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교회의 위기는 하나님의 현재형을 잃어버린 데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큰 위기 가운데 하나는 신앙이 '과거의 기억'에 머물거나 '미래의 소망'에만 머문다는 점이다. 우리는 십자가의 은혜를 과거의 사건으로 기억하고, 천국을 미래의 약속으로 기다리지만, 정작 하나님께서 지금 이 순간 우리 가운데 살아 역사하신다는 '현재의 복음'은 자주 놓치고 살아간다.
존 웨슬리(John Wesley)의 디비니티(Divinity) 목회는 바로 이 점을 강하게 강조한다. 웨슬리에게 신앙은 과거를 회상하는 종교도 아니고, 미래를 기다리는 종교도 아니었다. 하나님의 은혜는 언제나 현재형이며, 성령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구원은 오늘 경험하는 하나님의 사건이었다.
웨슬리는 "하나님은 오늘도 일하신다"고 믿었고, 그의 목회 역시 언제나 현재의 시제로 살아 움직였다.
1. 하나님의 은혜는 언제나 현재형이다.
웨슬리 신학의 가장 큰 특징은 은혜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의 능력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구원을 "언제 예수를 믿었는가"라는 과거의 사건으로만 기억한다. 그러나 웨슬리는 묻는다. "지금도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아가고 있는가?“
성경은 언제나 현재형으로 말씀한다. "볼지어다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
예수님께서도 "내가 곧 생명이다."라고 현재형으로 선언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자신을 소개하실 때 "나는 스스로 있는 자(I AM)"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과거에 계셨던 하나님'도 아니고 '장차 계실 하나님'만도 아니시다. 하나님은 지금 여기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웨슬리가 강조한 선행은총도 현재형이다. 하나님은 지금도 먼저 찾아오신다. 지금도 마음을 두드리신다. 지금도 회개하게 하신다. 지금도 믿음을 주신다. 지금도 성결하게 하신다.
디비니티 목회는 하나님의 살아 있는 현재형의 은혜를 사람들에게 경험하게 만드는 목회이다.
오늘날 교회의 위기는 하나님의 현재형을 잃어버린 데 있다.
예배는 과거의 전통을 재현하는 시간이 아니라 지금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어야 한다.
기도는 의무가 아니라 지금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설교 역시 오래된 교리를 설명하는 시간이 아니라 성령께서 지금 말씀하시는 음성을 듣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웨슬리의 목회는 언제나 "오늘 하나님께서 무엇을 하시는가?"를 묻는 목회였다.
2. 성화는 오늘도 계속되는 현재 진행형이다.
웨슬리는 구원을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이해하지 않았다. 칭의는 시작이지만 성화는 계속되는 삶이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거룩을 향한 현재 진행형"으로 이해하였다.
성경도 그렇게 말씀한다. "우리가 다 변화되어 가느니라." '변화되어 간다'는 현재진행형이다.
사도 바울도 "나는 날마다 죽노라." 라고 고백하였다. 거룩은 과거의 간증이 아니다. 오늘의 순종이다. 어제 성령 충만했다고 오늘도 자동으로 충만한 것이 아니다.
웨슬리는 매일 새벽 하나님 앞에 섰고, 매일 자신을 살폈으며, 매일 회개했고, 매일 사랑을 실천하였다. 그에게 성화는 매일의 현재였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질문하였다. "오늘 나는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오늘 나는 이웃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디비니티 목회는 성도들을 과거의 신앙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오늘의 믿음을 요구한다. 오늘의 회개를 요구한다. 오늘의 거룩을 요구한다. 오늘의 순종을 요구한다.
오늘도 성령께서는 우리의 성품을 변화시키시고,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시며,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어 가신다.
이러한 현재 진행형의 성화야말로 웨슬리 목회의 핵심이다.
3. 교회의 사명 역시 오늘을 위한 현재형이다.
웨슬리는 복음을 미래의 천국을 위한 준비만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그는 "세상은 나의 교구(The World is my Parish)"라고 외쳤다.
왜 그랬을까? 하나님께서 지금 세상을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지금 가난한 자를 돌보시기 때문이다. 지금 병든 자를 치유하시기 때문이다. 지금 잃어버린 영혼을 찾고 계시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라." 라고 현재형으로 부르셨다. "가서 제자를 삼으라."고 현재형으로 명령하셨다.
교회의 존재 이유는 지금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는 것이다.
웨슬리는 설교만 하지 않았다. 학교를 세웠다. 고아를 돌보았다. 빈민을 섬겼다. 의료사역을 펼쳤다. 감옥을 방문하였다. 사회개혁에도 앞장섰다. 그의 디비니티 목회는 언제나 현재의 삶 속에서 복음을 실천하는 목회였다.
오늘날 한국교회도 과거의 부흥만 회상하거나 미래의 영광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오늘 지역사회를 섬겨야 한다. 오늘 상처 입은 영혼을 품어야 한다. 오늘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 오늘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오늘 복음을 전해야 한다.
현재를 잃어버린 교회는 하나님의 역사를 놓치게 된다. 현재를 붙드는 교회는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
맺음말
웨슬리의 디비니티 목회는 '현재의 신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의 은혜는 과거에만 있었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흐르는 생명의 강이다.
성령의 역사는 오래전 오순절에만 머물지 않고 오늘도 우리의 심령을 새롭게 하신다.
거룩은 언젠가 이루어질 이상이 아니라 오늘 순종하는 삶이며, 교회의 사명 역시 내일이 아니라 오늘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어제 있었고 내일 있을 자"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고 약속하셨다. 그 약속은 지금도 유효하다.
오늘이야말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때이며, 오늘이야말로 거룩을 선택할 때이며, 오늘이야말로 복음을 살아낼 때이다. 웨슬리의 디비니티 목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하나님께서 오늘 당신 안에서, 그리고 당신의 교회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계시는가?“
그 질문에 믿음으로 응답하는 교회가 될 때, 교회는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현재 살아 계신 하나님과 동행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며, 그 현재의 순종이 하나님의 미래를 열어 가는 거룩한 역사가 될 것이다.
김동환 목사
신학박사 (PhD, Birmingham Univ.)
영국 메도디스교회 정회원 목사
감신대 객원교수
웨슬리 목회연구원 원장
주요저서: 목사 웨슬리에게 목회를 묻다(KMC) 설교를 묻다(KMC) 속회를 묻다(KMC)풀어쓴 웨슬리표준설교44(하늘숲)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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