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6일(수)
아침에 회사 동료들과 약속이 있어서 새벽같이 나가서 놀기 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콩밭에 가 있었다.
돈들여서 노는것 보다 텃밭에 가는 게 더 좋은걸 뭐~ㅎㅎ
행사를 마치자 말자 옆지기와 통화해서 서둘러 밭에가니 오후 3시반이다.
최근 한참동안 비가 없고 메말라 텃밭의 작물들이 모두 힘들어하고 있기에 물이라도 주러 가는것이다.
(애완동물을 키우면 데리고 다니지 않는한 먹이때문에 장거리 여행을 못한다더니, 비가 안오니 작물들이 목말라 괴로워 하는게 떠올라 시간만 나면 밭에 가야 한다.)
지난 주말에 예초기로 깨끗하게(?) 단장을 한 밭 주변, 더벅머리가 몇년만에 이발한 날처럼 마음이 개운하다.
고추밭과 조선오이는 유기물 멀칭을 하긴 했지만 잡풀(바래기)이 너무 빨리 자라 고추 바로 밑을 제외한 주변은 모두 풀밭이다. 이일을 어찌할꼬?
지난 6월 2일 보리수나무의 열매 모습(위 사진)인데 나흘만에 열매가 많이 익었다(아래사진)
익은 열매를 따서 첫 수확이기에 이웃집에도 좀 권하긴 했는데 새콤한 맛이 정말 강하다.
이걸 어떻게 맛있게 먹는 방법이 없을까?
내 생전 보리수 열매는 처음 먹어보았다. 아니, 이런 열매가 있는지도 몰랐으니..^^
딸기도 이제 끝물을 보이고 있다.
학창시절 현충일날 충혼탑 참배를 하고 고산의 딸기밭에 딸기를 사먹으러 갔었는데 그때도 현충일날 정도쯤이면 딸기가 끝물이었다. 정식 수확이 거의 끝난 끝물이었기에 학생들의 가벼운 용돈으로도 딸기를 많이 먹을수 있었던것 같다. 요즘은 딸기가 2~3월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노지 딸기철인 5월경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딸기가 잘 안보이는 것을 보면 유통되는 대부분의 딸기가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것이리라.
하우스에서 재배된다고 하면 대부분 화석연료를 사용해서 농사를 짓는 것이니 사람들의 욕심(기호?)를 위해 한정된 지구 자원을 함부로 쓰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컨테이너 옆의 뽕나무 세그루에는 3년만에 오디가 조금 열려서 땄다.
그런데 '뽕나무이'라는 벌레가 조금 있어서 잘 씻어 먹어야 한다.
나무가 어려서 양이래야 얼마 되지 않지만 씻어서 입에 넣어보니 어릴적 시골에서 먹던 오디맛 그대로이다.
몸에는 참 좋을듯한 맛이네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네?--> 이거 유행 지난 말인가? 고뤠??? ㅎ~!
아무리 머리가 나빠도 어릴적 먹던 음식의 맛은 잘 잊혀지지 않는가보다.
이웃 윗댁에서 수확했다며 매실을 조금 가져오셨다.
매실이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이웃분이 직접 키운 것이니 고맙게 받긴 받았는데 나는 뭐 드릴만한게 없다.(ㅡ,.-);;;
매실을 20KG쯤 더 구해서 장아찌도 담그고 효소도 담궈야겠다.
고추밭 주변에 김을 매다보니 5월 26일 파종한 옥수수가 이렇게 싹이 나 있다.(파종 후 11일째)
토종 울콩도 잘 자라고 있다.
(4월 14일 파종했으니 근 50일 만에 이렇게 자랐다. 그러고 보니 별로 잘 안자란 것 같다.)
고추밭 유기물 멀칭한 곳은 열흘정도 전에만 해도 그런대로 보기가 괜찮았는데 바래기풀이 워낙 빨리 자라서 위험한듯 하여 또 다시 신문지로 멀칭을 해 줬는데 어떻게 될지 관찰을 해 볼일이다.
요즘은 날이 길어서 밭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여덟시 넘어까지 일하고 라면 끓여먹고 집에 돌아오니 아홉시 반이 넘었다.
땀에 절은 몸이 샤워를 하고 나니 날아갈것만 같다.
(6월 6일 텃밭일기 요약)
1. 고추, 조선오이, 토종 울콩 신문지 멀칭(한국경제신문, 전자신문)
- 고추와 오이가 경제면, IT관련한 지식에 밝아질듯^^
2. 채소밭 물주기(스프링클러)
3. 오디, 딸기, 보리수(왕보리수?) 수확
4. 땅콩이 꽃이 피기 시작했다 : 자방이 내리면 흙을 북돋워 주어야 한다.
5. 며칠만에 완두 꼬투리가 시들어 가는 것이 많이 발생했다. 완두도 끝물인가?
(하려고 했는데 못한 일)
1. 오이망 치기
2. 옥수수 2차 파종
3. 메주콩 파종
4. 땅콩밭 김매기(거의 다 했는데 해가 져 어두워서 일부를 못함
(내가 뭐 한석봉 엄마도 아니고 어두운데 할 순 없잖아?^^))
5. 차조기 옮겨심기
6. 나무화분 만들기(이건 딸기를 옮겨 심을 것이니 딸기 수확이 끝난 장마철에 소일거리로.,..)
첫댓글 농작물은 부지런한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큰다는데 밭골에 저리 잡풀이 많아서리... 게으른 농부 같으니라고.. ㅋㅋ 당분간 뵙기 힘들겠네요 도망다니느라...ㅋㅋ 매실 이번주에 수확합니다. 좋은 걸로 골라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오이망 치는거 고추지줏대 좀 긴거는 2m짜리가 있더라고요 그걸로 ㅅ자 모양 세개 네개 만들어 연결하면 되던데(인터넷 참고했음).. 닭장도 만들어서 유기농계란 함 생산해보십시오 인기있는 아이템이 될 듯한데요 ㅎㅎ
좋은 매실 보내준 덕분에 효소 담그고 장아찌도 5kg정도 담궜습니다. 감사^^
장아찌 만들때 씨를 추려낼 때 옆지기가 하는 것을 보니 매실을 그냥 눕힌 상태에서 그 위에 식칼을 눕혀서(평평하게) 대고 그 위를 나무 몽둥이 같은 것으로 적당한 힘으로 가격하니 매실에 금이 가는데 그걸 손으로 분리시키면 씨앗과 분리가 아주 잘 됩니다. 집사람만의 비법인듯 한데 몇번 하다보면 어느 정도의 힘으로 하면 될지 대충 감이 올것이오.
오이망 칠 나무는 앞산 대나무밭에가서 좀 가는 대나무 몇개 베어와서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닭장은 사람이 일주일에 한번밖에 안가니 지금으로는 곤란할듯 하나 몇년안에 한번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할려고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고 하던데 형님은 정말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밭작물을 관리 하시네요. 저 형님 글 찾아서 다 읽고 있습니다 주말이 기다려집니다 마나 자랐는지...
저도 어제 집에서 키우는 토마토.고추.상추를 출퇴근 하면서 인사하는데 재미있습니다
왜그런지 회사 다니며 돈버는 것보다 이게 재미가 있네?
생각 같아서는 당장 회사 그만두고 이일로 나가고 싶지만 아무래도 회사 다니는것만큼 벌 방법이 힘들것 같아서 참고 있지^^
월급 반만 이라도 소득이 나오면 한번 해 볼껀데 ㅎㅎ...열심히 해 보게나, 나야 원래 어릴적에 일곱살에 시골에서 떠났으니 농사에 대한 향수같은것은 없지만 왠지 이 일이 재미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