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취소. 배달 차질 우려.... e커머스 '비상'
-주문량 폭주하며 호조 누렸지만
-'메가센터'폐쇄에 서비스 차질'
-"불안해서 당분간 못시키겠다"
쿠팡과 마켓컬리를 필두로 빠르면 반나절, 평균 1~2일이면 먹거리부터 생활용품까지 거의 모든 제품을 집 앞으로 가져다주는 주요 업체의 배송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언제라도 필요한 물품을 손에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동시에 생필품 품귀 현장을 겪는 미국 등 다른 나라와는 달리 각종 생필품을 제때 전달해 코로나 극복을 돕는 일종의 사회적 인프라스트락처 역할까지 수행했다. 그 결과 사태 전보다 주문량도 급격히 늘었다. 실제 쿠팡이 처리한 주문 건수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1월 28일 일평균 330만건으로 이전 대비 2배 수준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금까지 꾸준히 300만 건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서비스의 핵심인 배송 거점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제는 반대로 '온라인 쇼핑 포비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확진자가 나온 쿠팡 고양물류센터는 인천.덕평.동탄.대구와 함께 쿠팡에서 가장 규모가 큰 '메가물류센터'로 구분된다. 메가물류센터는 물품을 한곳에 모아 가장 처음 분류하는 곳이다. 지역에 따라 세넡에서 나뉜 상품들은 더 작은 물류센터나 최종적으로 쿠팡맨. 쿠팡플렉서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캠프'로 보내진다 고양물류센터는 규모만 연면적 4만평, 7층 높이를 자랑한다.
고양물류센터는 부천물류센터보다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 넓고 대체할 수 있는 센터가 적다 보니 배송 지연과 같은 서비스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더욱 높다.
주로 직장인이 부업으로 배송을 맡는 쿠팡플렉서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감돈다. 쿠팡플렉서는 정해진 시간 동안만 쿠팡맨이 되어 자신의 차에 쿠팡 택배를 적재해 배송하는 서비스다. 당일 물량과 지원자 수, 날씨 등에 따라 택배 단가가 정해진다.
쿠팡에 따르면 일산 3.5캠프는 이날 쿠팡플렉서들에게 차를 갖고 들어오지 말라고 공지했다. 쿠팡 관계자는 "해당 캠프는 고양물류센터에 포함된 시설이라 전체 건물 폐쇄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잇따른 확진자 발생으로 당분간 일을 쉬겠다는 쿠팡플렉서도 있어 쿠팡이 배송 인력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쿠팡플렉서 지원이 줄면서 지난 27일 폐쇄된 부천물류센터에서 물량이 분산된 강서.일산.구로 인근 캠프에서는 배송단가가 크게 올랐다. 복수의 쿠팡플렉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이 지역 새벽배송 단가는 1600~1950원 선으로 부천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전보다 최고 900원 올랐다.
부천물류센터 인근에서 물류업에 종사하는 시민들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천물류1센터에서 근무하는 A씨는 "확진자가 발생한 곳은 2센터지만 2센터 사람들이 바로 옆 건물인 1센터 뷔페식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흡연장.주차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 측에서는 안전하다는 소리만 하고, 보건소에서는 부천1센터는 대상자가 아니라는 소리만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 이날 주요 지역 온라인 맘카페에는 "부천에 이어 (쿠팡) 고양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며 "마켓컬리도, 로켓프레시(쿠팡)도 불안해서 당분간 못 시키겠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새벽배송 1.2위 업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줄이 나오자 다른 기업으로 배송이 몰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자회사 쓱닷컴에 따르면 지난 27일 접수돼 다음날 아침에 배달된 새벽배송 주문 건은 전주보다 10% 가량 늘었다.
출처 : 매일경제 2020년 5월 29일 김태성.강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