
목 다듬을때 나오는 헛기침 소리를 씩씩 해대고
스타크래프트
테란의 탱크운전하는 아자씨가 하는말로
'오퍼래이션!'을 살살 외치면서 사륜으로 바꾸고,
1단을 놓았습니다
마지막 후까시를 힘있게 밟으니 오뉴월 똥개 물 털듯
요동을 칩니다 으으으으으
출발!
진흙을 건너고 RPM을 높히고 힘을 씁니다
버버벅,, 드륵드르륵,, 정상에 거의 도착했을때
두(앞뒤 대칭으로) 발통은 허공에서 헛 삽질을 하고 있고
아랫배는 지면에 걸린 것 이었습니다
오프요령 제 3조 1항!
약간 후진후 열라 전진한다
오~ 댓쯔 롸잇!
진흙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이번에는
매천리 창말할아버지 가래침 끌어모아 힘차게 퉤~
하듯 기어 올라갔습니다
역시, 왕년 창말할아버지의 힘찬역사의 기운인지
흙 튀기며 거뜬하게 올라섰습니다
"아임 킹 옵더 워~~~얼~드" 가슴벅찬 나머지
자연스럽게 외쳤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앞을 바라보니
뜨아~
밀림이었습니다 늪이었습니다
"예전에 여기서 겔밴(겔로퍼밴)이 빠져서 지붕만
보였었다" 라고 말했던 곳 같았습니다
삽질은
우회하기로 결심을 했지요
그래, 나중에 33인치에 바디업하면 그때 보자
하고 옆길로 가는데 이건 자갈길이라
울렁거리는것은 뱃살이요,
울렁거리지 않는 것은 안전띠였습니다
한참을 진동다이어트하다가
도강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두번째 코스
-강물 쑤시기-
약간 긴장이 되었고요
급 물살에 깊이는 허벅지(70cm)정도 되겠구나 했지요
도강 길이는 30미터!!
안녕~! 좀 가물때 보자 빠빠이~
하고 나오려고 차에 타려고 보니
차체에 지지가 많이 묻어서 살짝 배만 적시자
하는 생각이 가심에 번지자 삽질의
스페셜한 오기가 생겨
한번 가보자 했죠
다시 로우 2단으로 바꿨습니다
오프요령 제4조 3항
- 도강때 시동꺼지면 아주 작살이다 -
중 작살을 중얼거리며 정신을 가다듬습니다
가다듬을때는
타이타닉 주제가도 좋고 리차드 클레이더만의 피아노 연주곡도
좋습니다
전자는 침몰때를 대비한 전주곡으로 좋고,
후자는 악세레다에 일정한 힘을 유지하기에 좋습니다
자 출발합니다
삥봉삥봉 안전띠 안맬껴? 하는 로고가 깜빡깜빡거리는
것을 무시하고, 여차하면
수영할 작정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조금씩 배는 가라앉고
천천히
차눈이 잠깁니다
뒤에서는 마후라에서 나오는 연기만이
뽁뽁뽁뽁 뽁뽁뽁뽁 뽁뽁뽁뽁 소리를 냅니다
제길!!!!
후회가 창문을 통해 살랑살랑 약올리면서
엄습합니다
"드응~신 왜 왔냐?"
옆으로 피라미 몇 마리도 삽질을 놀립니다
끝을 바라보며 전진을 하였지요
어느새 외웠던
'작살작살작살'은 '제발제발제발'로 변하고
"꿈은 이루어진다" 라는 신념으로
악세레다를 좀 더 조집니다
드뎌 차눈 아래로 물이 내려가고
배가 보이면서
'뽁뽁뽁뽁'도 '멋지지멋지지'로 바뀌고
물기를 후두둑 털면서
나왔습니다 감격이고 뭐고,
어서 이 형편없는 만년교를 빠져 나가야 겠다는
일념으로 출구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염려한 데로 출구는 왔던길 하나 뿐 이었습니다
오뎅국물도 없고, 조용필에 '킬리만자로 표범'노래도
없는데 어떻게 빠져 나가냐
젠장 젠장...
그래, 이왕 온거 뭐,
하다
뒷 트렁크에서 퐁퐁을 꺼내
휘파람으로 이별의 부산정거장 멜로디에 맞춰
수건으로 쑤석거려 세차를 했습니다
대충 닦고
다시 심호흡을 몇 번하고
쉭~ 하고 빠져 나왔습니다
다음에는
언덕비비기만 해야지 다짐하고
쏜살같이 규정속도 60 으로
영동으로 향했지요,
고향집을 간 이유는 고고마
애호박, 무 가지러 갔었고요,
감따러 갔는데
세상에 1주일 사이에 그렇게 많은 감이
꼭지를 떠나 철퍼덕 땅바닥에 주저 앉을 수 있다고는
상상을 못했는데...
키둑키둑
덕분에 시간을 조금 투자해서 감땄고요,
계 발대식때문에 일찍 챙겼지요
먹을 만한 것 모조리 싸는 도중에 발견한 것은 앗~!
앗! 안돼안돼! 묵이었습니다
가방이 반드시 '묵'어워 지게 생겼습니다
뭐 어쩝니까
그러고서 언능 쪼차오니 저녁 6시
동창생들 만나려고 약속장소로 갔지요,
니들 졸라 오랜만이다
오늘 18명 다모이면 내가 쏜다 하고 베짱을 부렸지요
씁쓸하게
10명이 모였습니다
필수,......삽질까지
친구중에 명하와, 정구가 있는데
참 아이러니 한게 있어요
명하는 결혼한지 1년 조금 넘었는데
아기 돌을 다음달(11월 3일)에 하고
정구는 결혼을 명하보다 두달 늦게 했는데
아기 돌을 다음달(11월 3일)에 한답니다
삽질 머리를 신나게 돌려도
절대 나올수 없는 계산을 기발하게 해 놨습니다
이래서 요래서 저래서
이렇고 요렇고 저렇고
계를 만들고 수칙을 정하고
보쌈에 감자탕을 시켜놓고
그때는 요랬니, 지금은 老랬니 삽질은
다른건 변한게 없는데 주접이 늘었니,
누구는 발 뒤꿈치가 변했다는둥
삼각관계의 친구는 한 친구를 감금해놓고
결혼식을 올렸다는둥
경호!넌 내가 60살에 찍어 뒀어
기다려!! 하는 지영이..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2차는 가까운 맥주집에가서 흑, 생맥주
합쳐서 15,000cc를 시켜놓고
골뱅이 무침에 사리만
제탕, 3탕, 4탕..
5탕 까지 하면서 마셨지요
뭐,
'노루 친 몽둥이 세번우려 먹는다'는
말도 있는데 라고 안위하며
단골이라 다행이지 헐~
그러고 3차로 맥주를 불법으로 몰래
유통하는 노래방으로 가서
탁자 돌리고, 마이크줄 감았다, 풀렀다 하다
나왔습니다
자, 이제는
우리 후배가 하는 곳으로 가자 하고
조금 걸었습니다
학생때 걸었던 그 길 이었지요,
내 꿈을, 차비를, 시간을, 밥을, 지각을,
대타를, 데이또를, 침뱃던, 담배꽁초 버렸던,
입간판 후려치던, 울고, 웃고, 투자했던
그 길을 지금 걷고 있었지요,
그러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업적과
위상과 명예가 바닥에 붙어있던 껌 처럼
얍삽하게 바짝 업드려 있었습니다
그런 시대를 거쳐온 그 길도 많이 늙었습니다
겉으로는 안보이는데
가로수를 저렇게 길러 놨으면서
짜식 뻐기긴~
알어알어, 안 잊었어
좀 있다가 요소비료 줄께~!
하며
네온사인, 거리 불빛이 엷게 부드럽게
보이는 세상 참 눈물겨웠지요
그러다 4차 장소를 들렸습니다
남은 사람은 5명
필수,경호,호준(이 쉐리 3차에 옴)
지영, 삽질
"후배 이리와봐, 여기 세팅해 줄텨?"
"헤비 메탈로 세팅해죠"
그러자
생맥주 6000cc에 오징어, 파전이
나왔습니다
"니들 오징어 다리에 흡혈판 가장 많은거 고르는 사람만
파전 먹기 할텨?" 하니 다리가 삽시간에 없어졌습니다
삽질은 그냥 몸만 먹을께 하고,
몸통 챙겼다가 몰매 맞았습니다
덕분에, 파전도 찌꺼기만 차지했지요,
그렇게 알롱달롱 마시고
계산서까지 삽질에게 남겨졌습니다
그러나
19,000원
아주 저렴하죠?
검지 손가락으로 침 발라서 휙 그었지요,
"외상"
하고,
친구들과 나와서 서로 부둥켜
얘기하다 헤어졌습니다
그러고 6일
음력으로 구월 초파일
어머니는 영국사 가셨고,
데리로 오라는데
삽질은 지금 사무실에 궁디 붙이고 앉아있습니다
스카치 사탕 살살 발르면서
글을 올리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