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님이 29일 KIMEP 대학 뉴 아카데믹 빌딩에서 특강하시는 모습들이다. 특강은 KIMEP 대학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렸고, <한반도 통일과 정치 리더십>이란 주제로 진행되었다. 손학규 대표님은 통일의 문제들과 현실, 그리고 필요한 정치 리더십에 관해 언급하셨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중 관계는 새로운 형태의 강대국 관계를 형성하며 세계질서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역내 질서의 중요한 변화,즉, 중국의 부상과 중화사상의 부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불안정, 일본의 군사력 강화, 북한의 핵능력과 체제 불안 등으로 인해 역내 안보 환경은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배경으로 한반도는 역내 분쟁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고, 실재로 8월의 DMZ 지뢰 폭발 사고 당시 김정은은 준전시상태를 선언하기까지 했다. 2014년 초에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란 감각적인 발언을 시발로 통일이 한국사회의 주요 화제가 되었었는데, 북한의 체제 불안과 맞물린 측면이 있었다. 또한, 체제불안은 보수주의자들이 북한 체제의 ‘급변’, 또는 ‘갑작스런 붕괴’를 기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통일논의가 촉진되었다.
박근혜 플렛폼, 즉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와 협력 이니셔티브는 가시적인 진전이 없을 뿐더러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는 북한 상황의 급변을 염두에 둔 듯 비쳐졌다. 급변 상황이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 의견은 아직 부정적이다. UC San Diego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국내 유수 언론의 칼럼에서 김정은의 신경제 관리 체제를 언급하며 북한체제의 조기 붕괴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김정은의 경제개혁 노력에 대한 중국의 지원이 확보된다면 북한 체제의 종말이 생각보다 훨씬 더 늦을 수 있다. 중국은 북한붕괴를 지켜보기만 하지 않을 것이고, 실제로 북한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의 류윈산을 참관시키기도 했다.
만일 북한 붕괴가 일어난다면 재앙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통일이 곧 될 것으로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 1990년 독일 통일 때 동독의 국민 1인당 GDP는 서독의 38%였고 서독의 경제력이 튼튼했지만, 동독 주민에게 들어간 높은 복지비 때문에 통일독일은 심각한 경제적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2013년 기준, 북한의 국민 1인당 GDP는 한국의 5%이다. 남과 북의 경제력 격차 뿐만 아니라 생활방식과 문화의 상당한 차이는 통일 한국의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가져 올 것이다. 두 한국 간 교류와 협력의 확대를 통한 사회통합의 기간이 더 길어지게 된다. 더군다나 초강대국들이 평화유지 활동을 빌미로 삼아 북한지역으로 들어 올 수 있다. 북한지역을 4개의 초강대국이 분할 통치한다는 비상대책 보고서가 있다. 일본 국방상은 한국의 승인 없이 북한지역에 일본군을 급파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붕괴가 적절한 통제 아래 관리되지 않을 때 우리는 한반도가 군사적 분쟁지역으로 될 가능성을 염려해야 한다. 이렇듯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로 인한 통일은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실행가능하고 바람직한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답은 간단명료하다. 오랜 기간 평화롭게 공존공영하며 이루는 통일이다. 한국 정부는 오랜 기간 형성된 통일정책을 가지고 있다.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이 그것인데, 노태우 정부의 이홍구 통일부 장관이 설계하였고 3단계 통일 로드 맵이 규정되어 있다. 1단계는 교류와 협력, 2단계는 연합, 3단계는 완전 법적 통일이다. 이 기본 정책 방안은 나중에 김대중의 3단계 통일방안을 비롯하여 역대정부 통일정책의 토대를 제공해 주었다.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의 기본 철학과 정책은 평화공존 및 북한 체제의 인정이며 6개의 원칙이 있다. 첫째, 양국간 교류와 협력의 강화, 둘째, 평화체제의 정착, 셋째, 상호번영의 추구, 넷째, 경제적 격차와 문화적 차이 좁히기, 다섯째, 한국 연방 또는 연합 구축, 여섯째, 법적 통일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다.
그러나, 통일의 기본원칙은 현재 남북관계의 상황으로 볼 때 원래 상태를 벗어나 있다. 교류와 협력의 강화란 첫 번째 원칙은 교착상태이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 교류와 협력은 빈번했고 풍부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 대폭 축소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비핵개방3000’인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북한주민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 수준에 이를 때까지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 제안은 북한에 의해 거절되었다.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악화됐다. 경제 교류는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천안함 폭침의 보복 수단으로 취해진 5.24조치로 완전히 중단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북정책으로 정권초에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와 협력 이니셔티브를 천명하여 남북관계의 증진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켰으나 실제성과는 없었고, 북한 급변의 의향이 담긴 ‘대박나는 통일’을 언급했다. 2014년 드레스덴 선언은 다소 관대한 입장으로 비핵화와 교류 협력을 동시에 접근했지만, 대화와 교류의 댓가로 물질적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 외에는 남한 주도의 흡수통일을 의심하는 북한에 의해 외면 받고 있다. 남북관계의 기본 목적은 북한의 개혁 개방을 조장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안보긴장을 완화시키고 평화를 유지하며 남북간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안정시켜 한반도 통일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 정책 목적을 실행하기 위한 기본 방향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비롯된다. 이 정책 목적을 이루려면 바람직하던 어떻든 북한체제의 인정과 보장이 따라야 한다. 바로 남북 대화와 협력을 시작해야 하고, 가능한 한 5.24 제제를 완전 폐기하여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이끌면서 휴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시켜야 한다. 북미간 관계 정상화는 평화체제로 가는 단계이며, 여기에 한국 정부의 긍정적인 역할이 필수이다. 평화 프로세스에서 비핵화는 필수조건이다.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는 일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여기에서 북한 리더십은 두가지 근원적 문제에 직면한다. 첫째, 핵무기와 대량살상 무기는 미국과 서방세계뿐만 아니라 중국이 강하게 반대하므로 그들의 안보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고, 둘째, 생존과 번영의 길은 개혁 개방이라는 것이다. 이는 장기간의 사회안정과 체제보안을 성취하는 유일한 대안이다. 북한은 끝내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경제성장을 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증진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북한은 개혁 개방이 정치안정의 기반을 흔든다고 예상하겠지만, 시장경제는 정치체제의 급격한 변화없이도 도입될 수 있다는 사실을 중국과 베트남, 카자흐스탄의 현저한 경제 발전 사례를 통해 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리더십의 핵심은 세계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다. 이는 시대요청 또는 역사인식으로 보통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을 중심에 두고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꾀하고, 대물림의 가정환경, 정치체제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봉사의 리더십’이라 부른다. 리더는 오로지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고 헌신해야 한다. 사실, 한반도 통일, 평화와 번영에 필요한 리더십은 단순하다. 개방 개혁의 리더십, 공존과 포용의 리더십이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봉사의 리더십이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 시나리오에 기초한 강압적인 전략이 아니라 북한과 연대하며 친절히 설득해 나가야 한다. 연대와 협력 정책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의 기반을 다져 줄 것이다. 내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할 때 “남북협력 북한 농촌현대화 사업”을 통해 북한의 쌀 생산을 대폭 증산시킨 바 있는데, 이 사업을 통해 경기도와 북한은 괄목할만한 신뢰수준을 창출했었다. 우리는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의 설계사 에곤 바르가 “접촉을 통한 변화”가 독일 통일의 초석이 되었다고 말한 대목을 상기해야 한다.
북한 경제의 개혁 개방은 북한정치체제의 보장과 함께 가야 한다. 이것은 미래에 한국통일을 이끌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이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날이 추워졌습니다.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비파님
예^^.
늘 건승!
항상 언제 돌아오셔서 대통령이 되어 주시나 기다립니다. 기사 올라올때마다 한없이 반갑습니다.
많이 읽혀지길.....
시대정신을 실현할 리다십을 제시하셨군요.
지도자는 세계변화에 잘 대처하는 능력, 즉 시대정신이 있어야 하고,
사람을 중심에 두고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을 꾀하여,
대물림의 가정환경, 정치체제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봉사의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즉, 시대정신을 실현하는 데는 서번트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말씀이죠.,
서번트 리더십은 남과 북의 국가 지도자, 정치 지도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인데,
아무리 눈 씻고 봐도 그런 지도자는 없다.
자신을 대변하지 않고,오로지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고 헌신하는 지도자가 한반도 양국에 필요하다,
리더십 결핍의 시대에 시의적절한 충고라고 여겨진다.
미 중 이 순 망 치 한 의 이치인거슬 명바기가 길들 이 기라고 가닥 을 잡고 현정부는 고집 불통의 바통 을 이어 받아 일촉 의 위기까지 ...그래놓 고 해결 잘 했다고,,,?....손학규 라면 그리 했슬까,,,
손대표님께서 평화통일을 이루는 정수에 대하여 강연하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도자입네 하는 사람들중에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비젼을 제시하는 사람이 없는 형실을 보면서 손대표님이 언급하고 계신 평화통일의 원칙은 향후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평화통일 점진적인 3단계 통일로드맵이 원칙을 제시한것은 말씀은 안했지만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하여서도 준비를 하셔야 된다는 뜻으로 받아드리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원칙은 유연성을 갖는 것이니까.
제데로된 통일계획이지 않은가
역쉬 몸소 실천한분의 실용적
봉사의 실현이죠 말로만 하는 통일은
사상누각* 인간인지라 지속적접촉
설득 가장최적의 통일일 겁니다
어디서나 군중속에 계실때 돋보입니다
당근..군중속에 계실때 일말의 빛이 확실히 눈에 비칩니다. 군계일학...ㅎㅎ
동성상구, 같은 목소리로 서로를 구하다.
보기 좋습니다
2016년 1월 25일~31일까지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초청강연 및 토론회의 내용 또한 분명하고 진중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윤명국 국장이 대동해서 나갔으니 사진과 동영상도 잘 정리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