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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복수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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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 지친 몸 달래주는
- 여름 보양식으로 제격
- 피부노화 예방에 효과
- 장복으로 위암치료 소문도
- 활동성 좋아 탱탱한 육질
- 수육은 고소하고 쫄깃
- 야채육수에 살짝 담가먹는
- 복 샤부샤부도 인기메뉴
"아 시원하다."
뜨거운 국물이 목젖을 타고 넘어가면서 연신 감탄사가 나온다. 여름 보양식 별미로 깊은 국물맛과 해장 효과가 뛰어난 '복국'을 먹는 이들이 많다. 복어는 참복과 졸복, 까치복, 은복으로 나뉘는데 참복이 가장 고급재료로 꼽힌다. 국내에서 잡히는 상당수 까치복과 참복은 외국으로 수출된다. 대부분 복어는 작고 두툼한 주둥이에 몸통은 배불뚝이 모양이다. 크기도 엇비슷하지만 졸복은 10㎝안팎으로 작고 앙증맞다. 부산에서 졸복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은 많지 않다. 그래서 졸복맛을 즐기는 이들이 찾는 곳이 연산동 '통영졸복'이다.
■독성많고 작지만 맛나는 졸복
복 샤부샤부- 복 샤부샤부 야채를 건진 후 육수에 복회를 담가 먹는 모습. |
'통영졸복'은 점심때 예약하지 않으면 발걸음을 돌려야 할 정도로 붐빈다. 식당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음식 맛으로 소문나 있다. '통영졸복'의 대표메뉴는 식당 이름대로 통영에서 가져오는 졸복 요리다.
사실 졸복은 작고 볼품없어 30년전만해도 먹지 않고 버릴 정도였단다. 바다낚시꾼들에게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떼로 몰려다니면서 미끼를 따먹거나 목줄까지 끊어 놓고 달아나기 일쑤기때문이다. 잘해야 10㎝ 안팎인 졸복은 다른 복 종류보다 강한 독을 품고 있다.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은 피와 내장, 껍질, 눈에 주로 들어있는데 조금만 잘못 먹어도 입술과 혀가 즉시 마비된다. 졸복의 강한 독 때문일까. 한때 졸복을 누룩 나무와 넣고 고와 일주일간 장복하는 민간요법으로 위암을 치료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통영졸복' 제영신 대표는 "졸복으로 위암을 극복했다는 사람도 있지만 맹신하면 안 된다"면서도 "졸복 껍질이 전립선 비대증이나 피부노화 예방에는 좋다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졸복맛이 일품이고 건강에도 좋지만 이를 취급하는 음식점이 적은 이유는 자연산이라 물량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 대표는 IMF 외환위기 전 대우실업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평소 통영에서 즐겨 먹던 졸복을 주 메뉴로 식당을 1998년 열게 됐다. 제 대표는 "처남이 통영에서 수산시장 중매인을 하고 있어 졸복을 구하기 쉽다"며 "통영에서 부족하면 여수, 완도, 장항 등에서 물건을 구해준다"고 설명했다. 주방은 복요리자격증이 있는 부인 강덕미 씨가 맡고 있다.
■졸복 수육, 탄력있고 감칠맛 나
졸복은 독성이 많은 만큼 다른 복보다 손이 많이 간다. 크기가 작은데 내장, 알, 눈, 피를 일일이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에 1시간 정도 씻어야 독이 빠진단다.
이 집의 대표 음식인 졸복 수육은 육수에 복어, 미나리, 콩나물, 파, 마늘을 넣고 끓이는 게 기본이다. 미나리는 줄기가 얇고 잎이 신선한 것만 골라 큼지막하게 썰어 들어간다. 복은 지방질이 거의 없는 생선이라 살짝 밑간만 할 뿐 양념을 최소화해 복어 본래의 맛을 살렸다. 작고 통통한 졸복은 모양만 봐도 먹음직스럽다. 잘 익은 졸복 수육을 한입 베 먹자 고소하고 쫄깃했다. 졸복이 다른 복보다 크기가 작지만 활동성이 좋아서인지 육질은 한층 탄력 있고 씹는 맛이 좋은 것 같다. 특히 자연산이다 보니 졸복의 껍질에서 수분이 빠지는 속도가 늦어 고기의 신선도가 높다. 졸복은 잔가시가 많은데 의외로 발라먹는 재미가 있었다.
제 대표는 "사실 졸복은 삶으면 뼈가 연해지므로 뼈째 먹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지만 혹시나 목에 잔가시가 걸려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뼈는 가능한 먹지 않는 게 좋다"고 밝혔다. 졸복과 알싸한 향취를 내는 미나리를 함께 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난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 복 샤부샤부에는 밀복이나 참복이 주로 사용된다. 일반적인 복 샤부샤부와 달리 주인장의 정성이 깃든 메뉴다. 버섯, 콩나물, 미나리 등 싱싱한 야채를 먼저 푹 데쳐 진한 육수를 낸 후 복회를 잠시 담가 먹는다. 복회는 살짝 데치다 보니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했다. 야채와 복회를 다 먹고나니 육수 밑바닥에는 찹쌀이 깔렸다. 육수와 찹쌀을 함께 떠먹으니 죽처럼 든든하다. 찹쌀이 들어있었는데 육수 국물이 텁텁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밑반찬도 깔끔하고 샤부샤부용 야채가 부족하면 알아서 더 갖다준다.
식당은 연산로타리 목화예식장 근처 골목으로 70m 정도 들어가면 있다. 가격(3인 기준)은 복수육의 경우 졸복 10만 원, 졸복·밀복 8만 원, 밀복 8만 원이다. 복불고기는 6만 원, 복샤부샤부는 6만 원으로 찹쌀죽(1인 3000원)은 별도로 내야 한다. (051)868-7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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