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구글 지도에서 우연히 발견한 뜨위천 가든Tweechol Botanical Garden은 호라이즌 빌리지Horizon Village & Resort란 리조트에 붙어있는 (내부 순환 셔틀을 운영할 정도로) 넓은 정원인데, 별도 입장료를 받고 외부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창프억 터미널에 가서 도이사켓 가는 노란 썽태우를 찾아 뜨위천 앞에서 내려달라고 했더니 어딘지 모르는 눈치다. 안 간단다. 아니, 가는 도중에 길가에서 내려주면 되는데? 지도를 보여주며 여기서 내려달라고 하는데, 옆에 있던 다른 기사가 리조트 앞에 내려주라고 알려준다. 아, 정원보다 리조트가 더 유명한 거구나.
시내를 벗어나 꽤 달렸음에도 차비는 20바트만 받는다. 큰길 바로 옆에 리조트 입구가 있고, 조금 걸어 들어가니 제복 입은 사람들이 어디 가냐고 묻는다. 부페 찾아오셨어요? 어라, 부페 얘긴 못 들었는데 정원 보러 오는 사람보다 부페 오는 사람이 더 많은 거야? 알려준 방향으로 조금 더 들어가니 매표소가 있다. 입장료는 일인당 86밧, 셔틀은 무료고, 별도로 골프카트 350밧, 자전거 렌트 86밧, 그리고 뭐 패들보트와 수영장도 (돈내고)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셔틀 버스 타고 한 바퀴 돌아본 다음에, 걸어서 다시 한 바퀴 돌았다.
과연 예쁘게 관리가 되고 있는 아름다운 장원이었다.
이름이 식물원이지만 안에는 어린이 놀이터도 있고 작지만 동물원도 있다. 사왓디카를 외치는 앵무새가 있다고 해서 찾아봤지만, 실패. 앵무새들이 다들 과묵해~
구경을 마치고 가든 입구에 있는 커피하우스에서 많이 늦은 점심을 먹고,
카드를 안 받는다기에 시험 삼아 스캔 결제(GLN)를 해 봤다. 5년 전에는 없던 큐알 결제가 (현지인들은 사깬이라고 한다) 보편화 되었다고 해서 국내 업체인 GLN 앱을 깔고 만반의 (?) 준비를 했는데, 막상 우리가 방문한 즈음에는 (개인사업자들의) 개인 통장을 이용한 큐알 결제가 막힌 다음이라 이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카드를 받는 곳은 당연히 카드를 썼고 (수수료 0%), 카드는 안 받고 (마크로나 시장 내 일부 점포들처럼) 스캔은 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현금 들고다니는 김에 대부분 현금을 썼다. (국내에서 우리은행 50% 우대로 환전하면 1%, 현지 ATM에서 한 번에 20,000밧이나 25,000밧씩 출금하면 0.9 ~ 1.1%가 나가는 데 비해, GLN 수수료는 1.5% 정도. 물론 스캔이 현금보다 편리하기는 하다.)
큰길 건너가서 노란 썽태우를 기다리고 있자니 빨간 썽태우가 하나 지나간다. 손을 들었더니 설까말까 망설인 듯, 먼 곳에 멈추어 선다. 창프억 터미널에 (타면서 창프억 가냐고 물어봤다) 내려주더니 (2명분) 80밧을 달란다. 아까 갈 때는 노란 썽태우 타고 20밧씩 줬어. 그건 노란 썽태우고 우린 빨간 썽태우야. 빨간 썽태우라고 다 택시는 아니고, 노란 썽태우라고 다 버스는 아니지만 어쨌든 흥정 없이 탔으니 약자다.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1월 26일
어제는 이모님이 산캄팽 온천 축제 정보를 물어다 주셨다. (숙소 영사관 교회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시더니 어느새 우리에게 정보를 알려주시게까지 되었네!) 원님만에서 온천까지 무료 셔틀이 운행중이라며 가보라고 강력 추천하시는 바람에 온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우리 부부가 모처럼 온천을 방문하게 되었다. (정작 추천하신 본인은 온천 대신 교회를 가심)
홍보는 원님만으로 했지만 실제 출발 장소는 원님만에서 꽤 떨어진 곳에 있는 원님만 외부주차장, 우리 숙소에서 마야몰 사이에 있는 월화 야시장이 열리는 바로 그곳에 셔틀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은 롯뚜가 아니고 썽태우. 우리까지 한국 사람만 다섯 명이 타고 갔다.
온천 입장료는 100밧, 그런데 (표 파는 부스에는 외국 어린이 50밧, 외국 성인 100밧이라고만 적혀 있는데) 다른 쪽에 시니어 50밧이라고 글씨가 보인다. 여권을 꺼내면서시니어라고 외쳤더니 여권은 보지도 않고 50밧짜리를 끊어 준다. 이 티켓은 지역 입장료라고 할까, 들어가서 족욕은 무료지만, 개인탕이나 수영장에 들어가려면 별도로 요금을 내야 한다.
다들 하는대로 달걀 바구니를 사서 뜨거운 온천물에 삶고,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가게에서 솜땀을 한 접시 사다가
조금 덜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서 즐기다가
셔틀 돌아가는 시간에 맞춰 나왔다.
셔틀을 타고 돌아오다가 중간에 내려서 커피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찡짜이 시장까지 걸어갔다.
치앙마이 유명한 카페들도 출장나왔다고 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원두를 사고 북적이는데, 커피 맛을 잘 모르는 우리는 그냥 눈으로 구경하고 시음 몇 번 하는 걸로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