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없는가 ....예 !
토굴 밖에 춘설이 내린다. 바람 한 점 없는 곳에 내리는 눈이 분가루 같아 메마른 가지를 뽀얗게 감싸준다.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던데 눈오는 날은 무엇일까.... 할 일 없어 어느 분이 보내준 시집을 이미 읽었지만,
‘당신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라는 책 제목을 다시보고 접어두었던 페이지를 펼쳐본다.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언뜻
가을 눈매를 보았어요
바람이 툭 치고
돌아보며 갑니다.
‘처서處暑’라는 아는 분의 시다.
근자에 박 원자 작가님이 정리한 종정 스님의 ‘누구 없는가’ 라는 단정한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이 나에게는
‘언뜻 가을 눈매’ ‘바람이 툭 치고’ 간 느낌이라 이 시가 거듭 생각난 것이다.
동진 출가 하셔서 그리운 모성을 가슴에 안고 한 평생 외길로 정진하신 한 수행자의 의연한 삶의 궤적을
편집자는 평범하면서도 자연스런 필력으로 묘妙를 감추어 둔 듯 써나갔다.
특별하지 않는, 정석대로 살아온 수행자의 표본이랄 수 있는 삶이 한편으론 비정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전편을 흐르는 속눈물은 모성을 그리는 마음에서 사랑의 방식이 한 가지가 아님을 특별하게 시사해 주었다.
초지일관 자신의 질서에 충실한 정확한 삶에 사람 냄새가 아쉬웠지만,
그것이 한 수행자를 큰 사람을 만든 방식이 아니었나 생각하니 난행고행이 따로 없다는 마음이 들었다.
수행자가 본분에 충실할 때 따라오는 덤으로는 최고의 자리에 이르셨지만 개의치 않으시고
하나의 개個 로서 존재하시는 모습,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지니신 어른.
사실 나는 큰 스님을 딱 한번 뵌 것이 금생의 인연이다.
어느 선원의 개원식에 오셔서 법문 하시던 자그만 체구에 당찬 모습,
흔들림 없는 고요한 분위기가 모두였다. 직접 인사드릴 기회도 없이 떠나셨기 때문에 눈길도 마주친 적이 없다.
이후로는 조계종에 종정스님이 계신지 아니 계신지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희박하신 분
누가 법정스님 책인 줄 알고 샀다가 법전스님이 종정 스님인 줄 알았다는 에피소드도 있듯이 그런 분이다.
옛날이야기에, 왕이 미복을 하고 시정에 나가서 임금님 이름을 물어보니 백성들이 잘 아는 지라
더욱 백성들이 편하도록 애를 쓴 연후에 다시 미행을 했다.
전과 달리 왕이 누군지를 모르는 것을 보고 안도했다는 말이 있듯이,
절집안의 가장 높은 자리에 거하시는데도 세상 사람이 잘 모르는 스님, 당신의 질서에 침잠하신 스님,
그냥 선객으로 사시는 스님 ....
근자에 읽은 종정스님의 자서전으로 선객의 전형을 보는 듯 모범을 배우면서 다시 중노릇을 생각해 본다.
큰 스님의 속 살림을 챙겨서 보여주신 원철스님과 승진행 보살님께 감사드리면서,
어른스님께서 오래도록 이 세상에 머무시도록 보현행자의 십대 원왕중에 청불주세원請佛住世願을 발發 해본다.
지금도 밖에는 눈이 오는데 인기척이 있어 내다보니 국립공원 지소에 근무하는 직원 셋이 찾아왔다.
차를 다려 주면서 담소하다보니 직업은 나와 달라 하는 일이 다르지만 산에서 자연을, 절을, 스님을 늘 만나던 사람들이라
화제의 코드가 맞아 대화가 즐거웠다.
그들이 가고 나서도 역시 눈은 새하얗게 내리고 있다.
내 토굴이 아련하다.
그 누구 없는가
....... 예 !
연암 토굴에서
도현 합장
첫댓글 월간 海印 3월호 '이달의 이야기, 누구 없는가를 읽고' 에 실린 글입니다. 옥고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_()_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_()_
'어른스님께서 오래도록 이 세상에 머무시도록 보현행자의 십대 원왕중에 청불주세원請佛住世願'을 저도 함께 감히 발發 해봅니다...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_()_
이 글을 보는데 갑작스레 눈앞이 아련해지네요... 있는듯없는듯 당신의 질서에 침잠하신... 청불주세원을 감히 저도 함께 발원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부처님! 아미타불_()_
제법부동본래적!을 보이시는 종정스님과 도현스님께 합장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_()_
청불주세원 저도 함께 발원해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도현 스님! 옥고 감사드립니다.아미타불!_()_
감사히 읽습니다. 아미타불! _()_
두분스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래오래 이세상에 머무시기를...나무아미타불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도현스님 안녕하세요?북경의 정행입니다.많이 뵙고싶습니다.글을 읽으니 스님이 뵙고싶어 눈물이 납니다.꼭 다시 찿아뵙겠습니다.스님이 많이 그립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고맙습니다. _()_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하고감사드립니다...나무삼신일불 아미타불_()()()_
()()()
선객의 전형 수행자의 귀감이신 스님! 감사드립니다. 아미타불!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아주 많이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