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미션
실화 바탕의 영화 <라스트 미션>은 90세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저력을 또 다시 확인하게 했다. 이번에는 87세 마약 거래 운반수 얼 스톤을 연기했다. 그의 몸은 노쇠해졌지만 배우와 감독으로서는 여전히 전성기라고 말할 수 있다.
주인공 얼 스톤(클린트 이스트우드)은 87세의 나이가 되어서야 가족에게 소홀했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뒤늦게 반성한다. 영화는 그가 가족들에게 다시 돌아가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위한 돈을 벌기 위해 마약 운반 일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얼 스톤은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87세의 나이에도 타고난 센스와 유머로 언제나 주변을 즐겁게 만든다. (영화엔 나오지 않지만) 그의 젊은 시절은 얼마나 파란만장했을지 궁금해진다. 수첩에 적어놓고 써먹으면 좋을 것 같은 그의 재치 넘치는 한마디 한마디는 폭력적인 마약 밀매 조직원마저도 가까운 친구로 만들어버린다.
노쇠하고 힘없는 87세 노인 얼 스톤이 가진 매력은 남달랐다. 그는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등장하는 지구를 위협하는 엄청난 적이나 거대 권력에 맞서는 멋들어진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걷기도 벅찬 주인공 얼 스톤이다. 하지만 그는 마블 스튜디오, DC코믹스의 히어로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영화계에선 평소 90세로 믿기 어려울 만큼의 마초 캐릭터의 소유자라는 소문이 자자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이런 그가 <라스트 미션>에선 힘없는 노인을 연기한다. 하지만 가족들의 비난에는 대꾸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약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마약 거래 조직원과 기싸움을 할 때는 카리스마가 넘쳐흘렀다. 그는 노쇠하지만 과거 전쟁도 치러본 참전용사의 자존심을 연기를 통해 잘 녹여낸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여전히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영화 중반이 될 때쯤 관객들은 내가 얼 스톤인지, 얼 스톤이 나인지 모를 묘한 기분을 느낄지도 모른다. 어디선가 있을 법한 상황들과 인물들이 모여 영화 <라스트 미션>이 만들어졌다.
영화에서 얼 스톤이 마약을 배달하기 위해 뉴멕시코, 콜로라도를 지나 시카고, 일리노이를 향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장면들이 나온다. 이 장면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과 제작진이 미국과 멕시코를 온종일 오가며 찍은 장면들이다. 이때 운전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했다.
얼 스톤의 조언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간다. 이런 측면에서 영화 <라스트 미션>은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께 듣는 교훈이 있는 옛 이솝우화나 전래동화 이야기 같았다.
얼 스톤이 일에만 몰두하면서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린 특수 요원 콜린 베이츠(브래들리 쿠퍼)와 범죄 조직에서 최선을 다하는 마약 조직원 줄리오(이그나시오 서린치오)에게 각각 건넨 조언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얼 스톤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얼 스톤은 영화에서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하는데 대부분 자기 고백이거나 반성들이다. 자신이 실패했던 가족 간의 신뢰 관계나 어떤 경험들을 토대로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하며 그들이 후회 없이 미래를 살아가길 바란다.
영화 속 얼 스톤의 딸 훌리오 역은 실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딸인 앨리슨 이스트우드가 직접 연기했다. 그녀는 11살 때 그의 아버지인 이스트우드가 연출한 영화 <연쇄 살인>에서 주인공의 딸로 연기한 바 있다. 이후 꽤 오랫동안 배우 대 배우로 만난 적이 없다가 이번에 재회한 것. 햇수로 35년 만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자신의 딸 앨리슨 이스트우드를 캐스팅한 이유는 과거 가족들에게 소홀하고 미안했던 자신의 시절을 떠올렸던 것은 아닐까.
영화에서는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적당한 순간'이라는 메시지도 있다. 얼 스톤의 나이는 언제 세상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지만 노력 끝에 결국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간다. 이 장면을 보면 '나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영화는 소중한 사람에게 그동안 소홀했다면 지금이라도 반성하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성공에 가까워질수록 정작 소중한 것을 간과하게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영화는 담고 있다. 주인공 얼 스톤은 언제나 주변인들에게 직업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길 원했고 이에 성공했다. 다른 것을 포기하더라도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앞을 향해 달려나가는 그였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는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 활약한 브래들리 쿠퍼가 이번에는 함께 연기의 호흡도 맞췄다. 그는 최근 영화 <스타 이즈 본>으로 제2의 이스트우드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리고 영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오른 로렌스 피시번(책임 특수 요원 역) 그리고 '브로드웨이를 쏴라', '한나와 그 자매들'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다이앤 위스트(메리 역), '대부3'의 앤디 가르시아(라톤 역)도 작품에 가세했다. '더 넌'으로 호러퀸의 자리에 오른 타이사 파미(지니 역)가 그리고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열연한 마이클 페냐(트레비노 요원 역)도 함께 했다.
<라스트 미션>의 감독과 주인공을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등에 출연하면서 세계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1971년 <어둠 속에 벨이 울릴때>로 감독 데뷔해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1992년 <용서받지 못한 자>로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영화 감독으로서의 능력도 재차 인정받게 되었다. 그는 주로 실화를 바탕으로한 영화를 제작했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아메리칸 스나이퍼> 역시 실화 소재 바탕의 실존 인물을 그린 영화다. (상영시간: 116분)
첫댓글 영화를 볼당시에는 그의 유머스러한 구절이 머리에 팍팍 꽂히더만
극장문을 열고 나오니 바로잊어버네요..다시보면서 외우거나 적을수도없으니..ㅎㅎ
이스트우드의 영원한 팬이랍니다
감사 합니다 ~~~!
클린트 이스트우드의연기는 참으로 자연스럽고 자기가 처한 상황을 연기하는 노련하고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명연기입니다 이제는 나이가 많아 너무 아까운배우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마지막 작품이 아니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