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일요일에 시약산
시약정에서 약속한 곰배령을 가기 위하여 출발하는데
일기예보에서 알려준
대로 비가 주룩주룩 내려
우산을 쓰고 배낭을 메고 새벽에
집을 나서서 부전 역으로 향했습니다.
7시 20분 출발하는 기차를 타니
가이드가 물 한 병과 김밥을 한 줄씩 주더군요.
무궁화호
기차는 출발하여 서서히 달리고
차창으로 흘러내리는 빗줄기 사이로
안개 낀 농촌의 풍경이 지나가드니
어느새 하늘의 구름이 사라지고
화창한 봄날로 변하더군요.
산에는 하얀색을 자랑하는
아까시아꽃과 아팝나무의 꽃, 또 밤꽃도 피었나봅니다.
영주 역에 도착하여 소고기 전골로
점심을 먹고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버스는 낯 설은 길로 자꾸 달리더니
다덕
약수터로
향했습니다.
약수라 한모금 입에 넣고는 고약한
물맛에 깜짝 놀랐습니다.
또 버스를 타고 고생대의 신비를
느끼게 해주는 구문소를 관광하는데
커다란 굴이 두 개나 있고 하나는
개울이 연결되어 물이 흐르고
하나는 일제시대에 일본 사람이
강원도의 지하자원을 캐 가는데
필요한
굴을
뚫었다더군요.
철암 탄광촌이 이제는 역사의 자취로
남았고,
그곳에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의 세트간판이 있는 곳에서 한
컷을 찍었답니다.
그리고 버스는 달려 곰배령 아래에
위치한 팬션으로 오는데
일행
27명을
3군데의
펜션에 나누어 일박을 하게 되었답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예쁜
펜션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저녁식사는 가마솥 뚜껑을 달구어 그곳에서
가이드와 버스기사가
돼지고기삼겹살을 구워 주는데 그 맛이 어찌나
좋은지
평소에 고기를 잘 먹을 기회가
없는 내가 참 맛있게
먹었답니다.
캄캄한
밤.
불
켜진 펜션의 풍경이 너무 멋이 있어 또 한 컷 찍고
일행과
둘이서 한방을 차지하고 따뜻한
방에서 한밤을 잘 잤답니다.
2016년
5월
7일(토)
아침 일찍 일어나 이른 아침 식사를
하는데
방식구의 북어국에서
비닐봉지가 고아진 것이 나오는 지라 밥맛이
뚝
떨어지더군요.
짐을 가지고 차를 타고 곰배령 주차장으로 갔는데
차에서 내리니
이곳의 이른 아침의
기온이 겨울보다 심하게 추워서
준비해 오라는 겨울옷을 걸치고도 차
안에서 나갈 엄두도 못 내고
있었습니다.
9시
정도가 되니 삼림 직원이 올라와 주는 번호 표를 가슴에 부착하고
곰배령으로 오르는데 길은 거의
평지에 가깝고,
옆에는 개울이 흐르고 아주 예쁜
연한 분홍색의 진달래가 한창 피어
바람에 하늘하늘 움직이는 것이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곰배령 고개의 정상까지는 왕복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지만
나이가
많은 나는 나보다
12살이나
적은 짝에게
나를
상관 말고 끝까지 오르라고 했고,
나는
혼자 사진을 찍으며 반쯤만 가기로 마음을 먹었답니다.
젊은 사람도 바쁘게 올라가서
내려와야 하는 시간인데
나같이 내가 밟은
곳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사람은
오늘 부산으로 가야되는 기차시간이
있는데 시간 맞추어 돌아오기는
도저히 안 된답니다.
내가 돌아선 곳 보다 조금 더 올라
가면 ‘강선마을’이
있어
거기에
전과 막걸리를 파는 상점이 있다지만
나는 그런 것을 먹고 싶지 않고
그저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과감히
돌아섰답니다.
하지만 사진을 안 찍고 올라갔다가
온 사람보다
사진을 찍은 내가 훗날
더 많은 추억을 간직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오는 길에 우리의 숙소 바로 앞에
위치한 ‘나무꾼과
선녀’라는
TV에
나왔다는
음식점에서
산채비빔밥을 먹었는데 왜 그리도 맛이
없는지요?
버스는 달려 영주역에서 저녁 꺼리를
준비하여 기차를 타라고 하는데
내
짝이 멀미 끼가 있다고 해서 그냥
기차를 타고는
가지고 간
배가 부르지
않은 과자와 오랜지로 저녁을
대신하고
집에 오니 근
10시 30분이
되더군요.
이젠 기차 여행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반 관광버스보다
7만원이나
비쌌고 서비스도 없고 그보다 지루하고.
. . .
모든 것이 나에게는
불편하더군요.
약간의
감기기가 있던 나의 컨디션이
일박
2일을 하고는 지독한 감기를 앓아
여행을
다녀온 지 10일이 지난 지금도
목감기에 기침까지 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감기가 걸리면 병원 약국을 다녀도 잘 낫지 않고
아주
오래 오래 나를 괴롭힌답니다.
나는
덩치만 컸지 사실은 연약한 체질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