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유명 경제학자가 부동산가격 전망을 잘못했다가 무려 224㎞에 이르는 ‘고행길’에 나서게 됐다.
호주의 대표적 경기 비관론자인 스티브 킨(사진) 웨스턴시드니대 금융경제학부 조교수는 4월15일 오후 2시 수도 캔버라를 출발해 호주 최고봉인 스노위마운틴 정상 코지우즈코(해발 2228m)까지 224㎞를 도보로 갈 예정이다. 킨 교수는 하루에 30㎞씩 걸어 4월23일 코지우즈코 정상에 도착한다는 일정을 세웠다.
그가 이처럼 고행에 나서게 된 것은 부동산가격 전망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킨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말 “호주 부동산가격이 급락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고행길에 나서겠다”고 부동산가격 상승론자였던 호주 최대 투자은행 맥쿼리그룹 환율담당 스트레티지스트 로리 로버트슨과 내기를 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호주 부동산가격은 그의 전망과 달리 급속한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11%가량 상승했고 그는 내기에서 지고 말았다. 킨 교수는 부동산가격 상승폭 등을 감안해 224㎞가 적당하다고 판단, 고행길에 나서겠다고 최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고 언론들이 2일 전했다. 그는 고행길을 함께할 동반자를 찾아 나선 것은 물론이고 홈페이지(www.keenwalk.com.au)를 통해 노숙자를 위한 모금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킨 교수는 동반자들과 함께 길을 걸으면서 “지나치게 급등하고 있는 호주 부동산가격의 정확한 현황을 널리 알리고 동시에 정부의 부동산대책 부재를 질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