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기도
더글러스 맥아더
주여, 내 아이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약할 때 스스로를 분별할 수 있는 힘과
두려워질 때 자신감을 잃지 않는 대담함을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당당하고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게 하고서
노력 없는 대가를 바라지 않게 하시고
주님을 섬기며 아는 것이
지혜의 근본임을 깨닫게 하소서
바라건대, 그를 요행과 안락의 길로 인도하지 마시고,
자극받아 분발하게 고난과 도전의 길로 이끌어주소서
폭풍우 속에서도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를 불쌍히 여길 줄 알도록 도와주소서
내 아이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마음이 깨끗하고 높은 이상을 품은 사람.
남을 다스리기 전에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
미래를 향해 전진하면서도
과거를 결코 잊니 않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이에 더하여 유머를 알게 하시어
인생을 엄숙히 살아가면서도,
삶을 즐길 줄 아는 마음과
자기 자신을 너무 드러매지 않고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또한 참으로 위대한 것은 소박함에 있음과
참된 힘은 너그러움에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도록 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의 아버지인 저도
헛된 인생을 살지 않았노라고
나직이 고백할 수 있도록 하소서.
[시인의 시 이야기]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이처럼 감동과 사랑이 넘치는 기도 시를 쓴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시의 시구 하나하나에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바다처럼 넓고 산처럼 드높습니다. 졸렬하고 수준 낮은 표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감동, 그 자체이지요. 세상 어느 아버지인들 자식이 떡을 달라고 하는데 돌을 주겠는가마는 이처럼 간절한 기도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역시 더글러스 맥아더다운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군요.
이런 친애(親愛)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니 어찌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세계 인류평화를 위해 포탄이 빗발처럼 쏟아지는 온갖 전쟁터를 누비면서도,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잊지 않았던 맥아더. 그는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귀감이 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그의 아버지인 저도
헛된 인생을 살지 않았노라고
나직이 고백할 수 있도록 하소서.
특히, 마지막 연 4~6행은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했다는 것에 대한 바람을 표현한 것으로써 더욱 마음을 감동시킵니다.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출처 : 《위로와 평안의 시》
엮은이 : 김옥림, 펴낸이 : 임종관
김옥림 :
-시, 소설, 동화, 교양, 자기개발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이다. 교육 타임스 《교육과 사색》에 〈명언으로 읽는 인생철학〉을 연재하고 있다. 시집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따뜻한 별 하나 갖고 싶다》, 《꽃들의 반란》, 《시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소설집 《달콤한 그녀》, 장편소설 《마리》, 《사랑이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것들》, 《탁동철》, 에세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아침이 행복해지는 책》, 《가끔은 삶이 아프고 외롭게 할 때》, 《허기진 삶을 채우는 생각 한 잔》,《내 마음의 쉼표》, 《백년 후에 읽어도 좋을 잠안 315》, 《나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365일 마음산책》, 《법정의 마음의 온도》, 《법정 행복한 삶》, 《지금부터 내 인생을 살기로 했다》, 《멋지게 나이 들기로 마음먹었다면》, 《인생의 고난 앞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마음에 새기는 명품 명언》, 《힘들 땐 잠깐 쉬었다 가도 괜찮아》, 《법정 시로 태어나다》, 《이건희 담대한 명언》 외 다수가 있다. 시세계 신인상(1993), 치악예술상(1995), 아동문예문학상(2001), 새벗문학상(2010), 순리문학상(2012)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