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이 가지는 맛의 매력은 늘 새롭다. 재료 하나하나를 손질해 정성스럽게 올리는 요리 고수의 비빔밥도 있지만 고추장에 몇 가지 재료만 넣고 비비기만 해도 꽤 괜찮은 맛을 내는 초간단 비빔밥도 있기 때문이다. 같은 재료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재료를 만들고 양을 얼마나 넣는지 또 어떤 양념장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비빔밥 맛이 변하기 때문에 다채로운 레시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굳이 비빔밥 맛집을 찾아가지 않아도 좋아하는 재료로 만드는 홈메이드 비빔밥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비빔밥 맛집이 된다. 집에서 만들어 먹기 딱 좋은 비빔밥 재료를 알아보고 더욱 맛있게 비벼보자.
1. 소고기 비빔밥
먹고 남은 소고기의 양이 애매할 땐 맛깔스럽게 볶아서 다른 재료들과 함께 맛있는 비빔밥으로 쓱쓱 비벼 먹을 수 있다. 소고기는 채 썰어 사용해도 좋지만 다른 재료와 좀 더 잘 어울리게 하기 위해서는 잘게 다지거나 갈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고 오일을 두른 팬에 달달 볶아 준비하면 된다. 나머지 재료는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로 준비하면 되는데 데친 콩나물만 함께 비벼 콩나물 비빔밥처럼 먹어도 좋다.
2. 참치 비빔밥
집 찬장에 한두 개씩은 있을 법한 참치 통조림 캔을 이용하면 초간단 비빔밥을 만들 수 있다. 사용되는 재료는 참치와 고추장, 참기름 그리고 약간의 김치만 있으면 되는데 기호에 따라 상추나 김 가루를 더해주면 풍미가 훨씬 살아난다. 뜨끈한 밥에 모든 재료를 올리고 쓱쓱 비벼 주기만 완성, 여기에 반숙 계란 프라이를 살포시 얹어주면 비주얼까지 사로잡는다. 만약 고추참치가 있으면 굳이 고추장을 넣지 말고 간편하게 비벼 먹자.
3. 채소 비빔밥
채소 비빔밥 혹은 새싹 비빔밥으로 메인 재료가 딱히 없어도 깔끔한 맛으로 먹기 좋다. 냉장고 속 자투리 채소가 많을 때 싹 정리하기에도 안성맞춤으로 자주 사용되는 채소 종류로는 상추와 깻잎, 당근, 양배추, 파프리카 등이 있다. 채소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땐 고추장보다는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으로 비비면 좀 더 잘 어울린다. 고추장에 식초와 설탕을 1:1 비율로 넣어주고 맛을 보면서 세기를 조절하면 된다.
4. 꼬막 비빔밥
꼬막이 제철인 계절에는 꼭 꼬막 비빔밥을 해먹는 것을 추천한다. 만드는 과정이 다소 번거롭더라도 꼬막 비빔밥이 주는 맛의 행복으로 인해 요리 과정에 대한 귀차니즘은 눈 녹듯 사라지기 때문이다. 진간장에 마늘과 파, 양파를 다져 넣고 설탕과 고춧가루 등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잘 삶아낸 꼬막은 살만 분리해서 만들어둔 양념장으로 조물조물 무쳐내기만 하면 된다. 따뜻한 밥 위에 잘 무친 꼬막을 듬뿍 올리고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한 바퀴 쭉 둘러주면 쫄깃쫄깃 식감이 살아 있는 맛있는 꼬막 비빔밥 완성이다.
5. 육회비빔밥
그냥 먹어도 맛있는 육회지만 먹다 보면 금방 질리게 될 때가 있다. 이럴 땐 육회를 비빔밥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육회에 소금과 설탕, 다진 파와 마늘,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준다. 이때 양념이 과하게 들어가지 않아야 육회 본연의 담백하고 고소함을 즐길 수 있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흰쌀밥 위에 양념으로 버무린 육회를 올리고 채 썬 상추나 배, 각종 나물 등을 곁들인 후 맨 위에 계란 노른자를 톡 하고 올려주면 된다. 물론 다른 재료 없이 오로지 육회와 계란 노른자로만 만들어도 일반 비빔밥과는 확연하게 다른 맛을 낼 수 있다.
6. 날치알 비빔밥
냉동 날치알을 한 번 구입하면 여러모로 쓸 때가 많다. 계란말이나 계란찜에 활용해도 좋고 김밥이나 볶음밥 등에 넣어도 좋다. 물론 비빔밥에도 훌륭한 재료로 사용된다. 냉동 상태인 날치알을 열을 가할 경우 특유의 씹는 식감과 색이 사라지니 실온이나 냉장고에서 자연해동한다. 그리고 깻잎, 상추, 양배추 등의 채소를 준비한 후 날치알을 듬뿍 올려주면 된다. 고추장 양념도 괜찮지만 고추냉이를 섞은 간장으로 양념을 하게 되면 알싸한 맛이 더해져 색다르게 즐기기 좋다.
7. 멍게비빔밥
멍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해산물이라 멍게비빔밥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멍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비빔밥은 별미 중 별미로 꼽힌다. 싱싱한 멍게 특유의 향을 마음껏 즐기면서 신선한 채소들도 함께 먹을 수 있어 건강한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멍게 살만 분리해 손질해두고 보통 멍게를 먹을 때처럼 큼지막하게 썰거나 아니면 아예 잘게 다져 사용해도 좋다. 보통은 초고추장 양념을 사용하지만 간장+고추냉이 양념을 사용하면 더 짙은 향의 멍게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8. 나물 비빔밥
비빔밥 하면 빨강, 노랑, 초록 등 알록달록 구색을 갖춘 비주얼의 스타일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그게 바로 각종 나물을 이용한 비빔밥이다. 집에서 이런 비빔밥을 한 끼 식사로 만들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명절 끝난 직후에 나물 비빔밥을 많이 해먹는다. 보통 시금치와 고사리, 숙주, 콩나물, 버섯, 호박, 당근 등을 이용하고 볶은 소고기와 계란 프라이를 가장 위 고명으로 내놓는다. 나물 비빔밥을 만드는 시간과 정성에 비례해 다른 재료의 비빔밥보다 더 깊은 내공의 맛이 느껴질 것이다.
9. 열무 비빔밥
입맛 없을 때 입맛을 확 돋워주는 비빔밥 재료는 바로 열무가 아닐까? 칼국수나 수제비를 전문적으로 파는 식당에서 메인 메뉴 등장 전 꽁보리밥과 열무김치를 내어주는데 별것 아닌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고추장, 참기름을 더해 잘 비비다 보면 오히려 메인 메뉴를 잊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열무김치=꽁보리밥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정도로 심플하지만 최고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
10. 젓갈 비빔밥
다른 재료는 일절 필요하지 않고 오로지 젓갈만 있으면 다 해결되는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비빔밥’도 있다. 반찬으로서의 젓갈로만 먹는 것이 다소 지겹다 싶을 때 비빔밥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은데 모든 젓갈류는 비빔밥 재료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또 젓갈 자체가 기본적으로 짜기 때문에 비빔밥 만들 시 따로 양념장을 만들 필요도 없다. 대신 오징어 젓갈이나 낙지 젓갈은 밥 위에 올리기 전 잘게 다져 준비하면 골고루 비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