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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의 고장 봉평은 초가을인 9월이면 절정에 이른다. 곳곳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메밀꽃 때문이다. 이 때에는 효석문화제를 비롯해서 메밀꽃 축제가 열리므로 작은 마을이 외지인으로 북적거리기도 한다. 소금을 뿌려놓은듯 순백색의 메밀꽃이 온 들녁을 가득 메워놓은 그림같은 풍경에 취하기 위해서다.
- 이효석문확관에서 내려다본 봉평의 모습 -
봉평에서 메밀꽃과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은 크게 세군데다. 하나는 가산공원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가산 공원에서 다리건너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곳이며 다른 하나는 이효석문확관에서 훤히 내려다 보이는 들판이다. 봉평까지 왔다면 이들 세곳에서 모두 메밀꽃 향기에 취하고 볼 일이다.
- 메및밭에 외로이 서 있는 원두막 -
봉평은 메밀꽃의 계절인 가을 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더위를 즐길 수 있는 흥정계곡이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흥정계곡에는 그 유명한 허브나라도 자리잡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휘닉스파크와 평창무이예술관 그리고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흥정계곡과 허브나라, 이효석문학관 등이 봉평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 메밀꽃 대신 눈꽃으로 가득한 봉평 -
그럼 겨울의 봉평은 어떨까? 사실 그동안 내가 봉평을 찾았던 것도 여름과 가을 뿐이었다. 메밀꽃도 없고 더위를 즐길 때도 아닌 겨울 봉평의 모습은 도무지 상상하기 어려웠던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평창을 찾은 김에 봉평까지 들러보기로 했다. 겨울 속의 봉평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 인적이 드문 겨울의 봉평 -
겨울의 봉평은 고즈넉했다. 조용하고 다소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인적도 드물었고 이따금 차들만 지나갔다. 하긴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였으니 봉평이 아니라 그 어디라도 사람 구경하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그래도 메밀꽃 밭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눈꽃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도 아니었으면 그저 평범한 시골길에 불과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물레방앗간 -
이번에 봉평에서 발견한 것이 있다면 이전에 설치되어 있던 물레방앗간이 길 건너편으로 이동했다는 점이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물레방앗간과 함께 봉평을 축소시켜 놓은 미니어쳐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시설들은 없어지고 덩그러니 물레방아만 옮겨 놓았다. 그리고 원래 있던 자리에는 음식점이 들어섰다. 봉평에서 작은 볼거리가 없어졌다는 생각에 아쉽기만 하다.
- 메밀전문음식점 풀내음 -
봉평에 가면 꼭 들르는 식당이 있다. 풀내음이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먹어본 메밀전병의 맛을 잊지 못해 자꾸 찾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밥때가 맞지 않아 한바퀴 둘러보는 것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메밀꽃은 없고 눈꽃만 흐드러지게 피어나던 겨울의 봉평을 다시 찾아가야할 이유가 남겨진 셈이다.
- 고즈넉한 이효석문학관 산책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