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강론 >(12.14.일)
*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인 오늘, 세례자 요한은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오실 그분이 당신이십니까? 아니면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아기 예수님과 가난한 이웃을 위해 자선을 잘 실천하기로 결심하며,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지난 주간에 구역회의, 백파회 모임, 3구역과 5구역 송년회, 성모회의, 예비신자 찰고 및 면담, 주일학교 판공성사, 관면혼이 있어서, 한 주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구세주 아기 예수님의 성탄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유, 성탄 트리, 성탄 전구 장식, 성탄 플랜카드 등 외적인 준비는 대체로 다 마련되었으니, 내적인 준비도 차분하게 해야겠습니다. 오늘과 21일, 성탄판공성사 협조 신부님들을 초청했으니 판공성사를 보시고, 15일부터 시작하는 9일 기도에 적극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은, 그가 생각했던 구세주 이미지와 예수님 모습이 달랐기 때문에 진짜 구세주인지 의심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고위층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죄인들과 식사하고, 온갖 병자들을 고칠 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2019년 겨울,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45세 이 요한(가명)은 본당신부님께 편지를 보냈습니다. 15년 전에 본당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청년회장이었지만, 사업 실패 후 절망에 빠져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편지 내용은 이랬습니다. ‘신부님, 저는 여기서 하느님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청년 시절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했는데, 왜 제 인생은 이렇게 되었을까요? 사업도 망하고, 가정도 깨지고, 죄를 지어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구해주실 줄 알았습니다. 기적처럼 사업이 회복되고, 빚이 해결되고, 가정이 회복될 줄 알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은 정말 계신 겁니까? 제가 믿은 그분이 진짜 구세주가 맞습니까? 아니면 제가 잘못 믿은 겁니까?’
편지를 읽은 신부님은 깊은 고민에 빠졌고, 서울구치소로 면회갔습니다. “오랜만이구나. 많이 힘들었지.” “저는 이제 하느님을 믿을 수가 없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릅니다.” “네가 생각했던 하느님은 어떤 분이었니?” “제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분, 사업을 성공시키고, 소원을 들어주시는 분요.” “그 하느님은 네가 만든 하느님이 아닐까?” 그러자 요한은 할 말이 없었습니다.
“세례자 요한도 감옥에서 예수님을 의심했지. ‘당신이 정말 그분입니까?’라고 물었어. 그가 기대한 메시아는 강력한 심판자였을 거야. 그런데 예수님은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셨어. 지금 여기 감옥에서 진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어. 네가 성공했을 때의 예수님이 아니라, 실패하고 무너졌을 때도 함께하시는 예수님 말이야.”
신부님 말씀은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날 이후 그는 새로운 마음으로 기도하며 ‘제 뜻대로 해주세요’가 아니라 ‘당신 뜻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며 변하려고 애썼습니다. 글을 못 쓰는 수감자들을 위해 편지를 대신 써주었습니다. 가족,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 사과의 편지. 매월 수십 통의 편지를 대신 써줬습니다.
어느 날, 한 젊은 수감자가 말했습니다. “형님 덕분에 엄마와 화해했어요. 형님이 써준 편지를 읽고 엄마가 10년 만에 처음 면회 오셨어요.” 그러자 요한은 자기 안에서 예수님이 활동하고 계심을 깨달았습니다.
또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아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사람들을 도왔습니다. 그들의 빨래를 해주고, 식사를 챙겨주고, 말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70대 노인 수감자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왜 이렇게 나 같은 사람을 돌봐주는 겁니까?”
그러자 요한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찾고 있거든요. 그분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로부터 3년이 지났습니다. 출소를 앞둔 요한은 신부님께 다시 편지를 썼습니다. ‘3년 전, 제 질문을 기억하십니까? 하느님은 정말 계시느냐에 대한 답을 드디어 찾았습니다. 계십니다. 그분은 제가 생각했던 곳이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계셨습니다. 하느님이 제 사업을 살리시고, 제 가정을 회복시켜 주시길 바랐지만, 하느님은 더 큰 것을 주셨습니다. 당신을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제가 편지를 써준 수감자들은 가족과 화해했고, 제가 돌본 노인들은 존엄성을 되찾았습니다. 교만하고 이기적이었던 제가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부님의 충고를 귀담아듣고, 올바른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예수님을 찾고 있습니까?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예수님? 내 소원을 들어주실 예수님? 나를 성공시켜 줄 예수님? 그런 예수님만 찾고 있다면, 우리는 우리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실망하고, 상황에 따라 신앙을 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이 예수님 사랑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게 기도하고, 특별헌금을 통해 자선을 실천합니다. 물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영적인 도움도 필요합니다. 사회적 약자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그들을 존중하는 말을 사용하며, 경청, 공감, 자원봉사, 후원, 시간 나누기 등의 방법으로 자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성탄절이 10일 남았습니다. 장례미사 복음에 나오는 마태오복음 25장 내용,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에게 해준 것이 곧 내게 해준 것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잘 실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애써야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성탄절에는 아주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