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마치 습식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 듯한 더위가 계속 됐다. 단지 ‘예년보다 더 더웠던 여름’이 아니다. 최장기간 열대야가 이어졌고, 장기화된 무더위로 온열질환자도 급증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것이 당연했던 일상이 이제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기후위기로 변하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버려진 병뚜껑을 새활용해 만든 더맑음 굿즈
작은 봉사활동에서부터 시작된 친환경 캠페인
울산에 위치한 ‘더맑음주식회사’는 더 맑은 지구를 위해 활동하는 주민사업체다. 주민사업체 구성원은 모두 환경 활동가들로 ‘내일은 맑음’이라는 친환경 봉사 활동 모임에서 쓰레기를 줍다가 처음 만났다. 더맑음의 신유희 대표는 그 과정에서 축제에 일회용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걸 보고 축제에서 쓰레기를 줄여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주민사업체를 만들게 됐다고 말한다.
지구를 위한 조금 더 적극적인 실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더맑음
청소년의 달 기념행사에 설치된 다회용기 반납함ⓒ더맑음
“축제나 행사를 하는 곳에서 마구 버려지는 1회용 쓰레기들을 보니 이것만 줄여도 지구를 살리는데 작은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맑음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행사나 축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고자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행사장 곳곳에 다회용기 반납함, 분리수거함, 피쳐린서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 활동과 함께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활용해 새로운 자원으로 새활용하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더맑음의 신유희 대표
더맑음은 작년에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인 울산고래축제에서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와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4일 동안 고래축제에 참여하면서 하루 15시간 이상을 서서 일할 정도로 굉장히 힘들었지만, 오히려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식음 부스가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는데, 쓰레기 배출량은 2배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더맑음은 고래축제를 계기로 지역의 많은 축제나 행사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해 일회용품 사용을 더 많이 줄여나가고,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이 개인 다회용기를 들고 다니는 문화까지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태화강 국가정원 둔치에서 열린 울산 관광두레 페스타
울산 관광두레 페스타에 마련된 부울경 주민사업체 홍보 부스
울산 관광두레 페스타에서 만난 더맑음
지난 11월 8일부터 9일까지 태화강 국가정원 둔치에서 ‘울산 관광두레 페스타’가 진행됐다. 해당 행사는 ‘같이의 가치’라는 주제로 울산을 비롯한 부산, 경남 지역의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들의 홍보와 더불어 시연,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다. 울산 동구의 대표 관광지인 대암왕 공원에 위치한 김씨네 마카롱 공장, 한식 대가가 진행하는 자연식 원데이 클래스 마마스 홈퀴진 주식회사, 다양한 원예 체험을 통해 지친 일상에 활력과 치유를 전하는 농부의 다락 등 다양한 지역 관광 주민사업체 부스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주민사업체 부스 소개용 팸플릿은 100% 자연 생분해성 용지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설탕 생산 후 남은 부산물을 사용하기에 폐기물을 줄일 수 있고, 사탕수수 이외에 어떤 나무도 베어낼 필요가 없어 관광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울산 관광두레 페스타에 참여한 더맑음 홍보 부스
버려진 병뚜껑을 새활용해 만든 다양한 모양의 키링
더맑음 역시 울산의 주민사업체로 행사에 참여하여 홍보 부스와 간단한 친환경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준비했다. 홍보 부스 진열대에는 언뜻 평범해 보이는 키링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모두 버려진 병뚜껑을 새활용해 만든 이른바 ‘친환경 굿즈’다. 평소 재활용 분리수거를 통해 페트병은 어느 정도 분리수거가 잘 되고 있지만, 플라스틱 병뚜껑은 처치 곤란한 품목이라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게 버려진 병뚜껑을 모아 깨끗이 세척 후 색깔별로 분류 및 분쇄를 하고, 사출기를 통하면 새로운 가치가 부여된 친환경 굿즈로 재탄생된다. 병뚜껑의 완벽한 변신이랄까?
색깔별로 모아 놓은 병뚜껑
분쇄된 병뚜껑
부스 한쪽에 마련된 작은 사출기를 통해 직접 키링을 만들어 보는 체험도 준비됐다. 만드는 방법 역시 꽤 간단하다. 원하는 굿즈 모양의 틀(금형)을 준비한 다음 분쇄된 병뚜껑을 사출기계의 통에 넣기만 하면 된다. 하나를 만드는데 약 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초간단 친환경 굿즈 만들기 체험이다. 홍보 부스의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다양한 모양의 굿즈를 만들어 볼 수는 없어 아쉬웠지만, 병뚜껑이 어떻게 새활용되고 굿즈로 만들어지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며 친환경의 가치를 몸소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병뚜껑만을 100% 활용하여 만드는 업사이클 체험ⓒ더맑음
버려지는 병뚜껑 5개로 만드는 ‘맑음이’
썩지 않는 플라스틱을 새활용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맑음이’ 지비츠
더맑음은 올해 11월 중순부터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업사이클 체험 클래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기관이나 단체 위주로 체험을 진행지했지만, 이제는 일반인도 직접 친환경의 가치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클래스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아기자기한 새활용 굿즈 모음
직접 수집한 바다유리로 만드는 지비츠
마찬가지로 병뚜껑만을 100% 활용해 다양한 나만의 굿즈를 만들어 보는 체험인데, 아직은 주민사업체를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프로그램의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앞으로 체험 참가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보다 다양한 친환경 관련 업사이클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최근 기후변화와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맑음을 통한 친환경 관련 체험과 교육 및 강연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아직은 개인이나 사기업보다는 주로 ESG 경영을 필요로 하는 공공기관이나 단체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좀 아쉽다. 신유희 대표 역시 언젠가는 일반 기업들이나 단체에서도 이러한 친환경의 가치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더맑음을 찾는 일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작은 바람을 가지고 있는데, 그 바람이 꼭 이루어졌으면 한다.
여행정보
더맑음주식회사
- 장소 :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중로74번길 30
- 문의 : 0507-1367-7931
- 홈페이지 : https://themalgeum.imweb.me
- 체험 프로그램 : (사전문의 필수) 업사이클 체험 클래스 금요일 19:00~20:00, 토요일 10:00~11:00, 14:00~15:00,
1인당 1만 5천 원
숙박정보
- 롯데호텔 울산 :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로 282 / 052-960-1000 / https://www.lottehotel.com/ulsan-hotel/ko.html
- 브라운도트 호텔 울산삼산점 :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로383번길 6-17 / 052-277-2700
- 어련당 : 한국관광품질인증 / 울산광역시 중구 산전길 61 / 052-297-5796 / https://eld.junggu.ulsan.kr
식당정보
- 사랑도자연산횟집 : 횟집 /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로181번길 33 / 052-266-4672
- 울산언양불고기 : 언양불고기 / 울산광역시 남구 월평로 205 / 0507-1401-2645
- 유정호선장집 : 박달대게 / 울산광역시 북구 정자1길 19 / 0507-1606-6620
(글/사진) 손창현 여행작가
※위 정보는 2024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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