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230배 넘었다… ‘제2의 에코프로’ 엔켐에 3000억 베팅한 개미들
올해 들어 310% 급등한 엔켐
美 FEOC 발표로 수혜 기대감 커져
PER 56배→230배 뛰어.. 애널리스트 의견 안내
’잠재 매물’ 전환사채 등도 수천억원 규모
강정아 기자
입력 2024.02.22. 06:00
코스닥 상장사 엔켐(318,500원 ▼ 8,000 -2.45%) 주가가 올해 들어 고공행진 중이다. 다른 이차전지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약세인데, 이차전지 소재인 전해액을 제조·판매하는 엔켐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310% 급등했다. 시가총액 역시 작년 말 코스닥 시장 내 상위 39위에서 4위로 뛰었다. 지난해 이차전지 테마 열풍을 이끈 에코프로에 이어 ‘제2의 이차전지 주도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속적인 상승으로 현재 주가가 적정한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켐은 전날 3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작년 말 주가가 7만95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300% 넘게 주가가 치솟았다.
엔켐 조지아 공장 전경. /엔켐 제공
엔켐 조지아 공장 전경. /엔켐 제공
엔켐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올해 들어(1월 2~2월 21일) 개인은 엔켐 주식을 293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엔켐은 코스닥 시장 종목 중 개인 순매수액 1위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40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276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가 엔켐으로 몰린 이유는 지난해 연말 미국이 발표한 전기차 세제 혜택 정책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1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외국 우려기업(FEOC)’ 지침 초안을 발표했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생산한 전해액을 사용해 만든 전기차는 올해부터 세액 공제 혜택이 없다. 이에 국내 전해액 업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엔켐은 국내 전해액 생산 1위 기업이다. 글로벌로는 중국의 광저우 틴치머티리얼즈, 캡켐, 궈타이화룽에 이어 4위다. 이에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세계 1위인 엔켐이 FEOC 지침의 대표적인 수혜 종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엔켐은 SK온, LG에너지솔루션(413,000원 ▲ 6,000 1.47%)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 전해액을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가 과열되면서 가격 거품이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엔켐 실적은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1~3분기 엔켐의 매출액은 1455억원, 1170억원, 1105억원으로 매분기 오히려 뒷걸음질쳤고, 영업이익도 149억원, 75억원, 6억원을 기록해 분기가 지날수록 급감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주가수익비율(PER)도 21일 기준 230.09배로 높은 편이다. 작년 말 56.03배였던 PER이 약 두 달 만에 4배 넘게 급등했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눠 주가가 기업이익 대비 적정 수준인지 알려주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PER 30배가 넘으면 고평가됐다고 본다. 코스닥 시장 1689개 종목 중 엔켐의 PER 순위는 지난해 936위였으나 21일 기준으로는 34위까지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7월 이후로 엔켐에 대한 보고서를 내지 않고 있다.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우려도 있다. 엔켐은 현재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 108억원 규모의 7·8·9회차 미상환 전환사채(CB)가 있다. 전환가액은 2만7000원(7회)·2만8500원(8·9회)이다.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약 12배 정도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CB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작년 발행된 11·12·13회 CB 역시 오는 5~7월부터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해진다. 전환가액은 각각 7만3305원·6만8048원·7만711원으로 현 주가의 4분의 1 수준이다. 발행된 모든 CB 물량을 합치면 약 2000억원에 달한다. 일정 조건에 따라 현금으로 상환할 수 있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인 상환전환우선주(RCPS)도 지난달 말 기준 112만3993주가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엔켐에 대해 ‘포모’(FOMO·놓치는 것에 대한 공포) 현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오르는 종목만 계속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투자자들도 그런 종목 위주로 몰리는 모습”이라며 “‘포모’ 현상에 유의하고, 이익개선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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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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