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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의료원 쪽에서 본 1900년 초기 계산성당 주변 모습이다. 1886년 조.프 조약에 따라 그동안의 대원군 쇄국정책이 열리면서 숨어 활동하던 로베르 신부에 의해 처음에는 초가로 지었다가 1902년 고딕형식으로 새로 건축하고, 1911년 종탑을 2배 높이 올리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된 거다.
고딕(뽀족 탑)과 로마네스크(반원 아치형)의 복합양식이다. 대구에서는 처음 세워진 서양식 건물로 우뚝 솟은 두 개의 종각으로 인해 ‘뾰족집’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단다.
1950년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결혼식에서 당시 주례를 맞았던 허억 도지사가 식이 끝나도록 ‘영수 군’ ‘정희 양’으로 반복한 실수담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일화가 있고, 또 김수환 추기경이 1951년 여기서 서품을 받은 곳이기도 하단다. 지금은 년 중 무휴로 누구 에게나 탐방과 기도장소로 개방하고 있다.
건물자체만으로도 문화재적인 가치가 높아 아예 대구시가 매입하여 영구보존하려는 계획이 란다.
성당 내부 모습이다. 기둥, 천정, 창문 등 반원 아치는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임을 말해주고 있다.
성당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이 돌은 무슨 용도인지.... 궁금하다.
내부 기둥마다 설치된 이것 또한 무엇인지, 물이 2/3가량 담겨 있었다. 분명 손 씻는 공간은 아닐 것 같은데 누구 아는 사람?
스테인드그라스(색유리)에 전통복장을 한 성인의 모습이 이채롭다. 갓쓴분은 김대건신부가 아닐까 싶은데... 다른 나라에도 저런 초상이 있는지 이것 또한 궁금한 대목이다.
계산성당과 길 건너 언덕 위 대구제일교회의 십자가종탑 스카이라인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성당 정원에는 석류가 익어가고...
최초 주임신부였던 로베르 신부가 성당을 출입하는 모든 사람을 지켜보고 있다.
정원에 있는 수령 100년의 이 감나무는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의 “계산동성당”이라는 제목의 그림에 담긴 나무라 하여 ‘이인성 감나무’로 명명되고 있다.
이인성은 1930년대 대구가 낳은 천재 화가로 순경과 사소한 시비 끝에 총기오발로 39세로 아깝게 요절한 화가이다.
이상화(1901-1943) 시인의 집으로 향하는 이 골목이 뽕나무거리이다. 과거 여기엔 뽕나무가 많았단다. 계산성당 담장 안쪽(화면 오른쪽)에 몇 그루의 뽕나무가 보인다.
뽕나무 거리의 끝자락에는 이상화 시인이 말년을 보냈다는 아담한 고택을 만날 수 있다. 길 하나 건너 남산동에는 <광야>를 쓴 같은 저항시인 이육사(1904-1944)의 거처가 있다는 데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고 죽었지만 이들의 소통흔적이라곤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충분히 교류했을 법 한데...
내실에 붙어 있는 액자의 용봉인학(龍鳳麟鶴)은 상정(龍) 상화(鳳) 상백(麟) 상오(鶴) 이상화선생의 4형제를 지칭하고 모두 각계에서 한 인물들을 했던 인물이란다.
액자 속 두 분은 이상화 선생과 그의 어머닌 줄 알았는데 아내였다.
마당 한쪽에는 그의 대표 詩이자 국권 회복의 염원을 담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비가 있다. 주말마다 동명의 제목으로 마당극을 한다는 데 도착했을 땐 이미 끝나버려 아쉽다.
골목 건너편에는 전국적으로 국채보상운동의 기치를 올렸던 서상돈 선생의 고택이 이상화선생의 고택과 이웃하고 있다. 일제의 방해로 중단되었지만 경제침탈과 국권침탈에 대해 백성들을 각성시켰다는데 큰 의의가 있겠다.
지금은 건물들로 둘러싸여 단지 골목수준이지만, 뽕나무 골목 끝을 가로지르는 폭 2미터의 이 길은 그 옛날 많은 사람들이 괴나리봇짐을 메고 한양으로 길 떠나던 그 ‘영남대로’란다. 얼마나 많은 발걸음들이 이곳을 지나갔을까.
“뭐해 욧! 빨리 오지 않고” 다그치는 그녀의 소리가 또 기차소리처럼 시끄럽게 들렸다.
약전골목으로 가는 골목 속에는 좁은 운동장을 안고 있는 한 학교 건물을 만나게 된다. 수년전에 성서로 이전되고 지금은 경신정보과학학교라는 교명의 새로운 학교로 바뀌었지만 예전엔 여학교자리였다.
스쳐 지나며 몇 번이고 뒤돌아보아야 할 사연이 있다. 그러니까 30년이 훨씬 더 지난 그해 여름이다. ‘적십자학생회’라는 서클활동을 할 때였다. 각자 학교대표로 참가했던 우리는 가끔 단체로 소위 그룹미팅이라는 걸 하곤 했었지
모이면 그저 좋아 떠들고 웃다가 헤어지는 수준이었지만... 그때, 첫 만남에서 정통으로 눈이 맞아버린 두 학생이 있었다. 큭. |
첫댓글 중구쪽 구석구석 발품 파신 덕분에 구경 잘하고 갑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 정말 맞나봐요...^^
휴일 부부가 손잡고 골목마다 누비시는 님의 모습 너무 아름답습니다~ 가까운 곳 소개 감사합니다 ^^
자잘한 일상도 잘 찾아보면 볼꺼리가 있다는 게 우리네 삶의 이치가 아닐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