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폭로의 생중계 같은 녹음파일
고영태-김수현-이진동 협력관계를 알게 하는 통화 녹취록
趙成豪(조갑제닷컴)
〈김수현-이진동 통화 내용〉
■ 김수현, 이진동에게 최순실의 거주지 알려줘
김수현-이진동 통화 파일은 총 19개다. 이중 의미가 있는 것은 세 개 정도다. 첫 번째로 살펴볼 녹음파일은 이진동 TV조선 사회부장이 金씨에게 전화를 건 2016년 7월12일(20시46분10초) 통화내역이다. 이날 통화는, 李 부장이 金씨에게 최순실 씨의 거주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통화 처음에 나오는 ‘640-1’은 崔씨 소유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빌딩의 주소를 말한다. 관련 녹취록을 보자.
〈이진동: 그 640-1 옆에 호텔이 하나 있나?
김수현: 아니요. 위원장님. 그때 영태형하고 청담동에서 봤을 때 뭐 시켜가지고….
이진동: 레트로와… 그 차움 빌딩?
김수현: 네. 거기 맞아요. 제가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이진동: 그 차움 빌딩 우리가 만났던 탐탐인가 거기 말하는 거지?
김수현: 네네. 그 옆에 있는. 640-1번지는 기사에 나와 있는 건물인데, 저는 그때 영태형이… 제가 기억하기로는 위원장님께 말씀을 드린 걸로 거길 안 적는다고 생각해가지고 거기에 산다고.
이진동: 거기 4층에 산다고 나한테 얘기해 준 것 같은데? 아닌가?
김수현; 4층은… 건물 4층에는 관리실이 있어요. 건물 관리실.
이진동: 3층에 의상실인가 있었지 않냐? 지난 번에 뭐 한창 떠들 때 나왔던?
김수현: 의상실이요?
이진동: 옷가게.
김수현: 옷가게는 모르고 모델… 2층인가 3층? 그건 잘 모르겠는데.
이진동: 호텔에서 산단 말이야?
김수현: 저는 그때 그렇게 얘기해서 그렇게 알고 있었거든요. 그때 위원장님이랑 저랑 영태형이랑 그 뭐야… 차움 빌딩 옆에 걸어 다니면서 얘기할 때 여기 지하로 들어와 가지고 바로 올라오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여기 산다고 저는 그렇게 들었어요.
이진동: 차움 빌딩 말이야?
김수현: 네네. 근데 640-1번지는 4층에 관리실이 있는 걸로 알고 있고, 딴 거는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진동: 차움 빌딩이 호텔이냐?
김수현: 제가 호텔이라고 말씀 드린 건데 그냥 거기 사니까 제가 호텔이라고 말씀드렸죠.
이진동: 아 차움 빌딩 그 건물 말이야?
김수현: 네 그 위에.
이진동: 어 그래? 항상 거기에 차를 세워논다고 VIP 주차장에 세워 논다고 얘기는 들었는데… 어… 그래? 그래 알았어.
김수현: 네네. 영태형하고 한 번 통화해보세요.
이진동: 내가 통화를 한 번 해볼게.〉
이 통화가 있은 지 닷새 후인 7월17일, TV조선 취재팀은 차움 빌딩 지하주차장에서 최순실 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한다. TV조선 취재팀이 카메라를 들이밀자 崔 씨가 ‘찍지 말라’며 카메라를 뿌리치는 바로 그 장면이다. 이진동 부장은 위 통화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崔 씨의 거주지를 몰랐던 듯하다. 이날 金 씨의 설명을 들은 뒤 비로소 崔 씨의 거주지를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씨가 이진동 부장의 취재에 조력자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이진동, 김수현 통해 고영태에게 인터뷰 제안
7월11일 TV조선은 차은택 씨의 차명회사와 문체부간의 수의계약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김수현 씨는 그 보도가 나갔음을 고영태 씨에게 전화로 알려준다(2월16일字 조갑제닷컴 보도 참조). 아래는 그 이튿날인 7월12일, 이진동 부장과 김수현 씨가 나눈 통화 녹취록이다. 이 통화에서 김수현 씨는 차은택 씨 관련 이야기 등을 이진동 부장에게 한다. 李 부장은, 金씨에게 고영태 씨의 반응을 물어보며 향후에 이어질 TV조선 보도의 방향을 高씨에게 이야기해줬다고 말한다. 이어 이진동 부장은 金씨에게 ‘(고영태 씨가) 인터뷰에 응해줄 수 있는지’ 묻는다. 관련 녹취록이다.
〈이진동:…(전략)… 영태 아무 얘기 안해?
김수현: 다른 얘기 없었는데요. 그때 이진동 위원장님… 뭐야… 김○○인가 차은택, 차 감독 아는 사람 그거랑, 그 회사….
이진동: 영태 한 번 만났거든. 지난 주 금요일날 만났어.
김수현: 아 따로 만나셨다고요?
이진동: 응. 그래서 내가 어떻게 간다고 얘길 해줬고. 그래서 …(확인 불가)… 한 번 물어봐. 내가 너한테도 얘기 한다고 그랬어. 안 보이게 인터뷰 한 번 할 수 없냐?
김수현: 인터뷰요?
이진동: 영태하고 상의해봐.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냐면, 다른 사람이 안 드러나게 그래서 저… 인터뷰를 해가지고 문제될 거 치고(注: 쳐낸다는 뜻) 音(음)만 이렇게 하면 어떻겠냐(注: 목소리만 나오게 한다는 뜻으로 추정)…. 영태도 한 번 얘기한다고 했거든. 너한테. 그래서 내가 아무 얘기도 안하고 있었거든.
김수현: 제가 한 번 통화되면 물어볼게요.
이진동: 한 번 상의해봐. 알려줘.
김수현: 네 알겠습니다.〉
위 녹취록에서 김수현 씨는, 이진동 부장이 최순실 관련 취재를 하는 데 필요한 핵심 취재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시에 金 씨는 고영태 씨와 자주 연락을 취하고, 또 만나면서 최순실 씨와 高씨가 어떻게 지내는지 李 부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수현 씨는 고영태-이진동 사이에서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 것 같다.
■ 김수현, 고영태가 건넨 CCTV의 존재 알고 있던 듯
2016년 6월23일 김수현 씨는, 이진동 부장에게 고영태 씨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전한다. 바로 최순실 씨가 촬영된 소위 신사동 의상실 CCTV 영상이다. 녹취록을 보자.
〈김수현: …(전략)… 5월 달에 제가 힘들어서 영태형한테 얘길 했더니 자기가 뭐 할 게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얘기 했는데 그게 제가 보기에는 위원장님께 말씀드린 스포츠 클럽 그 다음에… 그리고 또 딴 게 있겠죠. 있는 것 같네요. 그런 부분이 만약에 지금… 예전에 영태형이 위원장님께 드렸던 기사….
이진동: 기사?
김수현: 아니, 기사가 아니라…
이진동: 그림(注: CCTV 영상)?
김수현: 네. 그림도 저 뭐야… 가게 그림 플러스 해가지고 그때 돈 가지고 나오고 막 그런 그림 있었잖아요. 그게 나가면 영태형인 걸 아니까…
이진동: 그런 건 염려… 안 써. 그건. 그렇게는 안하는데… 그 저… 김종(注: 문체부 차관)이나 이런 게 나가면 스포츠 클럽이나 이런 게 문제가 된다고. 케이스포츠나 이런 게. 외부에서 돈 끌어다 쓰고 이런 게 문제가 돼. 그래서 난 그걸 얘길하는 거야. 지난 번에 영태가… 그런 건 걱정하지 말라 그래. 난 뭐 영태가 뻔히 아는 걸 어떻게 쓰냐. 그거.
김수현: 그리고 영태형이 저번에도 얘기했듯이, 소장(注: 최순실)한테 저하고… 영태형하고 저하고 일할 때 이제 소장이 가자고 했는데 안 가 가지고 팽 당했다고… 그건 아시잖아요?
이진동: 어어.
김수현: 하여튼 그래서 영태형이 저 나오면 소장이 지금 분명히 영태형을 받으려고(注: 들이 받는다는 의미인듯) 계속 그러고 있나봐요. 근데 스포츠 클럽 플러스 다른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건 뭐 제가 지금 모르니까…. 지금 나오면 소장 성격이 다 …(확인 불가)… 사람이 그렇잖아요. 지금 일이 많다고 생각하고 나가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럼 다 접어버릴 테니까 그거 걱정인 거죠.
이진동: 일단은 김종이 문제되면 그걸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김수현: 네.
이진동: 그래서 그런 거지. 일부러 주변에 영태나 너나 이렇게 뭐 그렇게 내가 하진 않아. 그런건 걱정하지 마. 오케이 그래.〉
金 씨의 말을 대강 정리해보면, '(신사동 의상실) CCTV 영상이 보도될 경우 영태형이 제보한 걸 아니까 그게 걱정된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에 이진동 부장은 金씨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영태가 아는 걸 어떻게 (기사로) 쓰냐'는 식으로 안심시킨다. 그 CCTV 영상은 그해 10월 TV조선 특종으로 보도된다. 이밖에도 이진동 부장은 김종 차관에 대한 보도가 나갈 것임을 金 씨에게 시사하기도 한다.
■ 김수현, '고영태의 근황' 이진동 부장에게 전달
이진동 부장은, 고영태 씨와 직접 통화를 주고 받는 한편, 김수현 씨를 통해서도 그의 근황을 확인했다. 2016년 5월31일 이진동 부장이 金씨에게 전화를 걸어 나눈 통화 중 일부이다. 고영태 씨가 최순실 씨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金씨를 통해 그의 근황을 묻는 장면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李 부장이 金씨에게 ‘(최순실 씨가 高 씨에게) 돈을 많이 안주나 보지’라고 묻는 부분이다. 관련 녹취록이다.
〈이진동: 지하철이라 전화 끊어졌다.
김수현: 네. 버티고 있어요.
이진동: 그래? 고영태가 안 도와줘?
김수현: 그건 뭐 영태형도 상황이 좀 그래서….
이진동: 왜? 뭐가 좀 삐걱거려? 안 맞냐?
김수현: 우린 일은 잘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저도 힘들어서 얼마 전에 얘기를 했거든요. 힘들다고. 상황이 뭐 그렇게 좋진 않은가 봐요.
이진동: 저기는… 돈은 많이 안주나 보지? 최(注: 최순실)는?
김수현: 그건 제가 요즘에 사무실도 다르고 떨어져 있어서. 제가 원래 알기론 돈을 많이 줬는데 아닌가 보더라고요. 모르겠어요.
이진동: 아 요즘은?
김수현: 네.
이진동: 아이 ××… 돈은 주고 일을 시켜야지.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