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래, 조심해서 가고, 내일 또 보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형석(가명·47) 씨의 일상은 이러했습니다.
어린이집 통학버스를 몰면서 아이들과 인사를 나눴지요. 덕분에 가정도 남부러울 것 없었고,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이 씨는 그 일을 꽤나 좋아했습니다.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다가 아이들을 좋아하고, 운전도 잘해
승합차를 사게 된 것입니다. 벌이는 넉넉하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최선을 다했습니다.
평소 밝고 성실한 40대 가장
'이웃들 온정'이 그나마 위안
부인 순미(가명·42) 씨도 주부로서 중학생 아들과 남편 뒷바라지에 열심이었습니다. 그런 부모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아들도 바르고
공부도 썩 잘했습니다.
이런 행복은 지난달 6일 깨졌습니다. 형석 씨가 새벽에 이상증세를 보인 것입니다. 갑자기 숨소리가 거칠어지더니 이내 형석 씨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뇌출혈이었지요. 지금도 형석 씨는 눈을 뜨지 못한 채
병원에 누워만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요. 하루아침에 가정의 행복은 깨졌고, 또 다른 고통이 이 가족의 삶을 짓눌렀습니다.
수술비는 고스란히 가족의 부담으로 돌아 왔습니다. 형석 씨는 열심히 일했지만, 경기가 안 좋은 탓에 소득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가족이 살기에도 빠듯한
마당에 돈을 모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여기 저기 친척과 지인에게 돈을 빌려 보았지만 다들 형편이 어려워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나마 형석 씨 가족이 한숨 돌릴 수 있었던 것은 이웃 덕분입니다. 평소 밝고 부지런하던 형석 씨의 입원 소식을 접한 이웃들은 형석 씨를 돕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뛰어 주었습니다.
통장님은 형석 씨를 돕자는 의견을
모아 서명지를 만들어
사회복지기관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형석 씨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도 운전기사 아저씨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성 덕분이었을까요. 얼마 전 형석 씨가 다시 눈을 떴습니다. 아직
대화를 하거나 사람들을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가족들은 가장이 눈을 떴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늘에 감사해 합니다.
최근 아들도 어머니의 부담을 덜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계속 병원에 있는 어머니가 힘들지 않게 집안일도 스스로 하고, 공부에도 더 열심입니다. 동주민센터에 장학금도 신청해 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엄혹했습니다. 지금껏 생계를 꾸려오던 형석 씨의 질병과,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는 병원비 부담은 가족들을 계속 한숨짓게 만듭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이 가족이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으려면 주변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어서 빨리 형석 씨가 병석에서 털고 일어나 다시 운전대를 잡는 날이 오도록 사랑을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박승훈 사하구 하단1동주민센터 051-220-5164.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열매 051-441-9423~4.
△지난 19일 자 영애 씨 이야기 58명의 후원자 193만9천 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5일자 현우 씨 이야기
정말 많은 분이 현우에게 힘을 보태 주셨습니다. 일주일 동안 110명의 후원자가 509만 원의 성금을 보내 주셨습니다. 돈은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는 데 쓸 것이랍니다.
만약 이 빚이 해결되지 않았더라면 당장 이번 달부터 나올 정부 지원금마저
압류가 될 뻔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천만다행입니다.
성금 외에도 사연을 보고 많은 분이 후원에 나서 주셨습니다. 매달 장학금을 주시겠다는 분, 4년간의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시겠다는 분이 계십니다. 성적이 많이 떨어진 동생
학원비를 대겠다는 분도 있습니다. 현우는 그동안 포기했던 공부를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3학년이라
입시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남들보다 더 간절한 만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현우는 훌륭한 사람이 돼서 은혜를 사회에 돌려주고 싶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