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매일신문 2023년 10월 24일자
유진의 詩가 있는 풍경
마음이라는 것
이정원
개심사開心寺에 가면 저절로 열리는 줄 알았네
마음의 문
산문이 어림없다고 세심동洗心洞 표석을 세워 어르고 있네
씻을 마음을 찾았으나 고놈의 것
벌써 휘적휘적 돌계단 앞서 오르고 있네
뒤쫓는 몸만 가쁜 숨으로 빵빵하네
씻을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고
있으면 내놓아 보라고
연못가에 가부좌 튼 바람에게 묻네
씻을 것도 씻길 것도 없으니
열 것도 열릴 것도 없지 않느냐 따져 묻네
아하
백 년쯤 제 속을 들여다보며 마음 닦아
환골탈태하고도
씻을 것 있다고 연못 속에 몸 담그고 있는 배롱나무
불쑥 심검을 들이대는데
굽으면 굽은 대로 휘면 휜 대로 흘러가게 두라네
멀찍이 고개 끄덕이는 심검당尋劒堂 배흘림기둥
마음의 문고리 슬쩍 잡아당기고
고놈의 마음, 열릴 듯 말듯하고
♦ ㅡㅡㅡㅡㅡ 마음의 문을 열고 닫는 것은 생각일까 마음일까. 한시도 머무름 없이 흔들리는 마음,
개심(開心)도 세심(洗心)도 마음이 하는 일. 행복도 불행도 마음작용이 결정한다.
고놈의 마음은 어디에 있고, 고놈의 마음은 대체 무엇일까?
‘굽으면 굽은 대로 휘면 휜 대로 흘러가게 두라’
바람도 배롱나무도 배흘림기둥도 알고 있는 환골탈태를 어찌해서 사람에겐 그토록 어렵기만 할까?
연신 마음의 문고리를 잡아 당겨도 열릴 듯 말 듯, 고놈의 마음이란 것은 참.
ㅡ 유진 시인 (첼리스트. 선린대학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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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라는 것-이정원 - 서울매일
개심사開心寺에 가면 저절로 열리는 줄 알았네마음의 문산문이 어림없다고 세심동洗心洞 표석을 세워 어르고 있네씻을 마음을 찾았으나 고놈의 것벌써 휘적휘적 돌계단 앞서 오르고 있네뒤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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