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이 한창이다.
올 봄 담양 '금성산'에서 채취한 '다래순' 나물은 이미 고향마을 동네 사람들과 마당 삼겹살 파티 때 맛있게 잘 먹었다.
동네 분들도 이게 무슨 나물이냐고 물으며 잘 드셨다.
그 2주 후엔 갓 올라운 여린 쑥을 뜯어 '쑥개떡'을 만들었다.
쫀득한 맛과 풍미가 깊었다.
여기저기 고마운 분들께 나눠주었고 함께 잘 먹었다.
오늘은 '고사리'를 끊으러 간다.
나에게 '고사리'가 필요해 가는 건 아니다.
은행 지점장을 거쳐 지역본부 단장을 오랫동안 역임하다 퇴직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자연산 '고사리'와 '두릅'을 채취해 보고 싶다며 나에게 가이드를 요청해 왔다.
자신은 해보고 싶어도 경험이 없어 방법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좋다. 같이 하자"고 했다.
며칠 전에 결정한 것도 아니고 작년 연말 미팅 때 논의했던 것이었다.
그때 친구가 하는 말이, 내년 봄에 경험해 보고 싶은 일들 중에 '산나물 채취'가 있는데 도와달라고 하여 미리 일정을 비워뒀던 거였다.
춘하추동, 거의 매주 행사가 있기에 적어도 반 년 전에 상의하지 않으면 일정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각설하고, 오늘은 충남 '청양'과 '예산'으로 간다.
오늘은 '청양', 내일은 '예산'이다.
그곳으로 장소를 잡은 이유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 서울에서 각각 친구들이 출발하기에 중간지점으로 선택했고, 자연산 '고사리'와 '두릅'을 제법 딸 수 있는 곳이라 그리 정했다.
운곡면 위라리 마을회관으로 오전 10시까지 오라고 했다.
그간 수많은 세월 동안 모두 칼같이 시간을 지켰던 친구들이다.
거리나 날씨에 상관 없이 풋풋하고 싱그러운 경험과 추억을 위해 각자의 시간과 열정을 쏟을 줄 아는 사람들이다.
장거리 '오지 트레킹'은 기본이고 향긋한 봄나물을 뜯고 맛볼 수 있는(두릅) 기회가 될 것이다.
고사리는 끊어도 삶고 말려야 하기에 당장 식용할 순 없지만 필요한 친구에게 몰아서 건네 줄 예정이다.
펜션에서의 '와인파티'와 내일 오전에 시간을 할애해 광활한 '예당지'에서의 트레킹도 친구들에겐 이 봄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든, 국외든 아름다운 자연을 찾아 떠나고 부대끼며 온몸으로 소통하고 감동하는 것.
이것이 삶의 기쁨과 감사 중 일부임을 고백한다.
그 의미와 가치를 깊게 이해하고 동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자신이 생각하는 테마를 나에게 얘기하며 함께 추억을 엮어보자고 요청하는 지인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시간이 문제다.
아무튼 짬을 내 최대한 동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마침 간밤에 비가 내렸다.
낮에도 가랑비가 내린다고 한다.
인적이 없는 오지에서 우중 산나물 채취도 친구들에겐 또 하나의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요즘 산 중에 '뱀'들이 많아 스틱을 꼭 챙겨오라 했다.
장화나 목이 긴 등산화도 준비하라고 일렀다.
4월 마지막 주말.
모든 이들에게 건강하고 즐거운 주말이 되길 빈다.
파이팅이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