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시작은 설레인다
이번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래도 한번 해본 경험이 있으므로
지난번 보다는 잘 하겠지?
이번엔 저번에 못다한 땅끝까지만 가야지...
1주일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많았다
시작전에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어서
계획한 날짜에 출발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이 여러 일들을 마무리 하고
드디어
2005년10월 26일 꼭 같이 동행하고 싶다는 친구한명과 같이
사상터미널에서 9시 30분에 순천행 버스를 타고
씩씩하게 출발했다
전국적으로 비가온다는 일기예보와 함께
부산지방을 비롯한 다른 지방에는 비가내렸지만
순천에는 날씨도 적당히 선선해 주었고
가게에는 현상기가 좀 말썽을 부리고는 있지만
막내가 잘 해줄거고
이번에도 신덕이가 매일 저녁 전화로
격려와 사랑방에 중계를 해준다고 하니
떠나기 전부터 용기와 힘이 불끈 솟아나고
걱정을 하려면 끝도 없겠지만
이순간 만큼은 오직 도보여행의 즐거움과
이렇게 항상 같이 동행해 주는 신랑에게
감사함만 가슴에 간직한채 설레이는 마음으로
순천에 11시50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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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외곽을 흐르고 있는 동천뚝길을 따라서
순천만 갈대밭을 향해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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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옆 고수부지에는
체육공원과 각종 곡식들을 심었었는지 이제는 수확이 끝나고
메뚜기, 여치, 사마귀들이 풀섶에서 자유로이 폴짝거리고
고추잠자리는 예쁘게 핀 코스모스위로 한가로이 날고 있었다
사진도 찍고 상큼한 공기에 심호흡 크게 한번 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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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로로 들판을 가로 질러가다가
마을앞으로 돌아서도 가다가 볼거리위주로 걸어본다
도사-금전-신석-동편-서편마을-대대포구를 지나 2시쯤에
순천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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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은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갈대밭(약 27만평)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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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조금 이른철인지 갈대꽃이 확 피지는 않았지만
누렇게 익어서 고개숙여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너른 갈대밭에 햇살이 눈부시다
아직은 좀 굳어있는 다리의 근육이 한순간에 풀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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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밭끝에 갯벌이 있다.
썰물때가 되었는지 순천만 전체가 갯벌이다.
뻘흙이 어찌나 고운지 .....
물이 나가면서 남겨놓은 흔적위에
각종 조개, 게는 물론 짱뚱어들이
기어다니며 그려놓은 그림들또한 한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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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숭 뚫어놓은 구멍속으로
손을 집어 넣으면 무엇이든지 달려 올라 올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곳은 철새들의 지상낙원이다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었다면 금상천화인데
아직은 때가 이른 시간이라....
아저씨들이 모여있길래 가 보았더니
이고장 특산물인 짱뚱어를 무척이나 많이 잡아 놓았다
언젠가 TV에서 보았던 훌치기 낚시법으로...
아무 미끼도 없이 갯벌 위에서 노는 짱뚱어를
낚아 채듯이 낚시바늘로 찍어낸단다
일반인은 흉내조차 낼 수 없다.
순천만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단다
일출은 순천만을 감싸고 있는 서쪽 반도인 화포에서...
일몰은 동쪽끝에 있는 와온마을에서....
갈대숲사이를 달리는 유람선 한척...
"허수아비 들녘축제"로 길옆에 늘어선 허수아비들....
평화로운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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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의 군무가 시작하는 때를 맞추어
여유로운 시간을 마련해서 다시 한번 찾아야 겠다
오늘은 별량에서 하루를 마감하기로 하고
짧은 겨울해가 걱정되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열심히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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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원 공룡 박물관 >
*** 방원공룡공원은 폐교를 활용하여 개인이
30여년간 수집한 자료들을 정리하고 보충하여 박물관을 설립했다고 한다.
각종 공룡의 모형들과 자료 그리고 화석을 모아두고
각종파충류의 전시와 참여자들의 파충류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도록
사진찍기 만져보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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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온 마을들의 가을 풍경들 >
장산- 학서- 진목-방원박물관-상대- 풍류-동막- 신송마을거쳐
4시30분쯤 별량면에 도착했으나 숙박할 곳이 없다
이곳에 하나밖에 없는 2번 국도변에 있는 모텔은
평일이어서 인지 정기휴일 이란다
벌교까지 가기는 너무 늦었고 망설이고 있는데
"목원"이라는 플랭카드가 보인다
차와 식사 민박이라는 반가운 문구가 눈에 확들어왔다
전화번호는 없고 화살표만 있기에 화살표대로 따라가 본다
저수지 옆이라는 글따라 가보았지만
간판만 간간이 세워져 있을뿐 건물은 보이지가 않았다
둘레가 꽤 넓은 "운천저수지"를 거의 다 돌았지만 건물은 없다
시간은 흘러 7시가 넘었고 주위는 어두워져 지척을 분간 할 수 없었다
주위에 마을도 없고 지나가는 차도 없고 난감했다
멀리 2번 국도를 달리는 차들의 불빛을 보고 걷고 있는데
마침 지나가는 자가용이 있기에
세웠더니 순천으로 퇴근하는 군인장교 차였다
이 주변에는 숙박시설이 없었으므로
순천까지 다시 나가기로 했다
군인 아저씨차로 순천 터미널옆 모텔 까지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오늘은 이렇게 하루를 마감했다
첫날이었지만 7시간 30분동안 약 28Km를 걸었다
좀 무리였는지 같이간 친구의 발에 물집이 크게잡혔다
끝까지 같이 갈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이 된다
첫댓글 사진이랑 같이 보니 더욱 실감난다. 항상 도전 하며 사는 친구야,부럽다.
정옥아~~~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너 사진 배우기 정말 잘했다. 덕분에 우리들 앉아서 좋은 구경하고 고마워^^*
정옥아 덕분에 항상 여행 잘하고 있다 부지런한 친구야 고마워
가을에 물 든 친구, 정옥아! 너 이름은 가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