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각막의 반흔 및 혼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막반흔이라 함은 주로 외상에 의해 각막이 손상을 받고 비정상적인 조직으로 대체되어 영구적으로 각막의 투명성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를 정의합니다. 각막혼탁이라 함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각막의 투명성을 상실하는 경우를 일컫는 것입니다. 각막혼탁의 급성기에는 정상적인 각막조직으로의 회복의 여지가 존재하는 보다 넓은 의미의 각막의 투명성 상실을 일컫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각막혼탁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크게 감염에 의한 경우, 외상에 의한 경우, 각막의 변성에 의한 경우 및 그 외의 경우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감염에 의한 각막혼탁
감염에 의한 각막혼탁은 각막궤양 또는 각막염 때문에 그 자리에 비정상적인 각막조직으로 대체되면서 혼탁이 발생합니다. 시력장애가 나타나며, 이는 실명의 주요원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감염성 각막궤양 및 각막염의 원인은 세균, 진균, 바이러스 등이 있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세균은 포도알균(staphylococcus), 녹농균(Pseudomonas)이며, 진균은 푸사륨(Fusarium)이 가장 많습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각막혼탁은 단순포진바이러스 및 대상포진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흔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흔히 눈병이라고 이야기하는 아데노바이러스 각막염, 트라코마라고 불리는 클라미디아균에 의한 각막염 및 콘택트렌즈나 오염된 수영장 물에 의해 발생하는 가시아메바 각막염 등이 각막혼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2. 외상에 의한 각막혼탁
외상에 의한 각막혼탁은 각막에 이물이 박히게 되면 조직의 손상 및 염증반응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철조각과 같은 부식 가능한 이물은 오래 방치하면 제거된 후에도 갈색고리 등을 남길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해야 합니다.
각막열상이 발생하여 각막기질의 손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각막기질에 불규칙적인 섬유아교질이 침착됨으로 인하여 각막혼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눈에 산성 혹은 알칼리성 물질이 들어갔을 경우에는 각막세포의 손상 및 각막기질의 변형으로 인하여 각막혼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산성약품의 경우에는 산성도가 높을수록 심한 조직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의 음이온이 각막의 조직단백과 결합하여 불용성 응고물을 만들기 때문에 각막 깊은 부위까지 침투하지는 못하므로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예후는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알칼리성 약품은 조직단백을 용해시키면서 조직 내로 깊숙이 침투하므로 산성화학화상에 비해 예후가 나쁩니다. 이러한 화학화상의 경우 초기에 신속하게 흐르는 물로 충분히 씻어내는 것과 빨리 응급실을 방문하여 적절한 안과적 치료를 받는 것이 예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흔하지는 않지만 시력교정을 위하여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굴절교정각막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도 각막혼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각막변성에 의한 각막혼탁
과립각막이상증(granular corneal dystrophy), 반점각막이상증(macular dystrophy) 격자각막이상증(lattice corneal dystrophy)등은 각막의 기질을 침범하는 유전성각막이상증입니다. 이런 각막변성은 중심부 각막에 혼탁을 유발하여 시력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푹스각막내피이상증(Fuchs’ endothelial dystrophy)은 특별한 이유 없이 각막내피세포의 수가 감소하면서 손상을 일으켜서 각막기질 및 상피에 부종을 유발시켜 시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원추각막(keratoconus)은 각막중심부가 서서히 얇아져서 앞으로 돌출되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중심부 각막의 돌출로 인한 불규칙 난시에 의해서도 시력이 저하될 수 있으나, 데스메막의 파열로 인한 급성수종과 그로 인한 각막혼탁으로 인하여 시력저하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추각막은 각막이 약간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환자의 심한 불편감을 초래합니다. 튀어나온 부분을 수술적으로 제거하면 통증은 줄일 수 있지만 혼탁은 일부 남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그 외 원인에 의한 각막혼탁
자가면역질환과 연관된 각막염으로 인하여 각막혼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막의 염증세포침윤, 각막궤양, 각막신생혈관 및 각막혼탁이 발생하는 무렌각막궤양은 초기에는 주변부 각막의 염증 및 혼탁만을 유발시키나, 진행되면 중심부 각막까지 손상을 일으켜 심한 시력저하를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눈꺼풀이 잘 감기지 않아 각막이 노출되어 발생하는 노출각막염이나, 눈물분비량이 적어서 각막표면이 반복적으로 마름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건성각결막염(keratoconjunctivitis sicca)도 심한 경우 각막혼탁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