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샹그리라 답사기 11 -
이제 샹그리라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180여km 떨어진 여강으로 출발한다.
아침인 탓에 시내거리도 한산하여 쓸쓸함이 느껴지는 건 혼자만의 심정일까...
일행 모두들 별로 말이 없고 차창밖에 낮게 드리운 구름마냥 모두들 어깨에 힘이 없는 듯 보인다.
시내를 벗어나니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빈 땅이 도처에 널려있다.
게을러서 농사를 안 짓는 것이 아니라 교통의 오지이다 보니 생산을 해도 판로가 없어서 농사를
짓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샹그리라 공항 근처를 지나서 들판 길을 내달리는데 버스가 갑자기 속도를 줄여 자세히 보니 여기도
공안이 나와 과속운전 단속을 한다.
아스팔트길이 새로 포장되어 쭉 뻗어 있으니 가끔 과속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여 단속을 한다고 하여 웃고 말았는데 시내에 있는 차량이라 해봐야 500대도 안 될 것 같던데 허허벌판에서 단속을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아마도 차량이 요즘 급격히 늘어나면서 교통질서를 잘 지키지 않아 그런가 보다.
2시간여를 달리다 시골마을에서 잠시 쉴 겸, 버스에 냉각수용 물을 보충하고 화장실을 가는데
공짜가 아니고 1인당 5각(60원)을 받는데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는 일행마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아무런 칸막이도 없이 일자로 툭 트여 용변을 보는 사람들이 상대방의 뒤에 이어앉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일을 보게 생겼다며 모두들 웃는다.
돈을 받는 여인은 머리에 큰 보자기 같은 것을 둘렀는데 복장이 특이하여 물어보니 귀족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장족들이 사는 곳을 벗어나 다른 소수민족의 동네로 접어든 것이다.
다시 출발한 버스는 협곡 사이 내리막길로 구불구불 한참을 내려가는데 계곡의 물소리가 요란하다.
이곳은 지난밤 폭우가 내려 계곡물이 많이 불어나 있다.
계속가다 보니 군데군데 물막이를 한 곳이 있어 살펴보니 계곡물을 이용하여 발전하는 시설들이 있다.
자연적인 계곡물의 흐름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여 각 오지 마을마다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중간 읍 단위 마을에서 간단히 라면을 끓여 점심을 마치고 인근 시장엘 가니 마침 장날인지 사람들이
무척 붐빈다.
온갖 과일들과 고기들을 파는데 특히 돼지고기를 많이 사간다.
이곳 사람들은 동물성 지방을 좋아하는지 돼지비계가 많이 붙은 것일수록 인기가 높은 것 같다.
바나나를 사면서 깐 호두가 보여 얼마인지 물어보니 1근(500g)에 10위안 이라한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엄청 싼 가격이다.
일행과 각기 한 자루(2kg)씩을 사가지고 돌아서니 다른 일행들도 싸다며 서로 사겠다고 하는데
“메이요오”를 연발하며 손을 젓는다.
우리가 사간 것이 전부라 없다는 것이다.
버스에 오른 뒤 호두를 못산 서운함을 달래기 위해 한 주먹씩 나누어 먹으면서 농담으로 한 마디...
“중국에서는 눈에 띄었을 때 사야지 지나가면 그걸로 끝이 랑게요오~” ...ㅎㅎㅎ...^_^
그럭저럭 웃으며 가다보니 어느 덧 동네 어귀인지 집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강에 도착 한 것이다.
여강은 해발이 2000m 정도 되는데 이 지역은 지진대에 포함되어 1990년대에 지진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도시가 폐허가 되다시피 했는데 다시 건설하여 도시계획도 잘 되어 있고,
당시에 지진에도 불구하고 별로 피해를 입지 않은 고성과 옛 전통 마을이 있다.
지금은 유네스코에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어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다고 한다.
- 극장 안에 걸려 있던 원주민 옛날 사진 -
호텔에 여장을 풀고 난 뒤 식사를 마치고 소수민족의 모습을 연출한다는 쇼 프로그램을 관람하러
극장엘 갔다.
10여개 소수민족의 복장을 한 배우들이 극 시나리오에 따라 노래와 연주, 무용을 곁들여 멋진
공연을 연출하는데 청춘남여의 사랑이야기가 주제인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유명하다는 고성의 밤 야경을 구경하러 갔는데 관광객과 상인들이 어우러져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이곳의 특색은 조그만 실개천을 두고 양쪽에 전통카페들이 줄 이어 있는데 초저녁부터 일하는
아가씨들이 집집마다 경쟁적으로 노래를 주고받는다.
그러다가 술과 야경에 취한 손님들이 흥에 겨워 각기 자기나라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여 새벽까지
먹고 마시며 즐긴다.
당연히 우리 일행도 몇 명은 남아 한국을 홍보한다는 차원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비롯하여
가요를 몇 곡 부르며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니 어느 덧 새벽 3시가 되었다.
- 다음은 여강의 옥룡설산과 고성 마을편이 -
첫댓글 좋은데 다녀 오셌군요 ^^* 어데 다니시드라도 동양한국의 아름다움도 소개 하시어 한국인의긍지를 남기시기를 ....
여행이라.... 언젠가 저 역시 좀 더 여유로운 시간들이 생기면 알래스카를 다녀오고 싶습니다. 때묻지 않은 자연과 결코 녹녹치 않은 환경들을 접하며 또 다른 사색에 빠져보고 싶거든요^^ 건강하소서^^ (__*)
노상님~멋진 여행기 즐감하고 있습니다...귀하고 아름다운 사진 더불어 좋은글 ...멋진 하루 되소서...
찰나의 순간.순간..셔트 누르시느라고 여행은 제대로 하고 다니시는지요?ㅎㅎㅎ노상님..저 가까운 바닷가에 바람쐬고 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