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심
보양식이란 무엇인가 ? (2)
녹혈의 효과는 그럼 정말 있는걸까요?
칼륨과 광물성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 어 예로부터 강장효과가 뛰어난 영약으 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을 이야기하자 는 것이 아니니 이쯤하고, 암튼 보양의 의미로 지금도 알만한 많은 사람들이 녹혈을 정기적으로 섭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쯤에서 우리는 보양의 의미를 무엇에 두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말 그대로 여러가지 이유로 허약해진 몸의 생기를 음식으로 보하여 되돌려주는 것이 보양입니다. 약으로 치료하기 보다 음식으로 부족한 것을 보충하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이유 로 사람들은 일반적이지 않는 음식을 먹습니다. 그 보양의 의미가 남자에 이르면 묘하게 뉘앙스가 달라지지요.
보양식은 강장제라는 등식 말입니다.
그러나 보양식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어린이가 성장하면서,여인이 출산을 하 면서,노년에 이르러 몸이 쇠약해지면서,
긴 병의 회복제로, 약식동원이라 해서 보양식으로 부족한 곳을 채우고 기를 돋우는 것이 진정한 보양식입니다.
그러니 사람마다 다를 밖에요.
너에게 좋은 것이 내게 좋을 수는 없고, 내가 싫어하는 것이 타인에게는 보약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나는 인삼과는 상극입니다. 인삼차 한 방울이라도 마 시면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쿵쿵쿵... 난리가 납니다. 그런데 홍삼은 괞찮다 는 것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유기물에는 그것만이 가지는 독특 한 물질이 있는데,우리의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것을 기미라고 말합니다. 본연의 맛,고유한 성질이기도 하고 완성된 음식이 주는 딱 떨어지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전라도 음식에서 개미가 없네 라고 하면 1% 맛이 부족하다는 뜻입니 다.
요즘의 식재료에는 그 기미가 많이 사라 졌습니다. 언젠가 먹거리가 넘쳐 입맛 이 달라졌다고 우기는 사람들과 함께 유기농 농원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그 곳의 모든 농산물은 일체의 농약을 주지 않고 키우는데, 참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내가 어릴 때 시장에서 보 았던 채소들의 원형이 거기 있었습니다. 가시가 많고 못생긴 오이며 비틀린 가지와 작은 당근, 벌레먹은 깻잎이며 상추들... 실제로 벌레들이 드글드글 하더군요 . 그러나 야외의 식탁에 앉아 맛본 그 채소들이 주는 충격은 상상 이 상이었습니다. 우리가 잊어 버렸던 채 소의 고유의 향과 맛이 단번에 살아나며
"이 맛이야 !! "
저마다 소리쳤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지금 먹고있는 대부분의 식재료는 본래의 기미를 잃어버린 허울 좋은 껍데기들이라는 현실을 깨닫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더 보양식을 찾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칼로리만 늘어난 음식들을 먹으며 느끼게 되는 허전한 부족감이, 경쟁하듯이 별별 영양제며 건강보조제를 찾게 만들 지요. 진정한 보양식은 약식동원을 알아야 올바로 먹게 됩니다. 인위적이 지 않은 지수화풍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먹거리를, 내게 맞는 방법으로 먹어, 몸의 기를 살리는 것이 약식동원입니다.
약과 음식의 근원은 하나이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즉 지금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약이 라는 것이지요. 서양의 어느 요리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일주일 동안 먹은 음식을 내게 알려주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구요. 내가 지금 먹는 음식이 곧 나 자신입니다. 다음 편에선 약식동원을 이야기 해볼까요?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