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자동주차보조시스템’ 신기술을 강조한 일본의 한 자동차 회사 광고가 현지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광고에서 등장한 여성은 차간 거리가 좁은 공간에 일렬주차를 시도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여성은 어느 순간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자신의 차를 내려다보며 손으로 원격 조작, 아주 손쉽게 주차에 성공했다.
여성을 등장시킨 이 광고는 주차에 서툰 초보 운전자나, 여성들에게 ‘자동 주차’의 신기술을 강하게 어필했다. 사람들은 이 신기한 시스템을 궁금해 했고, 높은 관심만큼이나 광고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자동주차보조시스템’의 신기술을 강조한 일본 자동차 회사의 광고 장면.
초보운전자들에게 주차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한 두 군데 긁히는 건 예사고, 주차에 시간을 끌다 다른 차들의 신경질적인 경적소리에 식은 땀을 흘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최근 ‘자동 주차’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많이 줄어들고 있다. 신차의 상당수는 최첨단의 ‘자동주차보조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모니터만 봐도 주차의 달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전·후·측면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거리와 장애물을 판단하고 이를 토대로 정확한 위치에 주차를 하는 것이다. 운전자는 변속기와 브레이크만 조작하면서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일본 닛산이 특허를 갖고 세계 최초 개발한 주차 보조 시스템인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는 차량의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차량의 전·후방, 좌·우 사이드 미러 밑에 180도 각도의 카메라가 각 1개씩 탑재돼 360도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사각지대의 장애물을 피해 보다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다. 시속 10Km 이하에서 전진과 후진시 모두 작동하기 때문에 전면 주차 시에도 주차가 용이하다.
닛산의 ‘AVM’시스템이 작동 중인 차량 내부 모습.
폭스바겐의 주차보조시스템 ‘파크 어시스트’는 후진 일렬주차 시에 핸들의 조작없이 주차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여기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파크 어시스트 2.0’은 직각(T) 주차를 더했다. T자형 주차시스템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에서 선보였던 기술이다. 또 차량 앞 뒤 공간이 최소 25cm씩만 확보되면 탈출이 가능한 기능도 포함됐다.
탈출기능은 운전자가 차량이 탈출하는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킨 후 시동을 켜면 된다. 이후 트립 컴퓨터에 표시되는 데로 기어와 가속페달, 브레이크만 조작하면 차량이 스스로 공간을 측정해 핸들을 조작한다.
위 모든 기능은 안전상의 이유로 차량 속도 7km/h로 제한되며, 충돌 위험이 있을 경우 작동을 멈춘다. 또한 주차가 진행되고 있는 중에도 운전자가 핸들을 직접 조작하는 순간 해당 기능의 작동은 멈추고 수동으로 전환돼 운전자의 직접 통제가 가능하다.
폭스바겐 ‘파크 어시스트 2.0’의 T자형 주차.
2006년 새롭게 업그레이드 한 도요타의 ‘인텔리전트 주차보조시스템’(IPA)은 병렬 또는 후진 주차시에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가 주위를 감지해 자동으로 주차 위치를 계산한다.
후방 감지 카메라를 통해 후진 시 후방 상황을 보여주고, 전면과 후면에 각 2개의 센서가 장착돼 차량 근처의 장애물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음으로 알려준다.
BMW의 ‘주차거리 경보기능’(PDC)은 회전반경 궤도를 나타내주는 후방감지 카메라와 차 앞뒤 범퍼에 내장된 8개의 센서가 물체와의 거리를 인식한다. 특히 운전자가 차를 세운 다음 차에서 내려 리모컨 하나로 차고에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포드의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APA)는 버튼 하나로 차량의 앞과 뒤에 장착된 초음파 센서가 작동, 주차 가능 공간을 스스로 찾아낸다. 마찬가지로 변속기와 브레이크 페달 조작으로도 주차가 가능하고 음성 및 사이드 미러의 경고 등을 통해 정보가 실시간 제공된다. 특히 내리막길 등 언덕에서도 작동해 산이 많은 한국지형에서의 제한을 최소화했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APA)는 후진 기어를 넣어주면 시속 20km/h 미만 주행에서 손을 쓰지 않고도 자유로이 주차가 가능하고, 아우디의 후방 감지 카메라는 시야의 사각지대인 후방을 MMI 스크린에 보여주는 동시에 좁은 지역에서도 운전자가 쉽게 주차할 수 있도록 선으로 진입로를 표시해 줘 초보자에게 적격이다.
국내선 최근 개발 성공…시장 개척 본격화
국내에서는 최근에 ‘자동주차보조시스템’ 개발에 완성,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가 ‘자동 직각주차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자동주차보조시스템 개발은 첫 번째가 아니지만 해외 업체가 개발한 평행주차 외에 직각주차 시스템을 독자 개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특히 평행주차보다 직각주차가 많은 우리 현실에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현대차는 이 시스템을 최근 출시된 차량에 장착시키고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섰다.
현대차 ‘SPAS’ 시스템의 주차공간 탐색 모습.
현대차의 ‘주차조향보조시스템’(SPAS)은 차량의 전·후, 좌·우에 장착된 공간 탐색용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주차 가능 영역을 탐색, 핸들을 제어해 주차를 보조하는 시스템이다.
운전자가 기어 변속과 가속, 정지 등 페달만 작동하면 편리하게 주차가 가능한 시스템은 해외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이같은 자동주차보조시스템은 ‘무인 자동차’의 초기 기술로 평가받고 있지만,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판매가 늘고 있는 소형차에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주차보조시스템을 옵션을 내걸고 있는 점, 이로 인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소비자들의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자동주차보조시스템은 엄연히 주차를 보조해 주는 기능으로, 운전자가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 역시 금물이라는 주문도 내놓고 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