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간의 북해도 여행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 북해도 여행을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구름바다를 헤치고 날아간 비행기는 오후 6시가 되어서 일본 신치토세
공항에 도 했다. 오늘 일정에는 도착 후 공원 산책과 아시유 (족탕)을
즐기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일정을 취소
하고 곧바로 공항에서 꽤 먼 거리에 있는 숙박지인 죠잔케이로 우리 일
행을 태운 대형 버스는 어둠을 헤쳐 달려나갔다. 이동하는 동안 가이드
의 몇 가지 주의할 점과 일본 문화에 대해 곁들여 설명이 있었다. 이미
주변은 많이 어두워지고 얼마를 달렸을까? 7시 반이 넘어 호텔에 도착
했다. 우선 호텔 로비에 짐을 맡기고 뷔페 식당으로 가 허기진 배를 채우
고 나서야 방으로 돌아와 여장을 풀었다. 벌써 9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긴 여행 길에 지치기도 했지만 온천욕으로 우선 피로도 풀겸 호텔 침대
위에 놓여있는 일본 전통 의상 유까따로 갈아입고 대욕장으로 내려갔다.
탕 안의 구조는 1인용 칸막이가 되어있는 샤워장과 커다란 온탕, 조그만
냉탕, 그리고 밖으로 노천탕이 있었다.. 30여 분 몸을 담그고 있었더니
이마에서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조금 휴식을 취한 후 꿈 나라로...
2 일째 되는 날. 아침 6시 모닝콜 벨소리가 울렸다.호텔 뷔페 식당에서
비교적 부드러운 음식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짐을 싸 첫 관광 길에 나
서기 위해 8시 로비로 내려왔다. 오늘 첫 여행지로 노베리베츠의 지다이
무라이다. 일본의 전통 문화와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민속촌
과 비슷한 곳이다.원래 북해도는 일본 땅이 아니고, 어느 나라에도 속하
지 않는 원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는데 일본이 강제로 빼앗아 자국
영토로 만들었다는 것이다.농업과 수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먹거
리가 풍족한 지역이며 맥주와 아이스크림이 특산물로 유명하기도 하다.
10시쯤 민속촌에 도착해보니 우리나라의 민속촌과는 달리 대궐 같은
기와집들이 즐비하고 옛날 부촌의 거리를 재현해 놓았다.
지다이무라 관광을 마치고 나오니 벌써 점심 시간이다. 멀지 않는 곳 식당에
들어갔는데 이미 준비가 완료되있어 식탁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닭고기와 국수, 양배추와 서너 가지 야채를 찜통에 쩌 소스에 찍어 먹는 도리
무시 우동이라는 음식이었다. 보기에는 먹음직스러워 보였지만 막상 젓가락을
들고 보니 별맛도 없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음 관광 장소인 1만 년
전 활화산 분화구의 흔적이 살아있는 노보리베츠의 지옥 계곡으로 이동...
차에서 내려 멀지 않는 곳에 활화산의 흔적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와! 감탄사와 함께 펼쳐진 현장은 그야말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
난 증기가 솟구쳐 나오고 유황 냄새가 가득했다.크고 작은 무덤 같은 봉
우리들이 화산재로 쌓여있고 주변 도랑에 유황이 흘러내려 굳은 흔적하
며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두려움에 겁이 나기도 했다. 그때 나보다
먼저 내려간 아내가 손짓을 하며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고 있었다.
얼굴이 사색이 된 아내는 숨이 넘어갈 듯 금방 우리 차가 출발해 가는 것
을 보았다는 것이다. 1시까지 승차를 하라고는 했지만 인원 파악도 안
하고 떠난단 말인가. 가이드의 일본 전화 번호를 찾아내 두세 차례의 연
결 끝에 통화가 되었다. 헌데 가이드는 우리가 승차하지 않은 사실 자체
를 모르고 있었다. 그때서야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로 데리려 갈 테니 20
여분만 기다리라는 것이다. .차는 되돌아왔다. 반가웠다. 가이드의 사과
와 일행들의 박수를 받으며 차에 오른 다음에야 긴장을 풀 수있었다.
다음 관광 코스는 40 여분을 달려 도야에 있는 쇼와신 산이다. 지금도 분연과
매캐한 유황 냄새를 내뿜고 있는 세계 유일한 베로니테카형 활화산이란다.
특별한 허가 없이는 입산이 금지되어있고, 산 아래 동상이 하나 산을 바라
보는 형태로 서있는데 이 화산을 처음 발견한 사람으로서 그 당시 이 지역
우체국장이었으며 길을 가다가 우연이 보리밭 가운데에서 이상한 징후를
발견하고 매입까지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1943년 지진에 의한 지각변동
으로 하나의 산봉우리로 솟아올라 지금의 형태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도야 호수에서 3시 유람선을 탑승해야 하기에 많은
시간을 지체하지 못하고 차에 올랐다. 도야 호수는 호수라기 보다는 바다와
같았다. 둘레 길이가 자그마치 43키로나 되는데 20세기 초 화산 활동이
거듭되면서 함몰하여 생긴 호수로 겨울에도 결빙되는 일이 없으며 호수
에 떠있는 나카노 섬에는 산림 박물관까지 있다고 한다. 유람선에 탑승
하여 40 여분을 돌아오는데 군데군데 스치는 작은 섬들과 어디에서 날아
왔는지 갈매기 떼가 배 주변을 맴돌며 먹이 달라고 따라 다녔다.
4시쯤 유람을 마치고. 주변은 벌써 어둑어둑 땅거미가 드리워졌다.
우리 나라와는 시차가 있어 1시간은 해가 일찍 뜨고 지는 것 같다.
이것으로 오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멀지 않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1급 호텔 썬팔레스에 여장을 풀었다. 어제 투숙했던 호텔과는 비교
도 안될 만큼 크고 주변 경관이 화려했다. 8층 방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수며 호숫가에 장식한 트리의 화려한 불빛이 다가오는 년 말과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한층 돋구어주었다. 노크소리에 문을 열고
보았다. 가이드가 캔 맥주 6개들이와 안주를 쇼핑백을 들고 들어와
낮에 있었던 실수에 대해 사과를 했다. 우리는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실수를 회사에 알리기라도 할까봐 본인은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아직 저녁 식사 시간까지는 많은 시간 여유가 있기에 우선 온천욕을
하기로 하고 아내와 나는 유까따를 걸치고 대욕장으로 내려갔다.
어제 호텔과는 달리 도야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 노천탕이 그만이었다.
3일째 되는 날, 아침 커튼을 열고 창밖을 내다보니 도야호수 건너 먼 산에
하얗게 눈이 내렸음을 알 수 있었다. 어제 저녁 티비에서 북해도 지방에 많은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눈이 다르지 않겠지만 삿
포로의 눈을 즐기고 싶었는데 다행이었다. 하지만 관광에 차질이 생길까봐
한편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눈을 맞으며 도야호수를 바라보면서 노천 온천을
즐기는 기분이야말로 그 어디에 비할 까....오늘 여행 일정은 니세코로 이동해
일본의 100대 명수로 꼽히는 후키다스 약수 시음을 하기 위해 출발을 했다.
아침부터 날리던 눈발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굵어졌다. 나뭇가지 마다 눈
꽃이 만발한 구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요테이 산의 만년설이 녹아 스며들었다가 자연적으로 생성돼 솟아나오는
용수는 한 번 마시면 100년까지 산다는 말이 있을 만큼 깨끗한 수질과 물맛
을 자랑한단다. 우리나라의 약수터와는 다르게 펑펑 솟아 흐르는 약수를 바
가지도 없이 몇 모금 마시는 것에 만족해했다. 30여분의 자유 시간을 보내고
오타루로 이동해 일본식 가옥에 차려진 현지식 도시락과 생선 전골로 어제
와는 다르게 일본식 다운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오후 들어 오타루의
번영을 그대로 보여 주는 오타루 운하를 둘러보고 오르골 전시장으로 이동..
본당 앞에 정각 마다 울리는 증기 시계가 볼거리였고, 수만 점에 이르는 오르
골 상품들은 관광객들의 기념품으로 많이 팔려나가고 있었다.삿포로 오오도
리 공원으로 이동을 했다.여기는 눈 축제로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갖은 축제
와 시민들의 도심 속 휴식처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오늘 관광은 눈의 고장 북해도의 설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더 없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저녁 식사는 현지식으로 대게 무한
리필이란다. 한국에서도 대게는 실컷 먹어보지 못했는데 여기 일본
에서 재대로 먹고 갈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하고 식당에 들어섰다. 그
러면 그렇지 살도 없는 게다리가 짜기만 하고 몇 개 발라먹다가 포기..
오늘 마지막 묵을 호텔은 삿포로 중심 번화가인 스스키노에 위치한
호텔인데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호텔 창가에
아내와 마주 앉았다. 아내가 한국에서 살짝 숨겨 가져온 소주 팩을 꺼
내 놓고 북해도의 유명하다는 맥주와 소맥을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본여행 마지막 날, 차가 어제 내린 눈으로 인해 1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다.
오늘 일정은 면세점 쇼핑과 말과 초원 대자연이 펼쳐진 노잔 호스 파크를 둘러
보고 중식을 먹은 후 치토세 국제 공항으로 이동해 인천 국제 공항의 4시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4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인천 공항 비행기에
오르고 나서야 '이제 집으로 가는구나'하고 모든 긴장감이 눈 녹듯이 스스르 풀렸다.
저녁 7시쯤 인천 공항에 도착...일행들과 아쉬운 이별의 악수를 나누었다. 아무리
좋은 여행도 "내 집만한 곳이 없구나!" 생각하며 출구쪽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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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색동저고리님! 댓글이 날라갔군요. 그럴땐 황당하죠.. 글을 마치시면
답글 올리려고 대기하고 있었답니다.ㅎ~~오늘도 넘 반갑습니다.
항상 멋진 댓글 주심 고마워요.개강후 님을 뵈올 수없어서
편잖으신가 걱정했어요.건강하신 듯...다행이에요.
님도 북해도 여행하셨군요.눈 날리는 겨울 철이라 더 운치있고 좋았겠어요.
저도 10년 전에 동창 24명과 다녀왔어요.오래 전이라 저장된 영상도 없고
기억도 시원치안아 여행기를 쓸 수없고 이 글로 그때 추억을 떠 올려봅니다.
단풍이 절정인 10월 ..단풍으로 둘러싸인 호숫가 예쁜 숙소에서 묵으며.
오르고르 판매장으로..맥주 공장 견학하며 맥주 시음하든 일
고속 기차로 자작나무 숲을 지나 사과로 유명하다는 아오모라로 이동..깔끔한 먹거리..
친구들과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무척 즐거웠든 예쁜 기억입니다.
오늘은 이번 학기에 가입한 사진반 친구들과 인사동으로 출사..
사진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이 시작..무척 기대됩니다.
색동저고리님! 댓글 주시는 분은 오직 님뿐!!오늘도 반갑고 감사합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주님 은총 가운데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