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여행] 억지 춘양의 고장과 한수정(寒水亭)........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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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봉화군 여행] 억지 춘양의 고장과 한수정(寒水亭)........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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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억지춘양’의 시발점 춘양역이 있는 춘양면은 경북권내에서도 상당히 오지 지역이라 할 만큼 산골
지역이다. 춘양은 왕두산, 각화산, 구룡산, 삼동산, 옥석산, 문수산, 성불산등 모두가 해발 1.000m이상의 산들로
둘려쌓여 있는 연봉(連峰) 속 안부(鞍部)부분에 이루어져 있으며 강원도 태백과 영월 지역이 접해 있어 경북권
내에서도 최고로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춘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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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자연스러운 지계곡(支溪谷)속에 태고 의 멋을 그대로 간직한 봉화 땅은 언제 찾아도 좋은 사계절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이렇게 실핏줄처럼 이어진 산, 계곡, 강은 때 묻지 않은 모습이고 하늘이 내린 땅
에 발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순박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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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과 함께 유교문화권의 중요한 축으로서, 우리 정신문화의 원류를 만날 수 있는 곳, 봉화에서도 유랑자는 억
지춘양의 고장 춘양!. 면소재지로 자릴 옮긴다. 그곳에 아름다운 정자 보물 제2048호인 한수정(寒水亭)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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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과 같이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는 정자라 하여 '한수정(寒水亭)'이라 이름 지은 곳으로. 3면이 바다가 아닌 3
면에 연못이 둘러져 있고 주위에 오랜 세월을 버텨온 거목들이 선비정신과 아우러진 귀품(貴品)있는 정자와 잘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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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 구곡중 8곡에 올라있는 한수정 관련 시문을 소개해 본다.
八曲寒亭際野開 (팔곡한정제야개) - 팔곡이라 한수정 가 넓은 들판 열리고
仙臺超忽俯澄洄 (선대초홀부징회) - 신선대 우뚝 솟아 맑은 물을 내려보네
遊人莫歎遺芳遠 (유인막탄유방원) - 나그네야 선경이 없어졌다 한탄 말게
秋月潭心夜夜來 (추월담심야야래) - 가을달이 못 가운데 밤마다 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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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면은 서두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춘양은 억지춘양의 시발점이다. 먼저 한수정을 보기 보다는 재미있는
억지 춘양의 역사부터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렇다, 억지춘양 춘양면은 재미있는 지명이
다. 각설하고 춘양은 이름부터 좀 억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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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역은 안 될 일을 무리하게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 ‘억지춘양’이라는 말의 유래가 된 곳이다. 일반적으로 철
로는 강을 만나면 다리로 건너고, 산을 만나면 터널로 통과한다. 휘어진 길을 곧게 펴 되도록이면 두 지점을 최
단거리로 연결한다. 그런데 1955년 개통한 영암선(영주~철암) 선로는 법전~녹동 구간에서 말발굽(Ω) 형태로
크게 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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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계획에 없던 춘양면소재지를 거쳐 가기 위해서다. 빠른 길을 놔두고 철도 노선이 이렇게 된 데는 당시 춘
양면 서벽리 출신 자유당 정문흠 의원의 영향이 컸다. (춘양역에는 ‘정모 의원’이라 쓰여 있고, 춘양시장 벽화에
는 이름과 사진까지 명확히 그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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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 춘양 이라는 말은 이래서 나온 말이다. 혹자들은 남원 춘향이가 변사또가 어거지로 수청(守廳)을 들라하여
나온 말이라고들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춘양(春陽)과 춘향(春香)은 글씨부터 다르다. 사람들이 방언(方言)에
따라 이 춘양과 춘향을 혼동해서 따르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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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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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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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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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 춘양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해서 접고 다음으로 미루자, 앞으로 할 이야기 많기 때문이다. 암튼 유랑자가
한수정에 도착 주차장에서 협문을 바라다보았지만 어라 문이 잠겨져 있고 내부엔 공사 중이다. 그렇게 한수정
은 홀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며 관객 없는 외로운 모습으로 덩그러니 그렇게 그 자릴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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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수 없이 외부 담장을 돌면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더니만 항상 잠
겨있다라는 말만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장 너머에서 바라보아도 그윽한 풍모의 정자와 수백 년을 버텨
온 거목. 그리고 청옥산과 문수산의 깊은 계곡에서 흘러 들어온 청수(淸水)가 어우러져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아름답고도 고풍(古風)스러움을 간직한 채 태연(泰然)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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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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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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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시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작자 미상의 한수정 시문이 있기에 올려본다.
一簇虛亭小澗濱(일족허정소간빈)작은 개울가에 빈 정자 하나
登臨撫跡劇悽神(등림무적극처신)올라서 자취 더듬어보니 매우 처량하구나
淮山桂老悲騷客(회산계로비소객)淮山의 계수나무 늙으니 시인의 슬픔이요
湘凉蘭衰怨逐臣(상량난세원축신)湘水 차갑고 난초 시든 것은 쫒겨난 신하의 원망일세
冷落琴書空舊地(랭락금서공구지)琴書는 쓸쓸하고 옛 땅은 텅 비었는데
凄凉水石閴淸塵(처량수석격청진)水石은 처량하고 淸塵은 고요하네
秪今顔色依俙處(지금안색의희처)지금은 얼굴이 어렴풋한 곳에
松鶴霜霄霽月新(송학상소제월신)송학과 서리 찬 하늘에 갠 달만 새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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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성출신. 화백 심천 최종국작 한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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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까 이 누정(樓亭)에서 바람 길을 거스르지 않고 길을 내주는 대청에 앉아 연못을 내려다보며 자연 풍
광을 즐겼던 옛사람들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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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인 한수정(보물 제2048호)은 안동 권씨 판서공파 후손인 안동출신 충재 권벌이 1519년(중종 14)
봉화 춘양의 현 위치를 별장지(別莊地)로 선정한 후 1534년(중종29) 이 일대의 토지를 매입하였으며, 아들 청암
권동보가 1576년(선조9)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현 한수정으로부터 약 백 여보 지점에 ‘거연헌’이란 집을 건립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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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창건은 1608년(선조41) 충재 선생의 손자인 석천 권래가 할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현 위치에 한수
정을 창건하였다. 이처럼 한수정의 창건은 석천, 권래, 뿐만 아니라 3대에 걸쳐 완성된 정자로 초창(1608년)에
서 중창(1742년), 중수(1848년, 1880년) 과정에 대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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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는 담장 너머로 손을 내밀어 찍은 사진에서도 보듯이 한수정은 작은 공간에서도 와룡연(臥龍淵)이라 불
리는 연못이 삼면에 둘러져 있으며 초연대(超然臺)라는 이름의 바위와 그리고 주변에 수백년 묵은 수목이 어우
러진 정원은 초창 이후 413년의 세월과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며, ‘丁’자형 평면구성과 가구 법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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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물과 건물이 잘 조화를 이루는 정자는 나중에 가볼 유곡마을의 청암정에서도 볼 수 있는데, 청암정은
석천 권래의 아버지인 청암 권동보가 창건한 것이다. 현재 이 두 건물은 봉화 안동 권씨 집안의 건축과 조경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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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의 평면을 보면 가운데 4칸의 대청을 중심으로 양쪽에 2칸의 온돌방을 들인 "丁"자형 건물로 봉화에서
흔히 보이는 통상적인 좌우 양쪽에 온돌방을 두고, 앞면에는 툇마루가 있는 중당협실대칭의 정자와는 다른 구
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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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수정은 좌우 방을 엇갈려 배치하여 중앙 대청의 기능과는 다른 주변 경관 감상을 위한 누마루를 병설
하고자 한 의도로 정자 3면의 와룡연 과 초연대 등과 관련하여 자연경관을 적극적으로 건축 평면에 반영하고
자 한 사례로 건축사적 가치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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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을 보면 알겠지만 중앙마루를 중심으로 좌우협간에 방을 두는 평면형태 정자는 기능에 부합되게 최적의
입지를 선정하고 안동 권씨 집안의 특별한 관념적 의미를 부여하여 조성한 조경수법의 특이점 과 탁월함이 돋
보이며, 건축 공간의 위계에 따른 평면 구성과 구조양식의 차별성과 다양성은 두드러진 특징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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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한수정은 안동 권씨 권벌에서 권래 3대에 걸친 창건 과정, 독특한 평면구성과 건축구조 등을 고려했
을 때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서의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건축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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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 여행기 이어보기
https://cafe.daum.net/b2345/9toB/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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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의양리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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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억지춘양 의 유래가 권럭자의 이해관계로
생겨난 이름이군요
자연인은 할수없지만 머리식힐여행지로는 봉화산속도
좋겠습니다
여행기 즐감~~~
감사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하는 인간들은
똑같다라는 생각입니다. ㅎㅎㅎ
머리에 뚱만 들은 인간들 어떻게 하면 좀 빼 먹을까하는
생각들뿐....ㅋ 암튼 한수정 같은 곳이면 유랑자는 농주 한사발에 오침 정도는
즐길수 있을 거라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