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 옥도면 대장도리 산1번지
대장도(大長島 섬에 있는 대장봉(Daejangbong Peak)이지만 장자도(壯子島)와 연결되어 있고,
장자도는 다시 명사십리해수욕장과 해안의 기암절벽과 낙조 등으로 유명한 선유도(仙遊島)와 연결되어 있어서
결국 섬이지만 배를 탈 필요는 없다.
이렇게 군산시 옥도면에 속하는 군도들을 모두 "고군산군도"라고 부른다.
고군산군도에서 배를 타지 않고 갈 수 있는 가장 서쪽에 위치한 섬인 대장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바로 대장봉이다.
비록 서해에 있지만 섬이라는 지형적 특색때문에 당진 왜목마을처럼 해넘이와 해맞이를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다.
대장봉은 해발 142m에 불과하고 불과 20분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지만... 바위산이라 생각만큼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군산 여행의 백미로 대장봉을 꼽는 이유는 작은 노력으로 엄청난 바다뷰의 열매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화대, 할매바위 쪽으로 차량을 몰고 오면 더이상 진입이 안되고... 이 근처에 주차를 하고 조금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아직 고등학생인 막내아들과 동행을 했더니... 녀석이 날다람쥐처럼 너무 빠르다.
동쪽인 선유도 방향으로 벌써 여명으로 붉어지고 있었다.
해뜨는 시간 정확히 20분을 남겨놓고 대장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어화대까지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도 눈이 와서 미끄럽고 이후 가파른 계단 때문에 숨이 가쁘고 거칠어 진다.
동영상이 매우 어둡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길도 잘 보이고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중간중간 힘들때만다 돌아서면 멋진 바다뷰가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섬에 가면 제일 높은 곳에는 무조건 가봐야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제주도 가파도에 갔더니.. 제일 높은 곳에 해발 20.5m 높이 2.5m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그래도 나름 가파도 필수코스다.
그냥 이대로 이곳에서 해맞이를 해도 괜찮을 듯 싶다. 그런데 이곳에서 가쁜 숨을 가다듬고 조금 더 올라본다.
불과 몇 분만에 이렇게 환하게 밝아졌다. 조금 더 올랐더니... 보이는 섬들의 숫자가 갑자기 많아진다.
오르는 계단이 가파라서 힘은 들지만 그만큼 내려다 보는 즐거움은 크다.
오면서 지나왔던 길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선유도에서 장자교를 건너 장자도로, 그리고 대장도까지 이어지는 길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오르려는데... 허걱 막내 민수가 벌써 정상을 찍고 내려온다.
"아빠~ 눈 때문에 바위가 미끄러워서 아빠는 올라가기 힘들 것 같아!"
"그래도 아빠 여기 경치 보고싶은데..."
"고프로 줘봐" 막내 민수가 카메라를 들고 다시 혼자 올라간다.
막내 민수가 찍은 동영상을 나중에 봤더니... 녀석은 정상에서 채 10초도 머무르지 않고 바로 내려와 버렸다.
사진은 안 찍는데....그래도 아빠가 사진 좀 찍자고 하면 늘 흥쾌히 모델이 되어준다. 아주 착한 막내아들이다.
보이는 섬은 관리도로 진짜 배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이다. 오른쪽 끝에 배가 드나드는 관리도항이 있다.
조금 더 올라오니 선유도와 장자도를 거쳐 대장도로 들어왔던 길이 조금 더 큰 각도로 내려다 보인다.
그리고 멀리 육지와 가깝지만 배를 타고 들어가는 비안도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남해가 아닌 서해인데... 마치 다도해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섬들이 많이 보인다.
이쪽 길로 올라가면 막내민수가 혼자서 간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시간상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다만 눈 때문에 바위가 미끄럽다고 아빠는 가지 못하게 해서 밑에서 기다리기로... 그런데 이곳 데크에서도 전망이 참 좋다.
막내 민수를 기다리면서 핸드폰 동영상으로 주변 풍광을 담아보기로 한다. 정상에서는 좀 더 큰 각도로 찍을 수 있었겠지만...
이곳에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정상으로 올라갔던 막내 민수가 너무 금방 내려와 버렸다.
그래도 아빠를 위해 아주 잠시지만 정상을 동영상으로 담아 주어서 아주 고맙다.
그런데 아직 해맞이릃 하지 못했다. 일출시간을 20분여를 남기고 오르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해를 볼 수 없었다.
산정상에 두분, 그리고 이곳에서 두분 모두 우리보다 앞서서 오신 네분의 사진작가님들이 일출 사진을 준비하고 있어서...
피해서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래도 주변의 풍광이 아름다워서 어느 방향으로 찍어도 그림같은 배경을 선사해 준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많이 환해진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아직 해를 보지는 못했다.
기다리면서 이곳에서 해맞이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시작된 해맞이의 시간....숨이 멎을 듯한 벅찬 감동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일출의 모습이다.
해맞이의 모습을 보니까 해넘이의 모습도 너무 궁금해진다.
기회가 닿으면 일몰 시간에 오고싶다.
아니... 뇌리에 너무 깊숙히 남아서 근처에 오게되면 시간을 만들어서 꼭 방문할 것 같다.
켜켜이 섬들 너머로 떠오른 태양의 빛이 한꺼번에 섬들을 비춘다.
여행을 자주 다녀서 그래도 일출을 많이 보는 편인데... 기억나는 해맞이 중 단연 으뜸이라고 생각될 만큼 정말 장관이다.
대장도는 장자도의 북쪽으로 불과 20m정도 떨어져 있는 부속섬으로 장자도와 길이 30m, 폭 4m의 다리로 이어져 있어
선유도의 북섬과 남섬처럼 실상 하나의 섬을 이룬다.
대장도의 면적은 0.3k㎡로 본 섬인 장자도의 2.3배에 이르러 부속섬인 대장도가 본섬인 장자도 보다 훨씬 크지만,
섬 중앙에 솟아있는 해발 142.8m의 대장봉을 중심으로 섬의 대부분이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완전한 해맞이를 확인하고... 이제 다시 내려가야 한다.
올라갈 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전문등산가 외에는 등산을 삼가해 달라는 경고문구가 있다. 가파르긴 하지만 그 정도인가?
하산도 빠른 막내 민수...
대장봉 할매바위의 정식 명칭은 군산 장자 할매바위이다.
대장도 북동쪽 8m 높이의 할매바위는 약 9천만년 전의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암석으로 구성되어있다.
할매바위는 장자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슬픈 전설이 깃든 섬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사랑을 약속하는 메신저 바위로서,
할매바위를 보면서 사랑을 약속하면 이루어지고, 배반하면 돌이 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내려가는 길은 눈 때문에 조금 미끄럽기는 해도 그래도 수월하게 내려갈 수 있다.
대장봉의 등산루트가 딱 정해져 있어서 포토존은 거의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는 듯... 알아서 벤치도 있다.
그리고 바로 밑에 어화대가 있다.
누구누구 왔다감... 우리나라 사람들 이런 거 참 좋아하는 거 같음... 그나마 나무에 매달아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모양임...무식함!
유럽에도 유명한 관광지 구석구석 잘 보면 한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부끄럽다!
어화대는 어부들의 안전과 만선을 위해 제를 올린 신당이었다. 시설물 노후로 현재는 어화대 복원 공사가 마무리 된 상태다.
어부들이 바다로 조업을 떠나기전 어화대에 올라 바닷물 위로 튀어오르는 조기 무리를 살피고 만선의 꿈을 꾸며 바다로 나갔다.
막내아들 민수는 무당집이라면서 다가가기를 꺼린다... ㅋㅋㅋ
군산의 구불길은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는 곳이란 컨셉으로 말그대로 구불구불한 길을 의미한다.
아마도 여기저기서 둘레길이란 표현을 사용하니까 군산시가 독창성을 강조하여 구불길이란 새로운 상징성을 찾아낸듯 보인다.
누구누구 왔다감... 이정도면 아주 훌륭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남길거면 자연에 남기지 말고 이렇게 인위적인 형태를 빌러 이런 식으로 남겨야 뒷처리도 쉽고 깔끔하지...
역시 앞서가는 군산!
드디어 다 내려왔다.
대장도 자체는 큰 섬이지만 대장봉때문에 주민은 사진에 보이는 이곳 해안가 부군에서만 거주가 가능하다.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고... 짧은 경로 내에서도 어화대와 할매바위라는 볼 거리와 쉬어갈 자리도 있다.
포토존이 있어서 막내아들 민수를 앉혀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소와 호랑이?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동화책 "은혜갚은 호랑이, 소가된 게으름뱅이"
영화 "호랑이와 소"(2019, 김승희)
여성에 대한 사회의 차별과 멸시를 이겨내기 위해 이빨과 손톱의 날을 세워야 했던 호랑이 띠 엄마의 삶,
열 아들 못지않은 우직한 딸이 되어야만 했던 소띠 딸의 삶
서울 성북구 정릉 고기집 맛집 "소잡는 호랑이(소호랑)"
군산이나 대장도랑 관련된 것은 없는 거 같은데... 어쨋든 뭔 이유가 있을텐데... 너무 궁금하다.
선유도는 많이 와봤는데... 대장도는 처음 와 본다.
무엇보다 해발 142m가 보여주는 놀라운 뷰가 매우 인상적인 곳이었다.
이미 상업화가 이루어진 듯 보인다. 거주민이라기 보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과 카페, 그리고 펜션이 자리잡았다.
덕분에 관광객들에게는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대장도와 대장봉을 찾을 듯하다.
이미 이렇게 화려한 펜션도 자리하고 있다. 페션 이름이 영화제목이다. "그 섬에 가고 싶다"
길가에 생뚱맞은 기린도 한마리 서있다.
이곳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있어서 이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갔다 와야한다.
그리고 주차공간이 많지 않고 카페와 식당이 있어서 해맞이가 아니라면 장자도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조금 더 걸어야 한다.
그래도 조금 더 걷는 수고를 감안 하더라도 대장도 대장봉에 올라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리고 섬들을 바라보는 황홀한 바다뷰가 머릿속에 각인되어 아마 한 번만 오르는 이도 없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